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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오소킨의 인생 여행
페테르 우스펜스키 지음, 공경희 옮김 / 연금술사 / 2014년 10월
평점 :
지금까지의 모든 기억을 가지고 다시 인생을 살아간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낳은 삶을 살아 갈수 있을까? 소설은 이 질문을 시작으로 한다. 나도 이 질문에 고민을 하면서 이 소설을 읽어 나간다. 지금부터 거의 100년 전에 쓰여 진 소설은 지금 이 순간 나에게 많은 고민과 질문을 던지게 한다. 페테르 우스펜스키는 다시 살아가는 삶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이반 오소킨이라는 실패한 인생의 한 사나이는 자신의 삶을 다시 살게 해 달라고 마법사를 찾아가 부탁을 한다. 빈털터리이며 여인에게서 버림받은 자신이 현재의 기억을 가지고 살아간다면 지금과 같은 어리석은 삶을 살아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다짐을 하고 마법사에게 호언장담을 하면서 인생의 변곡점을 찾아 간다. 기숙학교,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 숙부와의 관계 그리고 군사학교 마지막으로 자신을 끔찍이도 사랑한 여인을 만나는 시점으로 돌아간다. 참 이상하지? 그렇게도 꿈꾸며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보고 싶었던 오소킨은 이전의 삶과 별반 다름없는 결정을 하고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자신이 가고 싶지 않았던 그 길을 다시 간다. 어리석게도 그 상황 마다 이유가 있고 변명거리가 있으며 타당성이 있는 자기 합리화를 만들어 간다. 그렇게 다시 살게 된 삶에서도 실패한 오소킨은 다시 마법사를 찾아가는 상황으로 몰린다. 자신이 한 번 마법사에게 왔었던 기억을 가진 오소킨은 다시 한 번만 기회를 주면 이런 상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또 다른 다짐을 하게 되는 데...
초반의 오소킨의 되돌리기의 삶은 읽는 사람을 이런 바보 같은 녀석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멍청하게 살아간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그렇게 자신을 망가뜨리고 그렇게 될 줄 알면서도 그런 결정을 하는 오소킨을 보면 답답하다 못해 화가 날 지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은 상당히 교훈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마치 자신의 인생을 변화 시킬 수 있는 마법을 선물하는 듯한 느낌. 그리고 톨스토이의 단편선을 읽었을 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뭉클함 과 교훈이 담겨져 있다. 같은 러시아 작가여서 그런 것인지 비슷한 맥락과 약간의 우화적인 설정이 비슷하다. 그럼에도 이글을 읽으면서 나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내 삶을 생각하게 하는 것은 가벼운 글 속에 많은 의미 전달이 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만약 누군가가 나의 생을 다시 살아 볼 거냐는 물음을 한다면, 나는 어떤 대답을 할 것인가 읽는 내내 고민을 해 보았다. 처음에는 다시 살아볼까? 하는 생각도 하였지만 책장을 덮은 지금은 전혀 그러고 싶은 마음이 없어졌다. 대부분의 상황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결정하며 그리고 내가 움직이는 것이다. 미래를 안다고 해서 자신이 좀 더 현명해 질 것이라는 것은 아니다 라는 생각이다. 누군가에게 엄청난 행운이 온다고 해도 그 행운을 감당할 능력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불행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항상 준비하고 배우며, 지혜롭게 판단하고 자신을 아껴주는 삶이 진정한 인생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