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터스 블랙 로맨스 클럽
리사 프라이스 지음, 박효정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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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토피아? 우리의 미래는 그렇게 허망하고 우울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다. 설정이 좀 무섭고 오싹하지만 디스토피아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20대에서 60대의 성인은 없지만 미성년인 스타터와 노인인 엔더로 구성된 사회에서도 사람이 있다.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인간성이 살아있어 엔딩이 마음에 들었다. 그렇다고 사람의 욕망이 그렇게 쉽게 제어되고 표출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않은다. 그 여운처럼 말이다.

 

전쟁으로 인한 생화학전으로 인하여 20대에서 60대의 사람들이 모두 사라진다. 세계에는 20대 미만의 청소년과 60대 이상의 노인이 있다. 미성년자에게 조부모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부의 관리를 받는다. 그 지배계급은 그렇게 정의로울 것인가? 현실과 비교해 보자. 노인들은 재력을 바탕으로 미성년 아이들의 몸에 영혼을 교환하여 자신의 젊음을 만끽한다. 이렇게 조부모가 없는 아이들은 자신의 생계를 위해 그 행위를 진행하고 자신을 팔아넘긴다. 조건부 시간을 가지고 있던 이 매매는 엔더들의 욕심으로 인하여 영구 교환 즉 아이들의 몸을 빌어 자신의 영생을 추구하려는 탐욕에 이른다. 물론 정의는 살아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자존감을 높이고 저항하는 세력도 있다. 어떤 결말을 기대하는 것 보다. 작가가 만들어 놓은 세계가 더욱 흥미롭다. 10대의 몸을 가진 100세의 성인의 행동을 묘사하고 그리고 정말 10대와 100대의 대화 속에서 찾은 그 공감 혹은 아찔함. 그리고 반전까지 한 번 붙잡고 손을 놓지 못하고 마무리를 지어야 할 만큼 추리소설 같은 매력도 있다. 올드맨에 대한 상상력, 그를 찾는 묘미 또한 여타의 추리소설의 매력 못지않게 즐거움이다. 뭐랄까. 추리 그리고 SF 그리고 어드벤쳐 등등이 잘 버무려져 있으면서 어느 한 곳에 치중하지 않고 조화로운 맛을 잘 나타내는 이야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가끔은 끔찍한 상상을 해보기도 한다. 그 상상의 결말을 생각하지는 않지만 생화학으로 동일 연령대를 살상할 수 있다는 생각 아니 지금의 사회구조와 같이 노약자 백신 우선 접종으로 인한 상상의 결과가 이렇게 작가의 상상력에서 멋진 세계를 만들어 냈다니 작가라는 직업에 대한 존경심 혹은 경외감마저 든다. 예전에 아일랜드가 생각나면서 영화로 만들어도 멋진 장면이 연출 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만일 SF영화로 추천할 원작을 찾으라면 아마도 ‘스타터스’를 권하고 싶다. 누가 영화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미치지 못할 디스토피아에 대한 영상을 어떻게 표현할지, 내가 읽으면서 그렸던 세계와 비슷할지 다를지 궁금하기도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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