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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으로 슬라이딩 ㅣ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
도리 힐레스타드 버틀러 지음, 김선희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0년 5월
평점 :
언제부터인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안 된다고 하는 일에 더 이상 왜라는 질문을 하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서인가, 아님 그냥 피곤하고 지치기 실어서였을까. 이런 생각이 들 때면 청소년 성장소설을 찾는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소설은 언제나 어린 시절 부딪히고 깨지면서 배우던 나의 모습을 상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지금은 딸아이와 같이 읽지만 아이도 그런 마음을 간직하고 싶었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일지도 모르겠다.
포기하지 않는 소녀 조엘은 자신이 전학 온 학교에 여자 야구부가 없다는 것을 알고, 야구부를 만들어 달라는 자신의 주장을 열심히 그리고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하여 만들어 간다. 여자로 구성된 야구부를 만드는 일은 생각만큼 수월하지 않아 조엘은 이 과정에서 세상을 만나고 자신에 호의적인 사람들 만다고 적대적인 사람도 만난다. 각자의 사정으로 인하여 자신에게 동조하지 않는 친구를 끌어들일 줄도 알고, 자신을 지원해 줄 사람도 만들어 간다. 결과는 예상대로 멋진 경기를 이끌어 내고 그 기쁨을 만끽한다. 역시 청소년 소설의 마지막은 허무감 보다는 용기를 심어 주기에 어른들에게도 그런 용기를 전해 주는 맛이 있다.
일련의 여자 야구부를 만든다는 일은 세상에서 통념적으로 혹은 관습적으로 이해나 동조를 얻어내기 힘든 일이다. 우리의 일상도 이런 일이 다반사로 일어난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 혹은 조금은 관습에서 벗어나는 일을 할 수 있는 용기는 어쩌면 자신이 살아온 일생의 틀에서 벗어나는 일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일이 자신의 삶에 큰 행복을 준다는 것을 잊고 살아온 것에 대한 나 스스로에게 미안함은 어쩌면 현실이라는 것에 대한 두터운 장벽을 만나 많이 돌아가게 만들고 혹은 목적지에 다 다르지 못하게 만드는 것을 경험한다. 나는 다시 왜를 외쳐 본다. 왜 나는 내 자신에 충실하지 못한 변명거리를 찾아다닐까. 나에게 충실한 사람이 되겠다 그렇게 다짐하건만 매번 포기와 수긍을 일상으로 살아가는 걸까.
가상의 인물 조엘이 그래서 부러운 것 같다. 즐겁게 자신에게 다가오는 장벽을 넘어가는 예쁜 모습이 표지에 나타난 조엘의 꿈같은 행복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다. 책을 다 읽고 딸 아이에게 건네주었다. 조엘이 넘었던 벽을 우리 딸도 넘어가며 살아야 할 것 이기에, 세상을 만날 때 많이 두려워 하지 않고 수월하게 넘어가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