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 - 개천마리 기자 박상규의 쿨하고도 핫한 세상 이야기
박상규 지음 / 들녘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화려하지 않아도 행복할 수 있다면 그 인생은 부러움의 대상이 될 것 같다. 박상규의 이야기는 자신의 이야기이지만 정말 자신이 소설로 내고 싶었다고 할 만큼, 인생의 굴곡은 다른 사람들의 몇 배의 감정의 기복을 겪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세상을 원망하지는 않는 것 같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서 아마도 즐겁고 재미를 느끼며 일반인 이라면 숨기고 싶은 가족의 아픈 이야기조차 자신의 것 즉 소중한 자신을 만들어 낸 것으로 표현해 내고 있다. 한 마디로 그의 인생은 부럽다. 남을 의식하지 않으며 자신이 믿고 있는 일을 하고 있는 것 이니 말이다.


크게 세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된 책은 처음 자신의 인생에 관하여 그리고 두 번째는 기자라는 것에 대하여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그리고 마지막에는 자신의 후배들을 위한 이야기로 책의 구성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렇게 평범하지 않은 성장기 그리고 자신이 무언가를 할 수 있다라는 것을 느낀 시기에 그는 자신을 표현하고 그 추억을 소중하게 간직하며, 어머니라는 매개를 통해서 자신을 만들어간다. 가난하고 순탄하지 못한 가정이지만 그에게는 가장 소중한 이야기로 만드는 것을 보면 그는 그 자신을 너무 사랑하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부럽다. 오마이뉴스라는 신문의 기자가 되는 일 역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즐거움을 가졌기에 터덜거림 혹은 다른 사람의 시선에 남루해 보일지 모르는 자신의 모습을 그렇게 재미있는 글 솜씨로 만들어간 것은 아닌가 한다. 후배 기자를 지망하는 그리고 자신에게 하는 기자 10계명은 기자뿐만 아니라 현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모두 필요하고 담아 두어야 할 것은 아닐까?


정말 킥킥거리면서 읽었다. 그만큼 재미있고 심각한 상황에서도 그의 글 솜씨는 심각함을 덜어낼 만큼 시원하다. 그리고 그렇게 읽었다고 남는 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뭉클하게 남는다. 이것저것 하느라 힘들었을 것 같은 그의 삶에도 역시 독서의 내공이 옅 보인다. 그 삶에 독서가 가져다 준 내공은 글을 만드는 재미난 소스가 되었음을 알게 하여준다. 읽는 것과 쓰는 것의 차이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마도 읽은 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과정의 단어 선택이 어떤 의미로 다가가는 지 알 수 있게 하여주는 그의 글들이 아닌가한다.


경제적 자립이 없으면 정신적 자립도 없다는 <한겨레> 김선주 논설위원의 말을 받들어, (229쪽)


이 한 줄에 눈을 던지고는 두 번 세 번을 읽었다. 짧은 몇 단어의 조합이 왜 이렇게 다가오는 지 현실을 살아가면서 나는 정신적 자립을 몇 번이나 했는지 아니면 정신적 종속으로 살아가는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이 페이지에서 책을 넘기지 못하고 계속 이 생각 저 생각을 하였다. 물론 저자는 이 말을 받들어 실천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표명한다. 기자를 지원하고 싶은 후배들에게 조선일보 떨어지고 한겨레에 지원하는 사람이 되지 말기를 강조하는 그의 의미도 어쩌면 정신적 자립을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책의 기조는 아마도 이 부분에 근거하여 자신을 만들어가는 이야기로 해석한 나의 생각이 틀리지 않기를 바란다.


개 천 마리의 안녕을 빌며 이렇게 박상규라는 사람을 알게 해준, 그러니까 박상규라는 사람을 이 자리에 있게 하여 나를 만나게 하여준 개 천 마리의 희생에 감사해야 하나? 하여간 재미있게 읽고 즐겁게 생각하고 주류 신문이 아닌 신문사에서 일하는 사람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외모를 즐겁게 받아들이며 자신의 일을 너무 사랑하는 한 사람의 모습을 만나 즐거웠다. 아마도 내가 그렇게 하지 못하기에 더 시원했을지 모른다. ‘이게 다 엄마 때문이다’는 엄마에게 감사하는 자신의 독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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