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페이스 쇼퍼 - Face Shopper
정수현 지음 / 자음과모음(이룸) / 2010년 11월
평점 :
정수현의 글은 그냥 톡톡 튀어나오는 밝은 성격의 소유자의 말과 비슷한 느낌이다. 밝은 문장 속에 그는 많은 것을 담아 두고 싶어 한다. 셀러브리티에서도 그랬듯이 그저 연예기사 한 단면을 보는 듯한 사건 속에 가지가지 담아 놓은 개인 군상의 삶의 바닥을 보여 주려하고 있다. 셀러브리티에서도 주로 등장하는 연예인이 역시 페이스 쇼퍼에서도 등장을 한다. 세상의 관심을 한 몸으로 받고 있는 연예인의 모습은 어찌 보면 실존의 인물인양 독자에게 상상력을 불어 넣어 주기도 한다. 가볍게 흥미를 유발하기에는 이보다 더 좋은 소재가 없을 듯하다. 많은 이목이 집중되니까.
정지은은 성형외과 의사이다. 강남의 유명한 성형외과 의사. 그는 연예인의 성형 주치의로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이어 간다. 연예인인 엄마 이해정은 아름다움을 지키기위해 온 신경을 거기에 던지고 또 그를 바라보는 소아과 의사도 있다. 정지은은 소아과에 대한 아픈 기억이 소아과 의사 이한재는 성형외과에 대한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야기의 플롯은 연예계의 성형과 선후배의 갈등 그리고 성형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과 성형에 대한 오해 그리고 우리나라 성형의 현 주소와 이한재와 정지은의 알콩 달콩 사랑이야기 속에 숨겨진 그들만의 아픈 기억 그리고 인터넷에 얽힌 우리사회의 한 단면을 소재로 하여 결국 권선징악의 이야기로 결말을 맺게 된다.
쉽게 읽혀지고 드라마의 한 스토리 같은 구성은 어쩌면 극작가로 활동한 작가의 이력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다. 이야기의 소재 역시 우리가 흔히 접하던 가십기사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하고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고 싶어 하는 대중에게 다가서는 방식을 풀어 나가는 전개를 가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소설 속에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단면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름다워 지고 싶은 욕망을 이야기 하고 있다.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와 그 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이 세상의 관심을 끌기 위한 수단으로 성형을 선택하고 그 성형이 가져오는 천태만상은 때로는 사람들에게 상처를 남기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감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이런 그의 모습이 우리의 현실일 것이라는 것은 토를 달 수 없으나, 아직도 성형에 부정적인 나의 관점으로 본다면 조금은 서글픈 현실이라 할 수 있다.
글의 마지막에 성형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내면을 다지는 삶을 말하고 있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은 나만의 이상적인 혹은 고리타분한 교육의 뒷맛이라 생각하더라도 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성형이 보편화 되고 미의 깆누이 획일화 된다면 나만의 개성이라는 것이 없어질지도 모르니 말이다.
알지 못하던 세계를 알게 되었다. 정말 이렇게 여성이 성형에 목숨을 걸 정도로 집착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도 알지 못하였기에 새로운 세계를 접하는 맛도 도드라진다. 정수현의 소설은 우리 시대의 젊은 사람들 혹은 내가 접하지 못한 곳을 알려 주고 있기에 즐겨 읽게 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