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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해부도감 - 건축가의 시각으로 잘 되는 가게의 비밀을 풀어내다 ㅣ 해부도감 시리즈
다카하시 데쓰시 지음, 황선종 옮김 / 더숲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내 집이 아닌데 편안한 가게가 있다. 음식이 맛있어서 오래 있는 경우도 있고, 그냥 분위기가 좋아서 자주 찾아 가는 가게가 있다. 때로는 가게 밖으로 흘러나오는 향기에 반해 들어간 집에서는 커피 한 잔의 맛을 잊지 못해서 찾아가는 집도 있다. 그렇게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는 단골을 만들어 낸다. 단골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 것일까?
저자는 이런 가게의 구조와 그리고 특성에 맞는 인테리어와 장식 그리고 배열을 연구하여 각 업종마다 가져야할 주요 포인트를 설명해 준다. 우리 문화에는 조금 생소한 곳도 있지만 익숙한 곳이라도 일본이라는 특성에 따라 조금 다른 느낌을 받을 수도 있었으며,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내가 좋아하는 커피숍은 없었다. 아마도 우리가 단골로 삼는 가게가 있다면 그 곳은 주인의 세심한 배려와 고객의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와 구조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세심한 배려가 사람을 모으고 업종에 맞는 바닥제와 천장의 높이 그리고 조명의 밝기에도 신경을 써야 할 정도라고 하니, 만일 창업을 위해 가게를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런 부분을 세심히 고민해 보아야 할 것 같다.
업종별로 살펴본 저자는 뒷부분에는 가게에 대한 일반적인 부분과 의자와 공간 그리고 탁자와 재질에서 오는 느낌 등을 구분지어 설명하고 있다.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어야 할 공간인지, 그리고 주방과 손님의 동선은 어떻게 차려야 할지 공간 배열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제안 하고 있다. 어지럽게 느껴지지 않고 손님과 주인이 공감할 수 있는 공간의 구성은 업종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좀 더 깊숙이 들어가면 의자 또한 어떤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인가에 따라 여러 종류를 사용할 수 있다. 스톨부터 푹신한 소파까지 그리고 작은 의자와 등받이 의자 까지 어떤 목적에 따라 활용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고 한다.
그냥 들어가서 맛난 것 먹고 오고 전망과 뷰가 좋아서 가는 곳이라 생각했는데 그 곳에는 고객을 생각하는 주인의 마음과 의도가 있어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조금 아쉬운 점이라면 일본을 중심으로 분석한 가게의 구조라서 그런지 아니면 나만의 생각인지는 모르겠으나 좀 작은 공간에 대한 활용도를 높이는 것에 치중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좀 확 트인 공간에서 널찍하게 움직일 수 있는 곳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서서 먹는 음식점에 익숙하지 않아서인지 한 사람에게 45cm의 공간을 준다는 것은 좀 갑갑한 느낌이 들기도 했으니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을 하였다. 내가 좋아하는 커피숍을 차린다면 어떤 구조가 좋을까? 어떤 장식과 어떤 인테리어로 하였으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여보았다. 일본의 많은 음식점 구조가 주방 너머로 음식을 넘겨주는 곳이 많아서인지 커피도 손님과 대화하면서 내려 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으면 어떨까 생각을 해본다. 사람을 만나는 공간으로도 활용하면서 스스로에게 격려의 의미로 혼자 찾아와 특별한 커피의 향과 맛을 느낄 수 있는 공간도 연출하고 주인과 커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 말이다. 문득 책을 읽으며 한 생각임에도 언젠가 한 번쯤 시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 무척 행복한 생각이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