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러스킨의 드로잉
존 러스킨 지음, 전용희 옮김 / 오브제 / 201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857년 이 책의 초판이 발행 되었다. 대략 150년 전 존 러스킨은 그림을 그리는 방법에 대하여 고민을 하였고 그 고민을 글로 하나 하나 설명해 나가기 시작한다. 지금처럼 인쇄 문화가 발달하지 않았고 사진으로 혹은 그림을 인쇄하여 설명하기도 힘든 시절에 그는 이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책은 요즘의 드로잉 책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주로 그림으로 보여주고 설명이 짧은데 이 책은 반대로 설명이 과도 하리 만치 많고 그림은 적다. 적은 정도가 아니라 거의 없다. 드로잉을 강의 하는 책 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그림을 덧 붙여 설명하기 어려운 시절 그림의 묘사를 글로 하였다는 것 자체가 경이롭다. 글을 읽고 있으면서 그림을 연상하고 선 하나의 흐름을 상상하게 만든다. 그만큼 교본으로 쓰였다는 말이 맞을 것 같은 느낌으로 말이다. 선하나가 모여서 면을 만들고 면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인가에 대한 질문은 선의 겹침의 정도로 표현을 하며 이 것의 강략을 조절하여 음영을 표현한다. 이와 같은 단계를 말로 표현한다? 조금 이해가 안가지만 읽고 있으면 이해가 간다. 선이 곧은 선이냐 굽은 선이냐에 따라서 가져오는 느낌 그 선들이 모여지고 겹쳐졌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말로 표현함에 있어서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 신기하다.

 


사실 나는 그림에는 문외한이다. 책을 통해서 조금씩 공부를 해나가고는 있지만 그림 실력은 초등학생보다 더 못한 그림 실력을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잘 그리고 싶은 욕망은 많았지만 사실 선 하나를 재대로 그리지 못하는 실력임을 알았다. 선을 겹쳐 그려 보았는데 영 아니었다는 말이다. 존 러스킨의 말대로 천재가 아닌 이상 부단한 노력이 필요한 일인가 보다. 사물을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느낌 역시 다르다. 사물의 밝기와 음영을 전혀 캐치 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미술에 담을 쌓았던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처음에 책을 접하고는 많이 당황스러웠다. 드로잉에 관한 교범이라 생각했는데 그림이 거의 없으니 말이다. 그렇게 책장을 넘기며 상상력으로 존 러스킨과 대화를 해본다. 조금 낳아진 그림 실력을 기대하며 이 책장을 넘겼는데, 실질적으로는 많이 실망하였다.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그 것도 얼렁뚱땅 대충 대충이 아닌 심혈을 기울인 연습이 필요하다는 것. 과연 내가 도전해 볼 수 있는 분야인가 하는 걱정이 앞선다.

 


사물을 묘사하는 데 축이 되는 이 선이 바로 사물의 과거와 현재를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118쪽)

 


선 하나에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하지 말라는 저자의 말에 어쩌면 그림을 그리는 일에도 세상의 이치가 같이 존재하는 것 같다. 기초가 되는 것에 근본이 있고 근본이 되는 것에 세상이 있다는 말 같이 들리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