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폴인러브
박향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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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도덕적으로나 관습적으로 한 사람을 만나 평생을 살아가도록 교육을 받고 있고, 그 범주를 벗어나면 사회적으로 따돌림을 당하거나 법적으로 제한을 받는다. 사람도 포유동물이기에 보다 강한 남자를 그리고 자신의 후손을 잘 낳아줄 것 같은 여자를 찾는 것 또한 본능이기는 하다. 폴인 러브라는 것이 어떻게 부부 혹은 연인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일이겠는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지만, 소설은 그 범주를 너무 벗어났다. 등장인물 모두가 자신의 아픔을 담았다는 이유로 법적인 가족이외의 이성과 관계를 탐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을 본다. 가능한 일이니까 이야기가 되었겠지만 그 설정 자체는 그렇게 마음에 드는 내용이라고는 할 수 없다. 상당히 고지식하게 교육을 받아왔고 그렇게 되는 일이 가정을 파탄 내는 일이라고 주입식으로 혹은 암묵적으로 무의식 깊은 곳에 담겨져 왔기 때문에 그 것에 대한 다른 생각은 없다. 그래서인지 더욱 이해하기 힘든 설정이 혼란스러웠다.

 

두 번째 죽음을 앞둔 여인이 성에 집착할 수 있을까? 1년이라는 짧은 시한부를 살아야 하는 여인이 자신의 사랑을 증명하기 위해 그 일에 집착할 수 있을까? 바람피운 남편을 다시 받아주고, 어릴 적 부모로부터 받은 상처로 남편조차 거부하던 여인이 죽음을 앞두고 자신을 증명하는 방법을 택한 것이 남편과의 관계로서 위안을 받고 싶어 할까? 남편은 아내의 그런 모습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어쩌면 자극적일 수도 있지만 그 것이 본능 속에 숨어 있을지 모르겠지만 관념적으로 이해하기는 힘든 이야기 였다.

 

커피에 대한 작가의 지식은 일반인의 수준을 넘어섬을 알 수 있다. 내가 전문가가 아니기에 이렇다 할 평가를 내릴 수는 없지만 커피를 많이 다루고 내려 본 사람만이 알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한다. 바리스타 시험 혹은 그 이상의 맛과 향을 분석하는 사람들의 용어는 아니더라도 상황과 대유는 적절하다. 다만 커피가 그런 상황에 비유되는 것은 개인적으로는 반대 한다. 그 향과 맛이 변질된 사랑의 비유와 같아지는 것은 마뜩치 않다.

 

읽으면서 많이 공감해 보려고 노력해 보았다. 그리고 그럴 수도 있을 거야 하고 다독여 보기도 했다. 하지만 등장인물 모두가 바람을 피는 상황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고 싶지도 그렇게 느끼고 싶지도 않았다. 그냥 한편의 이혼법정 드라마를 보는 듯 한 느낌이다. 이혼하지 않는 이혼법정.

 

공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경험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겠고, 관념적으로 거부해서 그럴 수도 있는데, 관념적이든 경험이든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는 사람입장에서는 차라리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안정적이고 행복한 선택이 아닐까한다. 모두에게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지금의 가정을 지키며 아프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평범한 사람들의 행복이 되었으면 좋겠다. 자극을 좋아하는 세상이지만 작은 것의 행복을 바라는 마음으로 그리고 안정적인 행복을 원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살아가고 싶다. 폴인 러브 위드 페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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