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드 그린 토마토 민음사 모던 클래식 39
패니 플래그 지음, 김후자 옮김 / 민음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지? 내가 살아가면서 어떤 모범생이란 틀에 억매여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시점을 넘나드는 여인의 삶을 표현한 이 작품 속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틀을 깨어 나가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님을 느끼는 순간 누군가의 위로와 보살핌 그리고 사랑이라는 이야기를 같이 담아야 할 것 같다.


플롯에 집중하는 읽기 습관이 모든 소설을 짧은 줄거리로 요약하는 못된 버릇에 혼란스러움을 준 이야기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시점을 넘나드는 이야기 그리고 액자식구성이라는 점에서 꼼꼼한 작가의 감성적 표현을 읽어 내야 하는 일을 나에게는 좀 고달픈 일이었다. 그렇게 적지 않은 분량을 읽으면서 이이야기의 중심을 헤매다 결국은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말았다. 아마도 작가가 선정한 대상 그리고 대공황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야기 남녀의 차별 그 속에서 꿋꿋하게 버티며 자신의 사랑과 세상에 당당한 이지 스레드굿의 모습에서 같은 사람으로서의 동질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하여야 할 것 같다.


이지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스레드굿 부인의 오래된 행복한 기억 속에 잠자고 있는 기억의 편린과 그 기억을 듣고 위안을 받으며 자신을 만들어 가는 에벌린의 모습은 위로와 위안을 받는 두 여인의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아무도 자신에게 그런 모습을 강요하지 않았지만 에벌린이 살아온 삶은 세상 사람들이 여성으로서 눈에 거스르지 않는 행동으로 이어온 삶이었기에 이지의 모습은 어쩌면 그녀에게는 동경의 대상이 되었으리라


이지의 삶 속에서 등장하는 루스의 모습 역시 그 시대의 여성의 삶이었기에 그를 진정으로 보호할 인물이 통상적인 남성이 아닌 같은 여성 이지였다는 설정에서 여성으로서의 삶에서 서로 위안과 위로를 받으면서 살아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담게 만든다. 일반적인 상황이었다면 또 다른 남성으로부터 위안과 보호를 받으며 살았을 것 같지만 작가는 이지라는 여성을 등장시켜 그의 삶을 구렁텅이에서 건져내고 그의 인생 전반에 남편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남성으로부터 받을 수 없는 여성만이 가지고 있는 섬세함의 위로와 능동적인 이지의 모습 그리고 조금은 수동적인 루스의 모습이 상반 되면서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이 루스인가 아니면 이지인가를 질문하는 부분이다.


스텀프라 불리는 소년의 성장 역시 세상에서 소외되고 작아지게 보이는 모습이지만 이지는 그를 강건한 청년으로 그리고 멋진 청년으로 성장시키면서 신체적 결점을 보안하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움츠러들기 좋은 구실을 가진 신체적 장애, 그 것이 세상과 접근하기 힘든 하나의 요소이지만 이지는 그에게 동기 부여를 해주고 이지 스스로 그를 스텀프라 부르며 더 강하고 세상에서 멀어지는 사람이 아닌 세상 속으로 들어가는 사람으로 성장시킨다. 이 역시 세상에 나가기 힘들고 어려워하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위안을 주는 부분이 아닐까?


앞의 이야기가 과거의 이야기라면 현재를 살고 있는 에벌린의 변화는 노부인과의 즐거운 만찬 속에서 맛있는 음식의 각각의 맛과 더불어 이루어진다. 과거를 이야기하고 그 과거 속에서 인물들의 행동 속에서 에벌린은 위안을 받으며 자신의 모습을 조금씩 변화시켜 나간다. 스스로 닫았던 세상의 문을 열고, 아니지 세상이 원하는 그런 여인의 모습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자신의 모습으로 자신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격한 이야기도 아니고 스릴감이 넘치는 이야기도 아니고 그저 잔잔한 옛이야기를 나누는 할머니와 중년의 여인이 간식거리를 앞에 놓고 두런두런 이야기하는 그런 이야기 속에 담겨 있는 풋 토마토 같은 이야기이다. 지구를 지키고, 인류의 영웅이 되고, 역사의 영웅이 되는 그런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런 이야기보다 더 강렬하게 다가오는 이유는 우리 마음속에 담고 있는 하나의 응어리 같은 작은 장벽 그 장벽을 넘어가는 이야기 이다. 동성 간의 우정 혹은 사랑에 대한 벽, 인종 차별에 대한 벽, 장애에 대한 벽, 사회적 편견에 관한 벽 그 벽을 넘어가는 이야기를 강렬한 비유와 상징을 가진 강의가 아닌 모닥불 앞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노부인의 옛 이야기를 듣듯이 그렇게 이야기에 빠지는 동안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아직도 남아있는 여운은 작가가 느닷없이 던진 한 줄에 남아있다.


에벌린은 그제서야 스레드굿 부인이 옷을 뒤집어 입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152쪽)


이 느닷없이 등장한 한 줄의 문장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아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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