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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를 말하다 - 이덕일 역사평설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이덕일 교수의 새로운 이야기는 근대의 이야기 이다. 좀 이야기하기 껄끄럽고 속이 터지는 미어짐이 있더라도 역사의 진실을 알아야 하는 것은 어쩌면 후손들의 몫이 아닐까 한다. 예상대로 이덕일의 책은 날카로운 비판과 역사와 문화가 가져다 준 우리 현재의 모습을 비판한다. 일제강점기의 그 아픈 모습이 아니 그 제도가 어쩌면 지금 우리 몸속에 아무 거부감 없이 자리 잡고 있을지 모른 다는 생각에 역사의 갑갑함과 분노 보다는 더 몸서리 쳐지는 지금의 우리 제도와 관습을 잘 들여다보고 새롭게 잡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큰 자본이 없는 사람은 학교를 설립할 수 없게 만든 것인데, 현행 대한민국 학교 설립 요건도 이와 비슷해 그 잘못된 뿌리가 사립학교령에 있음을 알 수 있다. (195쪽)
갑자기 일제강점기의 교육제도에 대한 부분이 생각나는 것은 지금도 교육문제로 시끄러운 아니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대한민국의 모습에서 일본이 심어놓은 제도가 아직도 거부감 없이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한 부분을 저자의 말에서 인용하여 책의 감상을 시작하려 한다.
시작은 고종의 정치와 외교 그리고 신하들의 이익을 다투는 모습으로 시작한다.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 그리고 이덕일의 전작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노론에 대한 비 판적 언급과 세도가의 자기 이익을 위한 행동은 익히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 부분에서 새롭게 받아들여진 부분은 다름이 아니라 고종의 행보였다. 이중적 정치 행보를 보이면서 당파 아니 신하들의 세력에 이끌려온 군주의 전형적 모습을 보여주면서 겉으로는 신하들의 뜻을 따르는 듯하며 안으로는 이들과 다른 의견으로 일본을 견제하고 동학을 징벌하라 명하고 이들 보고 봉기하라 명하는 이중적 행보에 대한 고민이다. 누가 군주를 그렇게 만들었을까? 자국의 신하들의 힘을 키우지 못하고 외세에 의존하게 만들었던 사람들이 누구일까? 고종의 행보 속에서 힘없는 약소국이 외세에 의존해 생존하려는 어리석은 판단에 나라의 모양과 꼴이 결과적으로 어떻게 되었는지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그렇게 나라가 넘어가고 이들의 손에는 은사금이 주어진다. 물론 친일 세력들을 말하는 것이지만 말이다. 지금도 이 일을 우리나라가 근대화로 갈 수 있었던 기회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어쩌면 관점 즉 역사라는 현실 앞에서 사람이 어떤 이익을 가지게 되는 것인가에 대한 관점의 차이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저 정의감 높게 나라의 위상을 생각하며 선비의 정신으로 자결한 사람들을 생각하고 서로 앞 다투어 나라를 넘긴 사람들의 이름도 생각해 본다. 지금 누가 더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을까?
이렇게 시작되는 독립운동과 탄압 그리고 만주에서의 무력 봉기 그리고 많은 희생들이 보인다. 임시정부의 출범 등 우리가 노력한 모습 하지만 결국 임시정부도 무장 세력도 결국은 하나가 되지 못하였다. 외세에 나라를 파는 일에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뭉쳐서 팔았지만 되 찾는 일에는 힘겹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하였지만 하나가 되는 일은 그렇게 쉽지 않았다. 지금도 우리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는 일에는 힘들어 하는 것 같다. 그렇게 우리의 역사는 만들어 지고 현대를 만나고 있다.
좀 갑갑하고 힘들게 읽혀지는 책이다. 고종의 무능함 일본의 무력 통치 그 일제 강점기 속에서 교육을 받아야 했던 우리 조상들 그리고 그 것에 익숙해져 버린 사람들이 지금도 아무의미 없이 사용하는 일제강점기의 잔재들을 생각하며 역사의 흐름을 생각하기 보다는 이상한 감정 즉 이성이 많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이럴 때 일수록 더 이성적이어야 하는 것인데. 아직도 우리는 일본에 비해 경제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열세에 있다. 한 번의 아픈 추억이 아닐 것이다. 임진년 그 전쟁의 기억부터 끈임 없이 지켜온 세월이다. 더 분발할 힘은 하나라는 목표가 있어야 한다. 부디 자신의 부귀영화에 나라를 팔아먹는 그런 인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