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짝을 찾고 싶다 - SBS『짝』PD가 출연자 677명을 통해 본 남자 여자 그리고 인간
남규홍 지음 / 예문사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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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만나는 일이 이렇게 힘들 수 있을까? 평생을 함께 해야 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어려운 것이겠지? 사람을 만나는 것이 어려운 것은 아닐 것이다. 말도 많았고 인기도 있었고 세간의 이목도 집중 시켰고 그리곤 불상사로 인하여 폐지가 된 프로그램의 PD가 그 속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때론 뭉클한 감동을 주기도 하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숨길 수 없는 갈대와 같은 마음을 표현하기도 한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는지에 대한 상상은 책을 읽는 사람 또는 프로그램을 시청했던 사람들의 몫이겠지만 어찌 되었든 짝이라는 프로그램은 나에게 젊은 시절의 고민 그리고 현재 우리 젊은 사람들의 고민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 참이 지나서 나온 이 책은 내가 본 프로그램의 기억과 그리고 글로 만나는 출연자들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 할 수 있었던 시간이 된 것 같다.

 

67일간의 촬영이 우리에게는 이틀 혹은 삼일 간의 분량으로 방영이 된다. 이 과정에서 연출자의 편집은 시청자들의 오해를 불러 올 수도 있고 뜻하지 않는 방향으로 설정이 움직이기도 한다. 단순하게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나서의 느낌과 책으로 만나본 출연진들의 모습과는 조금 다른 감정으로 다가온다. 우리는 작게는 오락으로 그리고 연출된 각본에 의한 의도된 수순으로 그들이 움직였을 것이라는 작은 오해가 많은 부분 해소되었다고나 할까? 하지만 시청률을 고민해야 하는 PD의 입장이 곳곳에 숨어 있고 그리고 도시락 선택의 방법을 고민하는 PD의 말이 숨겨져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리얼한 상황과 의도된 상황의 중간쯤에서 출연진들은 자신의 진실성과 혼란스러운 전쟁을 하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하지만 결과론적인 부분을 중시하는 지금의 세대를 반영한다면 실제로 결혼한 커플이 나오고 아이도 낳으면서 살아가는 출연진이 있다는 것은 진실성에 무게를 두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는 것은 많은 이벤트와 인상적인 사건을 기회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 같다. 물론 짧은 순간 상대를 판단하고 선택해야하는 절박한 입장에서는 본인의 이성보다는 본능적인 자신의 모습이 더 표현이 되었을 것이고 그 것을 받아들일 것인가 말 것인가는 상대의 선택에 달려 있었으니 의도적인 행동이나 말 그리고 깜짝 이벤트 보다는 본연의 모습을 보려고 했던 출연자들의 모습이 더 인상적이었다고 할까?

 

단순하게 프로그램으로 시청했을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책은 나에게 영상이 보여주는 주입식 현상에 집중하지 않고 그 사람의 말과 행동 이면의 모습을 상상하게 하였다. 당연히 주관적 일 수 밖에 없는 것이지만 때로는 그 순수함이 짝을 이루는 모습에 뭉클하기도 하였고, 단순한 순박함이 거절당할 때는 씁쓸하기도 하였다. 명문대 졸업을 앞둔 여자와 자동차 정비사인 고졸 남자와의 이야기는 시청당시 뭉클하였지만 결과는 다른 출연진과 결혼을 하였다는 뒷이야기는 나에게 결혼이라는 현실의 장벽에 선택의 요소를 확인 할 수 있었다고나 할까?

 

누군가를 찾아서 평생을 반려자를 만들려고 하는 지금의 젊은 사람들에게 이 책의 이야기는 상대를 찾아야하는 남녀의 심리적 변화와 본능적 요소를 암시하고 있다. 이야기는 현상과 사실만을 이야기 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사회적 가치와 외모 그리고 현실의 무게감을 같이 담아내고 있다. 흥미위주가 아니라 그 이면을 보고 싶다면 천천히 출연진의 심리 변화의 선을 따라가 보기 바란다. 내가 그 중 한 명일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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