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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고 있는 걸 당신도 알게 된다면 - 전세계가 주목한 코넬대학교의 "인류 유산 프로젝트"
칼 필레머 지음, 박여진 옮김 / 토네이도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가끔은 나이가 들어가는 것이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 쓸모없이 나이만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 때문일까? 아니면 그 나이에 맞는 사회적인 위치를 혹은 덕망, 혹은 재산을 가지지 못한 것에 대한 회의일까? 그런데 가끔은 나이가 훌쩍 먹어서 아이들이 크고 자라서 자리를 잡고 나는 크게 경제적인 압박이 없는 상황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떤 것이 우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하여간 나이를 들어간다는 것은 예전의 치열함 혹은 용감함 또는 무모함에서 조금씩 멀어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세상을 적으로 만들고 싸워가던 젊은 시절에서 세상과 조금씩 타협하는 중년을 지나 세상의 어른이 되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인생 후배들에게 한 마디를 해주고 싶을까? 저자는 이런 이야기를 모아 인생의 현자들이라 생각하며 그분들의 말을 모아 보았다. 인생의 지침이 될 만한 이야기들을 말이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인생에는 완벽한 성공도, 절망뿐인 실패도 없다. 나이를 먹다 보면 하나하나의 사건들을 더 넓은 맥락 속에서 파악하는 분별력 즉, 폭넓은 시각으로 사리분별을 하는 능력이 생기게 된다. 그러다 보면 점차 타인에게 관되해지고 좀더 느긋하게 살고 싶은 욕망이 들고 현재 사람에서 소소한 즐거움들을 발견하게 된다. (21쪽)
나이가 들어야만 알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은 뒤로 미루더라도 지금 조금 부족한 것에 화를 내고 참지 못하는 것에 대한 반성은 될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것에 감사하지 못해 항상 불행한 사람들 그리고 작은 것을 하찮게 여기는 문화는 어쩌면 사람을 더 각박하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작은 것 그것에 감사하고 즐거워하는 것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행복해 지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아마도 인생을 가장 잘 살아가는 방법은 배우자를 잘 선택하고 맞춰가는 일인가 보다. 인생의 현자들이 가장 먼저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역시 배우자에 대한 생각이다.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고 배워야하고 실천해야 하는 말들로 가득하다. 그리고 내가 얼마나 실천하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부부는 어떻게 가족을 이끌어가고 있는지 같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다. 결혼 초기에는 상대를 바꾸려 그렇게 싸웠는데 지금은 서로가 인정하는 분위기로 가 보려고 노력중이다. 싸우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지만 아직도 젊은 혈기는 가시지 않았는지 지금도 상대를 바꾸고 싶은 욕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음은 일인데 일에 관한 이야기는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즐거워하고 좋아하는 일을 찾으라는 것이 주된 이야기이고 좋아하는 일이 아니면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그만두고 찾으라 말하고 있다.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였는데 흠 이 한 줄에 마음을 다잡아 본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가치를 찾아라. (99쪽)
인생을 살면서 직업에 대한 중요성은 말로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강하지만 실제 직업에서 만족도를 느끼고 같은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을 실현하고 성장하고 발전하기 어려운 현대 사회의 구조상 어쩌면 인용한 한 줄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인지 모르겠다. 정말 가치를 찾기 힘들다면 가족에게 현금을 가져다 주는 가치라도 찾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처절한 변명까지도 생각해 보았다. 아프지만,
다음은 자녀에 관한 부분을 현자들이 열심히 말한다. 가장 힘들고 어려우며 현자들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던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한 번 갈라진 틈을 메우기 가장 어려운 것이 자식과 부모와의 관계가 아닌가한다. 어쩌면 벌어지지 않게 그리고 아이들과의 시간에서 진정성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한 마디로 아이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하는 당신 아이들에게 잘 해주기 위해서 야근하고 늦게까지 사람 만나느라 아이들과 얼굴 마주할 시간이 없다면 그게 정말 아디들을 위하는 길인지 깊이 생각해 보란 말이다. 부모의 역할이 돈만 가져다주는 것은 아닐 것 이니 말이다. 그리고 아이들과 마찰을 최소화 하는 방법.
인생의 현자들은 자녀들에게 거는 기대를 낮추고 불가피한 실패도 늘 염두에 두라고 말한다. 문제가 생겼을 때 중요한 것은 대처하는 방법이지 완벽한지 아닌지가 아니다. 인생의 현자들은 완벽함을 포기하고 ‘만족스러운 정도’로 대처하라고 조언한다. (169쪽)
다음은 나이 듦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선택에 대한 이야기 행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마음에 와 닿고 울림이 있는 이야기들이다. 어쩌면 우리가 그렇게 무시하는 어른들의 인생경험 속에는 우리가 그렇게 찾아다니는 인생을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다 들어 있는 것 같다. 다만 우리가 그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뿐이지 말이다. 행복을 찾아 헤매는 사람들에게 이 한 줄이면 인생의 답이 될 것 같다.
89년을 살면서 내가 배운 건 행복이란 조건이 아닌 선택이라는 거야 (27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