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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여 네가 말해다오
조용호 지음 / 문이당 / 2010년 7월
평점 :
에덴에는 죽음이라는 형벌이 없는 대신 감각의 쾌락과 사랑의 느꺼움이 없다. 연옥에는 머리를 쥐어뜯는 아픔과 번민이 있지만 에덴에는 맑은 빛과 청명한 대기와 아름다움이 존재한다. 그러나 에덴의 아름다움은 투명한 아름다움일 뿐이다. 고통이 없으면 쾌락도 없고, 번민이 없으면 행복도 없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을까. 그러므로 끝내 다시 선택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에덴보다는 연옥의 여인에게 더 가까이 가고 말 것이다. - Page 144
연우가 선택한 사랑은 에덴의 밝고 맑은 사랑 보다는 연옥의 고통을 동반한 행복을 찾았을지 모른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하나에 얽매이다 보면 다른 것을 보지 못하게 만든 신의 장난과 같은 그런 마음의 성질이 많은 사람을 고통이 따르는 아니 사회적 관습이 허락하지 않는 사랑을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불륜과 같은 이야기는 어쩌면 지탄을 받아야 마땅하지만 자신의 가족을 등지고 찾아간 사랑의 흔적은 어쩌면 그에 대한 흔적을 찾아 나서기 보다는 자신의 외로움에 대한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같이 있으면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같이 있고 싶어 하는 연인처럼 우리는 잊지 못하는 추억하나 가지고 있다. 잊을 만하면 떠오르는 그리고 안정된 행복과 즐거움을 찾아 생을 살아가지만 그 생이 가진 끝에는 무료함과 허무함으로 아무것도 아닌 듯한 느낌을 받게 만드는 그런 안정된 삶 말이다. 때로는 무모 하리만큼 어려운 길을 선택하고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등지기도 하지만 나 자신은 그렇게 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고통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야 하는 것이 사람의 마음을 표현하는 사랑의 한 방법인지 모르겠다.
하나의 노래로 시작하여 음악을 들으며 흘러가듯 이야기가 전개 된다. 그 옛날 추억을 더듬듯이 노래가 들어오고 그 노래를 배경으로 사람들의 일상이 오고 간다. 풍물패와 노래패가 많은 군중을 동원하던 젊은 시절 한 남자는 세상에 소리로 자신을 전달한다. 그 속에 홀연히 나타났다 사라진 여인 선화 그를 잊지 못한 한 남자의 비망록을 따라서 지금의 그를 사랑하는 부인과 그의 절친한 친구 나는 그의 흔적을 찾아 여행을 떠난다. 내용을 보면 그저 중년에 사랑을 찾아 떠난 한 남자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모든 행위에는 모티브가 되는 사건들이 있다. 잊혀지지 않는 과거의 흔적, 그리고 그 흔적사이로 보이는 사람들의 아픔을 보았기에 그는 더 잊지 못하고 사람을 찾아 떠난다.
다른 소설에서 느끼지 못하는 노래 가사와 상상 속에 들려오는 노래 소리 그리고 그 음악의 느낌이 이 책이 주는 배경을 흐르고 있다. 사실 불륜이라고 매도해 버릴 수도 있지만 그런 마음을 잠재울 만한 그의 아픔을 어쩌면 이해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 작가의 마음일 지도 모르겠다. 사람마다 이 현상적 사건을 보는 것은 다르겠지만 그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 떠났다는 단순한 설정 만으로만 본다면 그의 인생과 삶에 공감케 하는 작가의 글 흐름과 설정은 다른 글들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몰입을 가져온다. 조금은 통속적일지 모르지만 글의 흐름과 결말에서 조금은 이해할 것 같은 느낌, 그 느낌이 좋은 책 이라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