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언제라도 티타임
노시은 지음 / 마카롱 / 2014년 11월
평점 :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차 한 잔 하실래요?” 라고 말하면 문득 떠오르는 것은 커피다. 아마도 커피를 체질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라면 말이다. 일상 적으로 우리가 차를 접할 공간이 있나? 최근에 먹어본 커피 말고 다른 차를 떠올려 보면, 보리차, 현미녹차, 아이스티 분말, 국화차 등이 있다. 티백으로 포장이 되어있어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티백 하나를 꺼내서 밋밋한 맹물 보다는 따뜻한 차를 우려내서 먹기도 한다. 이런 차에 익숙하다 보니 차는 별로 그렇게 찾아 마시게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쩔 수 없이 커피의 대용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좀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은 아마도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마셔보지 못했을 것 같은 아니 시도조차 안 했을 것 같은 얼그레이를 맛보고 나서 조금 다른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책을 읽는 다는 것은 새로운 경험으로 가는 지름길을 알려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재미있는 책 구성을 가지고 있다. 책 한 권에 두 권을 붙여 놓은 듯 한 느낌이 든다. 한 부분은 저자가 인터넷 공간에 올렸던 차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 놓은 글들이 있고 다른 한 부분에는 저자의 인생 속에 담겨져 있는 맛난 차들과 인생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차 라는 것이 그렇듯이 사람에게 이야기를 남겨주고 생각을 남겨주며 추억을 남겨 준다. 그리곤 많은 차 종류가 주는 그 느낌은 미각의 추억을 같이 남겨 주고 당시의 시각과 사람을 기억하게 하는 것 같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차의 종류는 발효가 거의 되지 않은 차라고 한다. 사실 약간의 풀냄새가 있어서 무엇이 좋은 맛있지 잘 구분하기는 어렵지만, 그 냄새가 좋은 차에서도 나는지 잘 모르겠다. 그리고 차가 가진 고유의 향이 커피의 향보다는 조금 덜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책을 읽고 있는 중간쯤에 어느 음식점에 가게 되었고 그 집의 차에 얼그레이라는 차가 있다는 것을 알고 한 번 주문해 보았다. 나의 옅은 상식으로는 역시 찻잎으로 만드는 비슷한 맛이 아닐까 생각을 하였는데 앗! 전혀 다른 맛이 난다. 아니 무언가 숙성된 맛이 난다. 놀라고 있으면서 다시 책을 잡고 읽어 보았다. 홍차(Black Tea)의 유래에 대해서 내가 너무도 몰랐었던 것 같다. 여러 가지 종류가 있었다는 것
녹차(5% 미만 불발효)
백차(10~15% 경발효)
황차(20~25% 경발효)
청차(30~70% 반발효)
홍차(80% 이상 전발효) - Page 152
이런 것 이었어? 나는 주로 발효가 되지 않은 제품에 등을 돌리고 더 많은 것을 경험해 보지 않았던 것인가? 의외로 얼그레이가 주는 향은 잘 로스팅 된 스페셜티의 커피 맛에서 느끼는 풍미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놀라운 걸? 그리고 나에게는 프레쉬한 녹차류 보다는 발효가 좀 진행된 차가 더 입맛에 맞는 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커피만 마셔대던 내가 책을 읽으면서 홍차를 마셨다는 것도 대단한데 홍차의 맛에 또 다른 느낌을 받아서 아마도 찾아 마실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저자의 말처럼 차에는 이야기가 있고 다른 사람과의 추억이있고 그리고 그 나라의 문화도 있다. 그렇게 만들어진 각양의 맛 속에 사람들이 심취하고 새로운 즐거움을 찾기도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테이크아웃이라는 문화보다는 서로 마주보고 차 한 잔 할 여유를 가지는 그런 모습의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차가있고 그리고 가각의 만드는 방법도 다르고 취향에 따라 다르게 내려 먹을 수도 있고 이것을 다 맛을 보려면 아마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