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삼바
델핀 쿨랭 지음, 이상해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행복한 결말이나 즐거운 마무리로 웃음을 짓고 싶다면 이 책은 그것과 거리가 멀다고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에 대한 고찰과 돌아보지 못한 사람들의 삶 속에 나의 삶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책을 넘긴다면 숙연한 분위기와 현실에 대한 행복을 맛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삼바에 대한 행복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그 들이 처한 현실 보다 그나마 낳은 나의 위치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마주치기라도 하면 피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흑인 백인이 아니라 동남아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말입니다. 그것을 아는 지 그 사람들이 우리 속에 있는 것을 알지만 잘 눈에 띠지는 안습니다. 분명히 우리 생활 어딘가에서 있는 데 말입니다. 그리고 가끔 뉴스를 통해 안 좋은 소식만 듣게 됩니다. 더 많은 거리감을 느끼게 하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저희가 기피하는 어떤 일을 하고 있을 겁니다. 아마도 삼바처럼 말입니다.

 

소설의 배경은 프랑스입니다. 상대적으로 인권이 보호되고 정의가 살아있는 나라로 묘사가 됩니다. 하지만 불법체류자인 삼바와 그 친구들은 그 나라가 그렇게 정의롭지 못합니다. 삶이 힘들어지고 약점을 트집 잡아 해고하고 그리곤 나 몰라라 하는 세상이 됩니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이 나라에 존재하는 것이 전쟁과 같습니다.

 

이건 전쟁이야. 넌 숨어야 해. 저항해야 해. 상반된 생각을 가진 두 개의 진영이 있어. 인권의 나라 프랑스와 곰팡이가 슨 눅눅한 프랑스. 이건 전쟁이야. 우린 불리한 진영에 속해 있어. -Page 244

 

치열한 전쟁과도 같은 삶입니다. 경찰에 잡혀서 불법체류자 수용소에 감금당하기도 하고 정의를 사랑하는 마뉘와 같은 젊은 법학생을 만나 간신히 풀려나지만 채류증이 없는 그에게는 일자리 잡는 것 역시 수월하지 안 습니다. 불법인 걸 알면서도 저질러야만 살아갈 수 있는 현실에 적응해 가는 삼바에게 그라시외즈라는 여인이 등장합니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그녀는 그가 사랑해서는 안 돼는 사람이었죠. 그럼에도 사람이라는 것이 그렇게 이성적이지는 않은가 봅니다. 그를 사랑한 삼바는 자신의 처지보다 더 힘든 그라시외즈의 콩고탈출기를 듣게 됩니다. 잔인하고 잔혹한 그리고 힘든 현실을 듣게 됩니다. 그래서 더 사랑의 소용돌이를 빠져 나올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삼바의 현실을 부정한 사랑은 자신의 프랑스 생활의 중대 위기를 만들고 그가 의지하고 믿었던 친구와의 다툼으로 마지막 장면을 맞이합니다. 이 책의 광고 카피처럼 삼바는 프랑스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을까요?

 

책 제목이 주는 밝은 분위기 때문에 즐거운 상상으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웰컴이라는 단어에 약간 속은 느낌입니다. 이니 나름대로 선입관을 가진 저의 잘못일 수 있죠. 그렇게 밝은 분위기 보다는 힘겹고 어렵게 살아가는 한 불법체류자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었기에 전체적으로 우울합니다. 그라시외즈와 사랑을 나누는 아슬아슬한 장면을 제외하면 말입니다. 결국 그 것도 어두움을 더 강조하게 되는 하나의 모티브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아마도 이 책을 원작으로 영화가 개봉이 되는 가 봅니다. 사회적인 문제와 국가의 역할 그리고 그 소용돌이 속에 자신의 국가를 떠나야만 하는 사람들에 대하여 많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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