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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내
마리 다리외세크 지음, 최정수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살짝 아니 많이 당황스럽다. 제목의 주는 의미 또한 남다른 책이기에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읽었지만 첫 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금방 내가 무엇을 읽은 거지? 지금 어떤 상황을 말하고 있는 것인지? 당황스럽고 혼란스럽다. 책장 당연히 넘어가지 않는다. 이걸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고민 해 본다. 다시 읽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갔다가 다시 오자는 생각으로 꾸준히 책장을 밀어 본다. 드디어 윤곽이 잡힌다. 그리고 내 상상력이 작가의 상상력과 같은지는 모르겠으나 상황 설정도 되어간다. 그리고 이야기의 중심도 그리고 이 어수선한 문장과 단어의 나열도 윤곽이 잡혀나간다. 에고 참 어렵게 읽은 책이라고 해야 할까?
첫 장부터 성기를 표현하는 단어들이 왔다 갔다 한다. 여기가 어디 인지는 작가의 설명은 없는 것 같다. 다만 모두 벗고 있다. 그걸 딸이 보고 있음에도 별로 의식하지는 않고 있는 듯하다. 내가 건너 뛴 것인지는 모르지만 분명 이들은 휴가 중이다. 이곳에서 주인공 솔랑주는 첫 생리를 시작을 한다. 그 어수선함과 혼란스러움, 당황스러움과 여러 가지 잡생각들이 솔랑주의 머리를 스친다. 이 생각도 해보고 저 생각도 해보고 지금 시선에 잡힌 상황을 그냥 글로 쓴다. 그래서 글은 더 어수선 하다. 사춘기 아니 첫 생리를 시작하는 솔랑주의 머릿속이 복잡하고 정돈이 안 돼있는 상황을 그대로 표현 한 것 같다. 아마도...
그렇게 시작한 문장들이 후반에 갔다고 해서 정돈 될 거라고 생각하면 역시 오산이다. 기분 나쁜 남자와의 첫 경험을 묘사한 부분은 남자인 내가 봐도 정말 기문 나쁜 일일 것 같다. 아니 첫 경험이라고 이야기 할 수도 없는 그 경험은 작가가 남자였다면 책을 다른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여성 작가가 표현한 관계의 수위는 좀 리얼하다 못해 안쓰럽고 짜증나는 순간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게 다시 진짜 첫 경험을 위한 도전을 한다. 마치 모든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어른 같은 행동이지만 아직도 어수룩하다. 그 것이 이 시기의 특징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솔랑주의 모습은 여인으로 성장 할 수 있을까?
사춘기에서 여성으로 성장하는 한 여인의 모습을 담은 글이라고는 하지만 사람을 많이 당혹스럽게 하는 것은 은유적 표현과 상상력을 동원하게 만드는 성적인 요소들을 이 작가는 직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19금이어야 맞는 게 아닐까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표현을 하고 있음에도 외설적이라고 하기 보다는 서툰 어린아이 장난처럼 표현이 되어 있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안타까움이 드는 것은 이 시기를 지난 어른들의 몫인 것 같다. 이 시기 아이들이 그럴지도 모르지만 아마도 작가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모두 꺼리는 것을 다만 작가는 표현을 하여서 이슈가 되고 있을지 모른다. 가시내라는 도발적이 제목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