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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가 꼭 보여주고 싶은 서양명화 101
김필규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5월
평점 :
품절
책을 접하기 전에 날개의 저자의 약력이 심상치 않다. 늦은 나이에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의 모습은 그렇게 행복해 보일 수 없다. 자신이 살아오면서 느낀 그림에 대한 감동 그리고 그 것을 체계적으로 배워 보고 싶은 욕심은 젊은 사람의 열정을 뛰어넘어 어쩌면 저자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게 할 만한 인생 약력이 아닐까 한다. 저자는 자신의 감동을 자신 혼자만의 이야기로 남기고 싶어 하지 않았다. 후손에게, 손자에게 그렇게 자신의 감동을 전하고 그림과 예술을 이해하는 사람으로 그리고 그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를 끌어내서 언제나 그렇듯이 인생에서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고 그 속에 담긴 더 맛깔스러운 삶의 이야기를 끌어내기를 바라며 이렇게 책을 만들어 낸 것 같다. 미술사학 박사학위과정을 이수중인 저자의 나이는 64세라고 한다. 그의 열정에 먼저 감동을 받으며 책장을 넘긴다.
그림은 시대 순으로 정리되어있다. 참 그 전에 서문은 인생의 선배로서 저자가 젊은 아니 어린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옮겨 놓았다. 삶의 지침이 될 만한 말들 그의 서문에는 미사 라는 손주에게 하는 말로 시작을 한다. 내가 읽어도 삶의 지침이 될 만한 말들 그림을 멀리하던 나에게 꼭 필요한 한 줄
할아버지가 바라는 교양인이 되려면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과정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우선 열심히 배워 너희들이 꿈을 펼치는 데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고, 항상 부지런하며, 운동을 통해 몸을 튼튼히 지키도록 한다. 음악, 미술, 문학, 등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기르고, 자신의 감정이나 욕심을 자제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자 서문 중에서)
이 한 줄이 어쩌면 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데 그리고 무언가에 쫒기며 살아온 나의 모습에 여유가 없음을 생각하고 그림 혹은 예술 문학에 다른 이들의 고민과 아픔을 나눌수 있는 기회를 멀리한 나의 모습이 조금 안타깝게 느껴진다. 시대별로 정리된 그림에 대한 설명은 작가의 이야기 그리고 그림에 담긴 이야기 그렇게 편안하게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그림을 보면서 볼 수 없었던 작은 부분의 화가의 의도를 찾는 일 역시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런 부분을 손주에게 들려주듯이 그렇게 편안한 어투로 그림의 이야기를 만들어간다. 재미있는 이야기와 작가에 대한 이야기는 그림에 대한 관심과 느낌을 그대로 전해 준다.
최근에 고가의 경매로 이름을 알린 뭉크의 절규에 대한 부분은 인용해 보면 뭉크는 정신병적 그림이라는 혹평을 받은 사람이었다고 한다. 전시회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그의 그림은 인간이 가진 온갖 두려움 상실감등을 표현하는데 그이 작품의 주제가 되었으며 그렇게 되기까지는 자신의 성장과정이 큰 몫을 차지하게 되는 것 같다. 정신질환을 앓고 질병과 죽음이라는 공포 속에서 살아야 했던 절규라는 그림은 당대에는 혹평을 받으며 그렇게 무시당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모든 사람들이 다 아는 그림, 그리고 가격으로 예술품을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상당히 고액의 그림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것이다.
“나는 병이 완치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정신적 불안이 나의 그림 작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나에게 그림 이외엔 가족도 없다.” (164쪽)
아마도 자신의 정신병을 안고서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뭉크의 열망은 지금의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인정을 받고 있는 것 같다.
단편적인 예로 설명을 하였지만 그림에 대한 이야기는 쉬우면서 알차게 정리되어 있다. 나 같은 그림의 초보가 읽기에는 딱 인 그림에 대한 설명과 이야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할아버지의 따스한 말투가 어쩌면 이 책을 더 따뜻한 느낌으로 품게 만드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