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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마지막 장미
온다 리쿠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0년 10월
평점 :
온다 리쿠의 소설이 처음이라서 그런가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잦은 시점 변환과 관찰자 혹은 화자의 변경이 나에게는 조금 당혹스럽게 느껴졌다. 소설의 중반을 넘어서야 아 이 책의 의도를 조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하기에 조금 쑥스러움이 남아있다. 이야기의 중심은 갇힌 공간이다. 호텔이라는 갇힌 공간에 모인사람들 자신의 진실을 숨기고 남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이야기와 허구의 이야기를 혼합하여 말 하고 있기에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화자가 꾸며낸 이야기 인지 알기가 쉽지 않다. 다만 그 말하는 사람을 관찰하는 사람의 냉철한 시선이 다음 변주를 통해서 또 다른 사람의 눈으로 비판(?)이 가해지고 있다고 하여야 할 것 같다. 음침한 듯 하면서 미스테리적인 요소와 남녀관계의 복잡함 그리고 살인사건, 알수 없는 세 자매의 꾸며낸 이야기 속에서 사람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다고 하여야 할 것 같다.
책을 끝까지 다 읽고나서도 정말 살인 사건이 있었다는 것인지 아니면 그 들이 꾸며낸 말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런데 온다 리쿠는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조용히 말하는 것은 무엇이었는지 밑줄 긋기를 다시 하면서 읽어 보았다. 몇 가지 숨어 있는 밑줄 긋기는 상황이나 정황 혹은 심리에 그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의 플롯을 만드는 온다 리쿠의 글을 쓰며 숨겨 놓은 말을 찾고 싶었다.
인간은 시시껄렁한 진실보다는 재미있는 픽션에 돈을 지불한다. 이 세상 사람들 어느 누구도 진실 따위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거짓이라도 좋으니 사람들을 즐겁게 하라. 자신을 신비롭게 보이도록 하라. 수수께끼로 가득한 인간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존경심도 얻는다. -Page 231
진실과 꾸며낸 이야기가 뒤 엉켜 있는 이 책의 이야기 속에서 사람들이 만들어 낸 가식의 세계에 열광하고 조그마한 진실을 기반으로 이야기가 만들어 진다면 더욱 열광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낸다는 것인가? 아마도 우리의 인생이 가진 모순성을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모두 자신의 진실을 숨기고 그 숨긴 진실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관찰자들의 시선 그리고 살인자를 찾아내기 위한 추리와 상황전개 등을 고려하여 보면 아마도 사람들은 상대의 위선을 찾기 위한 관찰을 끊임없이 돌리지만 자신의 위선을 숨기는 일에는 열성을 다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런 허구의 세계에 우리는 열광하고 있을지 모른다.
진실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지만 허구가 섞이면 더욱 진한 향을 풍긴다. - Page 244
자꾸 물어보는 진실과 허구의 세계의 혼란 속에서 아마도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허구의 세계를 즐기라는 이야기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아닐 수도 있지만 말이다. 쉽게 읽혀지는 글 속에서 머리 속으로 상황을 그려 보면서 서로의 날카로운 시선을 관점을 변경하며 읽다 보면 아마도 좀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 같다.
책을 좀 두서없이 읽었더니 이 글도 좀 두서가 없어진 것 같다. 소설은 한 번 읽으면 왠만 해서는 다시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첫 장을 다시 넘겨보기 시작 하였다. 아직 다 이해하지 못한 것이 있다는 의미 일 것이다. 처음 만난 온다 리쿠의 세계는 사람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신선과 진실과 허구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을 남겨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