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다
임재현 지음 / 문이당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모두들 아픈 세상에 살고 있지만, 의사만큼 아픈 사람과 자주 만나는 사람도 없을 듯하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프지 않고 조용히 눈을 감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큰 행복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이 아프다는 것은 자신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 가족 모두에게 아픔을 전하는 일이라 어쩌면 사람에게 고통이라는 것은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부디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의 공감, 그 것은 모든 것의 갈등을 상쇄시키는 마음이 아닐까 한다. 이런 마음이 문장 곳곳에 묻어나는 글들이 가득하다. 환자의 아픔을 바라보는 의사의 시각으로 세상을 본 이야기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책의 구성은 일상의 이야기와 자신의 생각으로 첫 단락을 시작한다. 자신이 진료하면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치료를 원하는 사람 혹은 치료를 원하지 않는 사람, 돈이라는 것이 건강과 같이 만났을 때 우리의 행동 그 것을 바라보는 의사의 눈과 마음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의사라는 직업이 그런 것 즉 아픔을 동반하는 사람과 소통하지 못하면, 서로에게 지우기 힘든 상처를 남긴다는 점에서 의사는 사람을 마나는 일을 주로 하는 직업 중에 가장 극명하게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 아닐까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소설 같기도 하고 이야기의 재구성 같기도 한, 몇 가지 사례의 티스크에 대한 치료 사례이다. 아기를 사랑하는 엄마의 마음과 자신을 생각해야 하는 한 여성의 디스크 치료사례를 보면서 병원에 들어가 병원 복을 갈아입을 때의 복잡한 심정, 수술을 할 때 느끼는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의 묘사가 잘 되었다고 할까. 남자들은 대부분 자신의 건강에 대하여 별스럽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그 건강에 대한 고민과 대하는 방법을 이야기 하고 있다. 어른들의 이야기, 허리가 굽은 할머니의 이야기는 세상을 그렇게 살아온 어른들의 즉 우리 부모님들의 일과 고통에 대한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마지막은 저자가 좋아하는 영화 속에서 질병과 자신의 생각을 담고 있다. 새삼 느끼는 것이지만 같은 이야기를 접하면서도 자신의 지식과 경험 그리고 사고의 범주에 따라서 같은 영화라도 다른 생각을 만들어 내는 것 같다. 책도 마찬가지겠지만 저자는 내가 아무렇지 않게 쉽게 넘긴 이야기 속에서 사람의 삶과 질병에 대한 생각을 한다.

 

의사는 환자의 아픔을 자신의 것으로 인지해야 하는 그런 고통이 있을 것 같다. 그렇지 않고는 환자의 고통을 같이 나누기 힘드니 말이다. 그렇게 하려고 노력을 해도 우리의 일상에서 보이는 의사의 모습은 그렇게 따뜻한 것만은 아닌 것 같다. 하루 외진 일정이 수십 명이 잡혀 있는 그런 의사의 모습은 환자와 공감할 시간도 아픔을 나눌 시간도 없어 보인다. 그 속에서 환자와 소통하고 싶은 의사의 작은 실천과 소망이 잔잔하게 묻어 닜는 에세이라고 보면 이 책의 정의에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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