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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러운 수학 엿보기 - 잡스를 키운 것은 수학이다
홀거 담베크 지음, 배명자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수학 하면 머리부터 지끈 거리기 시작합니다. 재미가 없어서라기보다는 학문의 한 과정에서 수학은 일상생활과 그렇게 연관 지어 생각하기 쉬운 학문이 아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수학에 대한 조금 다른 관점의 이야기만 보면 선 듯 손에 들고 읽어 보는 것이 버릇이 되었나 봅니다. 이 책에서도 아마 그런 것을 기대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저의 생각에는 조금 미치지 못한 부분도 있지만 재미있게 수학에 접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냥 술술 읽혀 나갈 것이라는 생각에 시작을 하였는데 어느새 제 손에는 노트와 연필 그리고 지우개가 들려 있네요. 홀거 담베크가 가르쳐준 수학적 방식을 시도해 보려고 말입니다.
저자인 홀거 담베크는 가장 먼저 계산하는 법을 들고 나옵니다. 숫자가 가진 패턴의 공식을 따라가다 보면 저자가 이야기하는 방식의 계산법이 유용하게 적용될 것 같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십진법을 주로 사용하는 숫자체계가 가져온 일종의 규칙 같은 것을 의미한다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수학적 지식은 없으나 셈이 빠르고 자신만의 계산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가끔 만나게 되는 데 사회생활을 통해서 이런 규칙을 자신도 모르게 습득한 사람들 일 것 같습니다. 일례로 10에 근접한 숫자들을 더하거나 곱하고 나눌 때 사용하는 방식 말입니다. 제곱근을 구하는 공식도 비슷한 방법을 이용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초등학교 수학시간에 배운 정석적인 계산법을 사용합니다. 좀 더디긴 해도 가장 일반적이며 증명이 쉬운 방법일 터이니까요? 유용한 계산법이 있어 저는 몇 가지를 따라해 보았습니다. 습관이 되지 않아서인지 조금 더디더군요. 익숙해지면 좀 낳아 질 것 같습니다.
직각 그리기, 정삼각형 그리기, 정오각형, 정육각형 그리기를 각도기 없이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예전에 알았던 방법인데 다시 찬찬히 따라해 보니 재미도 있고 도형의 원리를 이해하기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운동화 끈을 매는 방법도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고, 넥타이를 매는 방법도 수학적 배열이 필요한 것인지는 이제 알았네요. 그리고 가끔 SNS에 퀴즈형식으로 자신의 생일과 월을 맞추는 더하고 곱하고 빼는 공식이 왜 그런지에 대한 설명도 있습니다. 따라하는 것은 쉬운데 그 원리를 증명하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잡스러운 수학이라는 책이 가진 재미는 숫자와 배열 그리고 도형이 가진 원리와 생각을 던져 준다는 점입니다. 제가 중고등학교 수학경시대회에 어떤 문제의 유형이 나오는 지는 잘 모르지만 아마도 이 책의 예제가 문제로 나온다면 많은 사고를 중심으로 숫자적 패턴과 배열 등에 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을 하였다가 책장을 넘길수록 예전의 수학정석을 공부하던 생각이 났습니다. 분명히 문제 풀이 설명도 있고 답도 있는 데 저는 이해가 가지 않아서 고민을 한 참 하던 생각 말입니다. 사고의 전환 즉 단초만 잡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인데 그 것을 변형시키지 못하는 것을 보면 뇌가 많이 굳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럼에도 재미가 있는 것은 숫자를 통한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것은 인문학적 질문의 답을 찾는 것 보다는 한 방향일 가능성이 있어 단순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