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 호랑이 탄 한국인과 놀다 - 우리 이야기로 보는 분석 심리학
이나미 지음 / 민음인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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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할머니의 앞에 앉아서 옛날이야기를 듣던 기억은 가물가물 하다. 지금의 아이들은 어른들의 그런 이야기를 듣는 것 보다는 아마도 책을 통해서 이야기를 듣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어른들은 그 이야기의 줄거리 보다는 그 당시 할머니와의 교감을 생각하며 아이와 옛날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는 것 같다. 이 옛날이야기에 담긴 우리의 정서는 우리들 성장과정에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이 이야기 속에 우리 민족이 이야기 하고자 하였던 정서는 무엇을 담고 있었는지 서양의 정신 분석이라는 학문의 틀 속에서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짚어 보는 이야기 글이 나왔다. ‘융’이라는 단어의 생소함을 책 말미에나 알 수 있었지만 말이다.




정신 분석학 중에서도 융의 분석 심리학은 집단 무의식에 주목하며, 시공간을 뛰어넘는 인간의 본태적 심성에 관심을 갖는다. - Page290




분석 심리학에서는 민담의 연구를 국문학이나 역사학자들이 각자의 학문의 틀에서 연구하는 것과는 조금 달리, 인간 무의식을 더 깊이 이해하려는 하나의 방편으로 이해한다. 즉 민담에 들어 있는 여러 가지 상징, 모티프, 설정들을 분석함으로 인간의 원형적 이미지와 패턴을 이해하여 궁극적으로는 임상에서 내담자들과의 면담을 할 때 보다 심층적인 대화를 하려고 노력한다. - page 299




민담에 들어있는 이야기 속에 작가의 내부 충동이 집단의식의 어떤 발로가 아닐까 그리고 사회가 가지고 있는 일반적인 통설을 이해하며 사람들의 성장과정 속에서의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조금씩 숨겨 놓는 재미를 같이 하고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것이 이 분석 심리학의 근간이 되는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 가물 거리던 민담의 줄거리를 다시 한번 되뇌이고 그 이야기가 전해 주던 우리 민족의 집단의식 그리고 그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 내부의 상상의 근간이 되었을 법한 모티프를 찾아내는 일이 어쩌면 즐거운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 속에서 우리는 한없는 어머니의 사랑을 보았을까? 무조건 적으로 자신을 희생하며 아이들 지키고자 하였던 어머니의 사랑 말이다.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떡을 준 어머니는 결국 팔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그리고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호랑이에게 던져준 어머니의 사랑 말이다. 우리 집단의식 속에서 어머니의 사랑을 담아 이야기를 만들어낸 우리 선조들의 민담 속의 사상을 이야기 하고 있다. 동아줄이 내려와 오누이를 구해 준다는 장면에서 동아줄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우리가 넘을 수 없는 단계의 구원을 말한다고 한다. 현실 세계에서 뛰어넘을 수 없는 그런 단계의 의미 그 것을 우리 선조들이 바라는 세상을 말하고 힘든 현실을 이야기 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이렇듯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많은 상징과 모티프를 찾아낸다. 그리고 그 모티프 속에서 우리의 의식을 생각하는 작업을 한층 더 심도 있게 전개하여 나간다.




많은 이야기 속에서 우리 삶이 고단하였음을 그리고 우리 삶 속에서 선조들은 어떤 이상향을 꿈꾸었는지를 이야기 하고 있다. 비단 책은 분석적 측면에서 이야기를 분석하는 재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어린시절 들어왔던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정리하여 준다. 어린시절 아무 생각 없이 내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었을 가치관의 근간과 옳고 그름의 판단기준을 어른이 된 지금 다시 읽으면서 작가가 들려주는 집단의식과 관련된 부분을 같이 생각하며 보는 재미 그 것을 얻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전해 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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