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ㅣ 열린책들 세계문학 223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새라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7월

오래전에 읽어 보았던 내용이다. 지금 다시 읽으니 생각도 나지 않고, 무슨 내용인지도 몰라서 새로운 마음으로 읽었지만 숨길 수 없는 것은 이 책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다. 그 느낌이 그대로 생각이 나고, 당시의 미소가 떠오른다고 할 수 있었다. 어쩌면 책을 읽는 다는 것이 그런 것 아닐까? 시간이 흘러 내용은 잊혀 지지만 그 느낌까지 지울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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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스또이 할아버지의 글은 언제 읽어도 정감이 있다. 그리고 교훈적이며 ‘착하게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너무나도 유명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내용은 몇 번을 읽은 것 같은데 읽을 때 마다 뜨끔하게 다가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딸에게 물어 보았다. 너는 사람이 무엇으로 사는 것 같니? 예상은 했지만 사랑은 아니었다. 길지 않은 내용이기에 잠깐 읽어 보라고 했다. 무엇을 느꼈을까? 묻지는 않았다. 책 읽고 누가 물어 보는 것을 제일 싫어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에...

똘스또이 할아버지의 책을 읽다 보면 종교적인 부분이 조금만 빠져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쁜 말이 들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의 성경구절의 삽입이라 던지 구절의 인용이 눈에 띄니 말이다. 좋은 말이긴 한데 그 속에 작가의 의지가 담겨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번 책의 순서는 전쟁에 대한 단상을 답은 [습격]이 맨 앞자리를 차지했다. 똘스또이의 인생관이나 글을 쓰는 내용을 짐작하듯이 역시 이 글에도 전쟁을 반대하고 사람을 중시하고 나눔을 실천하기를 바라는 글들이 숨어 있었다. 예전에 찾지 못했던 글귀들이었다. 아니 지금에 그 글이 들어오는 이유는 아마도 두 번 세 번의 독서 혹은 나이와 연관 있을지 모르겠다. [세바스또뽈]에서는 부상당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그리고 [세죽음]으로 이어지고 사람이 사람에게 가할 수 있는 고통과 아픔에 대한 이야기 단편 세 개가 맨 앞자리를 차지한다.

이상하게 마음에 오 닿은 단편 하나가 있었다. 마치 처음 읽어 보는 것 같은 느낌 아니 전혀 내 기억에 없었던 내용이었다. [홀스또메르] 말의 이야기이다. 말이 본세상 그리고 그의 생애 그리고 말이 본 인간의 모습에 관한 이야기 인데 정말 읽어 본 기억이 나지 않고 새로웠다. 기억력 감퇴 혹은 정말 처음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 말은 후베르니 1세 자식, 홀스또메르였어. 보폭이 넓다고 붙은 이름이지. 그렇지만 점박이라는 이유로 흐레노보 종축장에서 끌려가 마구간 관리인에게 넘겨졌고, 거기서 거세를 당하고 말 장수에게 팔려 간 거야 Page 153

[사람은 얼마만의 땅이 필요한가] 역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와 비슷한 교훈을 담고 있고 [바보이반]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어쩌면 똘스또이 할아버지다운 글을 만나기 가장 좋은 것은 이 단편들의 모음이 아닐까한다. 이 할아버지가 종교에 너무 빠져서 글에 표현하지 않고 은유로 담아 놓았다면 더 좋은 글들로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