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마음이 편해질 때까지 - 길 위에서 만난 나누는 삶 이야기
박영희 지음 / 살림Friends / 2011년 9월
평점 :
따뜻한 책을 읽고 나서 호되게 회초리를 맞는 느낌이 든다. 표지의 온갖 세상의 힘든 일을 다 격어내신 어르신의 손등에서 세월의 고단함이 묻어난다. 가만히 내 손등을 들여다보면서 매끄럽고 여리게 보이는 내 손등에 곱게 뻗은 손가락이 조금은 부끄럽게 느껴지는 것 역시 따뜻한 말 속에 숨어 있는 그리고 모든 이들의 마음속에만 존재할 뿐 실제로 실천하지 못하는 그 것을 말하고 있음을 알기에 더욱 부끄럽게 느껴질 지도 모른다.
저자는 서문에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하지만 이 책은 그와 전혀 상관이 없는 아니, 세상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아야하는 그런 분들의 이야기가 더 많다. 하지만 그런 분들이 더 멋지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것은 그들이 겪은 시련을 다른 사람들이 격지 않기를 바라는 너무나도 간절한 마음 그리고 따뜻한 마음이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던 무언가에 회초리를 가하고 지나간 느낌이다.
잘 듣지도 못하는 어르신이 고물을 모아서 팔아 모은 돈을 세상에 기부하고, 다리하나 없이 고생하고 힘들게 약으로 버티시는 분이 저금통 두 개를 모아서 세상에 빛이 되어주시고, 자신의 월급의 10%를 꾸준히 자신의 제자에게 그렇게 전달하는 선생님의 모습에서 어쩌면 우리사회의 가진 사람들의 탐욕을 생각하게 한다. 그 속에 나는 가진 사람일까 아니면 이 책의 주인공들처럼 그렇게 어렵게 살고 있는 것인가? 반문을 하여 본다. 그리고 그렇게 어렵게 살아가신 분들이 따뜻한 마음에 감동한다. 그리고 지금의 힘들고 어려운 현실이 아무것도 아님을 불평하지 말라는 말로 받아들인다.
끼니 당 세 숟갈 정도 될까요? 그 양을 넘어서면 곧 토하고 맙니다. 그리고 요즘은 물 한 컵을 세 번에 나눠 마시는데 그 조차도 몸이 잘 받지 않습니다. (44쪽)
저금통 두 개를 모으시는 분의 이야기 몸이 좋지 않으시다. 물 한 컵을 한 번에 마실 수 있는 것이 그렇게 행복한 일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렇게 힘들게 모으신 돈의 의미를 더욱 가치 있게 만드신 노윤회씨의 삶은 그럭저럭 배나오고 배불러서 소화제를 찾을 정도로 탐욕하는 모습의 내 모습에 반성의 시간을 준다.
마음이 가는 곳으로 몸도 따라간다는 말이 있지요. 마음이 시키니까 몸이 그리한 것뿐입니다. (94쪽)
마음이 가는 곳에 몸을 가게 만드는 일, 마음은 있지만 몸이 따르지 않는다는 핑계를 대고 살아온 삶이 조금 부끄럽다. 그렇게 핑계를 하나하나 만들면서 살아가다 이렇게 이런 핑계를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 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다. 아이들을 자신의 자식처럼 사랑하는 마음 그 마음이 몸을 움직이게 하지 않았을까?
600만 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은 건 나만 아는 한 때문이었을 거야. 다른 여자들처럼 나도 자식을 낳으면 대차게 한번 공부시켜 보고 싶었다 할까. (192쪽)
그렇게 힘들게 모은 돈, 어려운 삶을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꼭 한 번 하고 싶었던 일, 꿈을 잃지 않고 자신의 상황이 안 되어 세상의 아이들에게 자신의 꿈을 전달하고 실천하는 모습은 어쩌면 게으르고 핑계 많은 삶의 그늘을 나무라는 말처럼 들린다.
모두가 힘들게 살아간다. 모두 힘들다고 모두 불행하지는 않은 것처럼 모두 가난하다고 그리고 지금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세상에 존재를 알릴 기회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는 생색을 내기위해 더 많은 것을 가지고 나서 실천에 옮기겠다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렇게 시간을 미루다 결국 없었던 일로 치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금 이순간 아무도 모르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사람들, 우리가 세상을 따뜻하게 느끼게 해 주시는 분들이 아닐까?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