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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칵테일 ㅣ 강석기의 과학카페 4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15년 4월
평점 :
과학이라는 것이 일상에 얼마나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렇게 살아가고 있고 때로는 그 것을 알아낸 것으로 기뻐하기도 한다. 사람도 자연의 일부이고 과학은 자연의 현상을 알아가는 학문이라고 했을 때 사람의 몸, 그리고 일상의 현상, 가볼 수 없어 미지의 세계로 인식하는 우주, 때로는 눈에 보이지 않아 상상과 모델로 분석해 가는 과정에 과학이 있다. 그 모든 것이 우리 일상과 연관이 있음을 말하고 흥미를 유발하게 하는 하나의 학문의 과정임을 너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하는 책을 만났다고 해야 할까?
저자의 이력부터 살펴보면 과학도에서 기업의 연구원 그리고 과학전문 기자에서 지금은 과학과 관련된 글을 쓰는 사람이다. 한 곳에서 이곳저곳 둘러보지 않고 전문적 지식을 쌓아 온 사람의 글은 그 틀을 자신의 연구 범위에 둔다. 전문적인 지식 보다는 세상사의 관심과 흥미에만 집중하는 이야기는 깊이가 없어서 조금 싱겁다. 반면 이 책은 세상의 흥미를 시작으로 과학적 지식을 언급하면서 일반인이 알고 있어야 하는 것 보다는 조금 더 깊이 있게 이야기를 할고 있다. 아마도 저자의 이력과 삶의 형태가 글에도 반영이 되었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인지 상당한 분량이고 단어도 과학용어가 있어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읽는 것에 두려움 없이 때로는 이 분야의 책을 읽어 볼까? 하는 호기심도 담아가면서 차분하게 읽었다.
시작은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바이러스 이야기로 시작한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처음 보고 된 것이 언제였을까? 그렇게 오래전에 발견 되었음에도 우리는 아직도 그 공포에 떨고 있다. 시작이 무거워서였을까? 바로 다음엔 아이들의 키와 유전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간단한 공식으로 자녀의 키를 유추하는 공식이 있어 셈을 해보니 다행이도 오차범위 상위에 아이들의 키가 존재한다. 요즘 아이들이 키에 민감한데 다행히 유전적 범위에서 클 수 있는 가장 큰 키로 커준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과학 이야기를 읽으며 만족할만한 웃음이 지어진다. 신해철의 이야기로 시작한 수술을 통한 다이어트 이야기 그 역사 또한 짧지 않구나, 어디선가 들어 본 것 같은 처녀의 피를 마시고 목욕을 했던 여인의 이야기는 젊은 사람의 혈장이 환자나 노인들의 회복 속도를 올려 준다는 연구 결과로 귀결이 된다. 일상의 이야기 혹은 관심사 속에서 과학은 그렇게 발전하는 것이다.
다음 장에는 건강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데 한동안 종합검진을 받고 운동을 해야 한다는 처방을 받고 다이어트 겸 운동을 했을 때 헬스트레이너가 했던 근육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인체의 진화적 발달로 만들어진 몸의 형태는 근육을 만들지 않고서는 기초 대사량을 높일 수 없다는 이야기와 함께 동면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리곤 기초 대사량을 최저로 만들어 놓았을 때 뇌졸중으로 뇌세포의 손상을 막을 수 있는 의학의 연구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참 이사이에 동면에 관한 이야기가 끼어있다. 동면도 생존을 위한 진화적 측면이 강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의 기원은 따뜻한 지역이고 불을 사용하였기 때문에 동면을 하는 진화 쪽으로 발전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라는 추론과 함께 말이다.
식품과학을 주제로 한 장에서는 커피가 선두로 나온다. 이뇨작용을 주제로 한 글인데 제목은 피부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커피는 사실 나도 좋아해서 입에 달고 사는데 수분이 부족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커피 이야기가 한 번 더 오는 부분은 호모 하빌리스를 설명하는 인간의 기원에 대한 이야기에서이다. 호모 하빌리스는 손을 쓰는 사람이라는 말로 이 화석이 발견된 지역이 커피의 원산지인 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지역에서 발견이 되고 있다.
각 장마다 몰랐던 지식과 연관성에 대한이야기 그리고 숨은 이야기가 있어 재미를 더해 주고 있다. 화양연화를 시작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슈뢰딩거 방정식의 이야기는 여성 과학자의 대모라 할 수 있는 퀴리부인의 외도 이야기도 나오고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가 엮여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수영장에서 소변을 보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도덕적인 문제 혹은 사람들에게 눈치가 보여서? 그 것도 아니고 과학적으로 소변에서 배출하는 요산이 수영장 소독에 사용되는 염소와 만나면 몸에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염화시안이라는 물질인데 몸에 좋지 않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수영장에서 실례를 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해로운 물질을 만들어 상하게 한다는 이야기다.
다른 이야기로 바나나 껍질에 관한 이야기, 숙취에 관한 일반적인 이야기와 메탄올에 관한 이야기, 사과에 관한 이야기, 오쟁이 진 남자의 심리를 진화 심리학으로 설명하는 등등 우리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과 현대 과학이 증명해 내고 있고 우리가 알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 너 그거 알아?” 하는 술자리 혹은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로 설명되어 있다. 너무 깊지도 않고, 너무 겉도는 것도 아닌 일반인이 과학을 접하는 방법과 연구하는 방법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과학을 말하고 있다.
새로운 지식도 알고 과학을 바라보는 일상의 단초도 생각하게 하는 글들이다. 저자의 방대한 지식은 과학뿐만 아니라 역사 혹은 일상에서 과학을 보는 눈을 가지게 한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연관된 학문이 없는 것은 없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살면서 과학의 신세를 지고 과학의 힘으로 생명도 연장하고 그리곤 수명도 길어지는 것을 보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