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드림 Robot Dreams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사라 바론 지음, 김진용 옮김 / 세미콜론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주인공은 강아지, 강아지가 하는 말은 없다. 그림은 단순하게 행위와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전혀 글이 들어가지 않은 한 권의 만화 속에서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묘한 재주를 가진 작하를 만나 본다. 사라바론이라는 작가는 한 권의 단순한 로봇과 강아지의 이야기를 만화로 그리면서 인간사에서 벌어질 수 있는 관계 그리고 사랑과 실연 그리고 치유와 행복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만들어준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하지만 한 번 쭉 보고 난 뒤에 도저히 책을 덮을 수 없다. 다시 그림을 하나 하나 읽어 본다. 강아지의 표정도 살펴보고 로봇이 상상하는 세계에도 가본다. 그리곤 사라바론이 이야기하려 하는 것 그리고 내가 받아들이려 하는 것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하여 본다.




가게에서 상품을 사오듯 우리는 친구를 그렇게 대하고 있지 않았는가? 사소한 오해와 실수로 멀어진 친구를 다시 찾는 일을 너무 게을리 한 것은 아닌가? 그 친구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가지고 있었는가? 세월이 흐른 뒤 어디선가 나를 지켜볼 그 친구를 잊지 않고 살았는가?




바쁘다는 핑계로 사람을 사귀고 대하는 일도 슈퍼에서 물건을 사듯 내가 필요하면 다가서다가 쓸모없고 좀 번거로워지면 멀리하였던 모습이 문득 떠오른다. 멀리 산다는 핑계로 친구의 외로움을 외면하고, 이정도 쯤이야 하는 생각에 그의 가장 큰 고통을 웃어 넘겨 버린 기억을 떠올려 본다. 아쉽게도 그런 기억은 너무 많다. 그저 바쁘고 귀찮다는 핑계를 대면서 말이다.




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친구의 2주기였다. 전전날 과음을 한 탓에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참석하지 않으려 하였다. 조용히 이 글을 읽고 책장을 덮으며 주섬 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내가 지금 하지 않으면 다른 친구들이야 이해를 하겠지만, 내 마음이 너무 불편할 것 같아서였다. 살아 있었을 때 그의 이야기를 가족과 나누면서 서로 자주 만나자는 말을 하고 해어졌다. 그 말이 예전처럼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쓰다 버리는 것이 친구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만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며 어제 그 친구의 제사를 가족과 보내고 있는 내 모습을 다시 떠올린다. 어딘가에서 웃고 있을 친구의 모습을 상상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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