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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를 말하다 - 세계의 문학가들이 말하는 남자란 무엇인가?
칼럼 매캔 엮음, 윤민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좀 당혹스러운 책 일 수
있다.
읽으면
읽을수록 각양각색의 사람들과 다른 문화의 사람들의 글에서 남자를 찾아내는 방식이니 더욱 그들이 말하는 남자에 대한 이야기는 혼란스러울 수
있다.
가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이 시대의 남자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에 대한
의문이 이 책을 손에 들어오게 하였지만 결국 각자가 생각하는 남자의 모습은 소설 속에서도 이 글을 쓴 많은 사람들의 일상 속에서도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남자의 모습을 찾아 가는 것 같다.
어린 시절 치욕적인 놀림을 받은
기억도,
여자 앞에서
우쭐대며 실수하던 기억도,
허기에 차
객기를 부리던 모습도 모두 남자의 모습일 수 있다.
실제로 이글
중간 중간에도 등장하는 남자들의 모습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그
복잡하고 수치스러운 기억도 남자의 모습이라면,
그 속에서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을 신랄하게 비판하여 그 사람을 처단하게 만든 자신의 모습도 남자의 모습이고 권력에 아부하는 사람을 동정하여 뇌물로 그
사람을 살려 주는 자신의 모습 역시 남자의 모습이다.
이율배반
적이기는 하지만 쉽게 정의하지 못하고 짧은 단어로 표현하지 못한다.
남자답다 라는
말에 우쭐 대고,
남자다워지고
싶어 하지만 사실 그 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른다.
몇 명의 글이
나오는 지는 세어보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의 모든 사람들이 말하는 그 각양각색의 모습 역시 그 어려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는 화장을 지우고 남자처럼 걸어보려
시도해보지만 그것은 여전히 고통스러웠다.
Page 127
무언가를 시도하고 끈임 없이 자신을
남자로 만들어 보려 하지만 어색하게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느낌이 떠나지 않는다.
그리곤
정의하고 행동해 보지만 그 역시 만족스럽지 않고 부끄럽기까지 하다.
그렇게 만들어
지는 남자들의 안쓰러움에 용기를 던지는 한 줄도 있다.
당신이 겪어오던 오해처럼 복잡하기
그지없고 답답한 결말을 떠올려라.
그것이 지구를
움직이게 만든 것이다.
Page 241
그런 것 이다.
지금 힘들고
남자에 대해 고민하고 하는 것이 결국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힘이었기에 그렇게 믿고 움직여 보는 것이다.
생각이라는
것을 굴레를 가진 인간의 사고영역에서 남자는 사회로부터 받은 의무와 문화가 가져다 준 책임역시 버리기 어려우며,
남자로써
본능적으로 가진 욕망 역시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금
부끄럽더라도 행동하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이 지구를 움직이는 것이니 말이다.
읽기는 쉽지 않은
책이다.
같은 플롯을
모아 놓은 것도 아니고,
전후 설명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짧은 글을
읽고 생각하고 유추해야 하는 글들로 나열되어 있기에 읽다가 고민에 빠지는 시간도 많았다.
“도대체
무엇을 말하려는 거야”
이 말을 몇
번 이나 곱씹으면서 읽어 본 결론은 무엇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열한 것이다.
그 나열의
패턴을 찾는 것에 익숙한 나에게는 그 패턴이 보이지 않아 힘들었을 뿐이다.
(있는 데 못
찾은 것 일 수도 있지만)역자의 말이나,
서문이
있었다면 좀 더 힘들이지 않고 읽었을 터인데 하는 생각역시 이런 패턴에 익숙한 내 습관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