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의 묘
전민식 지음 / 예담 / 2015년 3월
평점 :
품절


명당이라는 곳이 정말 존재하는 것일까? 사람들은 왜 비싼 비용을 들이면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조상을 섬기는 우리들에게는 그 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선조들을 공경하고 기리는 마음이 먼저가 돼야 하지 않을까? 무덤의 자리를 좋은 자리를 쓰는 것이 자신들을 위한 기복이 된다면 한 없이 탐욕스러운 일이 되고 미신이 되는 것입니다.

 

풍수를 읽고 사람의 미래를 들여다보며, 자신의 미래를 만들어 보겠다고 노력하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담겨 있는 것은 탐욕이라는 글자다. 그래서 생긴 직업이 지관이고 죽은 사람들이 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에 무덤에 남겨놓은 그 시절의 귀한 물건을 찾아내는 일을 하는 이들을 우리는 도굴 이라고 말합니다. 역시 탐욕이 같이 담겨 있는 말입니다. [9일의 묘]는 이 탐욕이 만들어낸 인간 군상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가 자신의 영역이고 어디까지가 신의 영역인지 모르지만 이들은 그 것을 찾아 나서고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 내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이야기는 시대적 배경을 등에 업고 부글부글 마음의 한 구석을 후벼 팝니다.

 

먹고 살기위해 도굴을 감행하는 지관들, 평생을 같이 살았고 한 식구처럼 살았지만, 권력자들의 손에 의해 서로 다른 사람으로 인생을 살아갑니다. 시대적 배경은 박정희 대통령의 서거일 그 시간 한 사람은 정권을 움켜진 사람들에 의해, 또 한 사람은 정권을 잡으려는 사람을 막으려는 사람들을 잡기 위한 도구로 사용이 됩니다. 온갖 고문이 난무하고 지금도 우리 주변을 망령처럼 떠돌아다니는 빨갱이라는 단어가 난무합니다. 분단된 나라의 남쪽에서 모든 것에 우선하는 단어 빨갱이 이 단어 하나만으로 그 사람은 세상에서 존재하면 안 되는 사람이 됩니다. 설사 그가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라 하더라도 빨갱이를 이용해 권력을 잡으려는 사람들에게는 그 것이 어떻든 관계가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국가를 믿습니다. 설마 나라에서 발표한 것인데 거짓이 있겠습니까? 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지났습니다. 때론 진실로 때론 거짓으로 밝혀지지만 많은 세월이 흐른 뒤에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그 시간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소설의 배경과 이야기는 단순하였습니다. 작가가 말하려고 하는 의도는 약간 어슷하게 빗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세상에서 빗나간 진실을 말하려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욕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 같기도 하지만 권력에 대한 진실도, 지관들의 고단한 삶의 이야기도, 가업의 이어오는 한 지관의 인생이야기도 아닌 조금 겉도는 이야기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잡혀와 당시의 최고의 지관의 아들이었다는 것으로 정권의 비호를 받고 한 사람은 다른 편에서 죽음을 당하고 아내를 잃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는 부조리한 사회의 이면을 이야기하고는 있지만 그 속에 좀 더 깊은 이야기가 담겨 있을 법도 한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