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빈리 일기
박용하 지음 / 사문난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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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일기가 세상에서 가장 정치적인 글이라고 한다. 책을 끝까지 다 읽었지만 정치적이라고 생각할 만한 어떤 구석을 찾지 못한 나에게는 다시 혹은 고민을 만들었다. 시인의 가슴에 자신의 일상을 정치적이라 말하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시인은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지만 작가의 인생의 시골의 일상은 도심에서 자라고 살고 있는 나에게는 그렇게 익숙한 삶은 아니다. 일어나고 싶을 때 일어나고 마음이 울적하거나 답답할 때 들판을 걸으며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낄 만큼의 여유도 없으며, 지인을 만나고 밤새워 술을 마시며 놀기에도 다음날의 일상의 무게는 지울 수 없었다. 어떤 면에서는 시인의 삶이 부러웠을 수도 있었다. 내가 아무 것도 하지 않고 보낸 4개월이 없었다면 말이다. 정말 마음을 비우고 편안하게 쉬어 보고 싶어서 지냈던 그 기간은 마음만큼 편안하지 않았다.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아무것도 할일이 없다는 것을 느꼈을 때의 기분은 좀 달랐다.




 시인은 자연과 벗을 주변에 두며 시를 쓰고 글을 읽고 이웃을 만나며 일상과 대화를 하는 것 같았다. 삶의 현실에 더욱 충실한 나로서는 시인의 생계를 어떻게 꾸려 나가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앞서지만 그렇게 살아가도 생계는 유지 되는 것 같아서 어쩌면 부럽기도 하다.




 오빈리의 일기는 나에게 정치적인 면을 보여주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다만 정치적이라는 말을 한 작가는 스스로 자신에게 정치적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자신의 일상을 스스로 자신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행위가 아니었을까 생각을 해본다. 스스로 위안을 받기위한 그리고 위로를 하기위한 행위.




 한 구절에 빠져서 좀 고민을 하였지만 오빈리의 일기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또 다는 사람의 기록이고 삶이다. 소설이 아닌 일기는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타인의 삶을 경험한 또 하나의 경험이 되어 남아 있을 것이다.  작가가 걷거나 뛸 때 살아있는 것을 느낀다는 오빈리의 들판에 나도 한 번 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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