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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셰스쿠 - 악마의 손에 키스를
에드워드 베르 지음, 유경찬 옮김 / 연암서가 / 2010년 4월
평점 :
악마의 손에 키스를 이란 제목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인지. [차우셰스쿠]에 대한 일대기를 저술하면서 저자는 왜 이런 부제를 가지고 왔을까? 독제자, 철권정치, 비밀경찰, 루마니아, 공개처형 등의 단어를 떠올리게 하는 차우셰스쿠의 일대기가 궁금해졌다. 아니 그의 일생에 그를 추종하고 그의 옆에서 그를 삭막한 단어가 떠오르게 할 만큼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아니 못했던 상황이 알고 싶어 졌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저자의 저술은 차우셰스쿠를 비난하거나 매도하지 않았다. 다만 인터부나 고증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차우셰스쿠를 비인간적인 지도자의 단면을 철저하게 보여 주었다 할 수 있겠다. 시대적 배경으로 보아 루마니아는 철저한 주변 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자신의 생존을 보호하는 차원에서 많은 강대국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었던 상황임에도 왕권의 폭정과 그의 판단에 따른 국민들의 궁핍함은 피할 수 없었던 것 같다. 시대적 상황 속에서 소련을 선택하고 공산주의의 길에 들어섰지만 그 역시 그들의 고민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하였다. 소련의 속국과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었던 상황에 차우셰스쿠가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간다. 소련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한 공산당의 입지가 굳어지게 되면서 국민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차우셰스쿠는 자신의 길을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 간다. 그렇게 자신에게 반대하는 인물들을 하나 둘 제거하기 시작하면서 차우셰스쿠는 루마니아의 통치의 기틀을 만들어 가고 국민들은 궁핍 속으로 빠져 들기 시작한다. 결국 차우셰스쿠의 독재는 국민들의 지지 하락과 반대세력의 등장을 가져오면서 비밀경찰이라는 호위조직을 결성하고, 더욱더 루마니아를 독재와 궁핍으로 몰아간다. 비밀경찰의 철권통치는 사람들의 입을 막았으며, 차우셰스쿠의 말이 법이 되어버리고 차우셰스쿠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기 위한 말들로 그 주변을 둘러 싸게 되면서 차우셰스쿠는 자신만의 세계에 갇히게 된다. 그 의미는 세상을 보는 눈을 가리고 자신의 편의에 따라 지배를 강화하고 자신의 비만을 겪으면서 국민들도 비만일 것이라는 오판으로 굶주린 국민들에게 다이어트를 강요하는 그런 우스운 상황까지 만들어 간다. 결과는 우리가 다 알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의 말로는 세상의 증오와 미움 그리고 질타로 둘러 쌓여 죽음으로 떠나게 된다.
그의 일대기는 사람이 어떻게 변할 수 있는가? 그리고 욕심이 어떤 결과를 만드는 가릉 말해 주고 있다. 루마니아의 속담인 ‘악마의 손에 키스를’이라는 부제는 차우셰스쿠의 부정을 알면서도 그의 손에 키스를 하는 주변 인물들을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악마와 손을 잡고 그의 손에 키스를 하면서 굴복하는 모습을 단편적으로 그려 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본다. 과연 우리는 악마의 손에 키스를 하고 있지 않을까? 그의 일대기는 내 모습을 돌아보게 한다. 사교육비가 문제가 있다라고 이야기 하지만 내 자식은 학원을 보내고 있는 모습, 직장이나 사회에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몇 번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조용히 묵묵히 모르는 척 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의 말미에는 섬뜩함이 드리워진다. 어쩌면 우리는 또 다른 차우셰스쿠를 만들고 있을 지도 모른다. 더욱더 자신의 생각이 옳다고 믿고 움직이는 사람을 만들고 있을지 모른다. 작은 오류 하나를 잡아내지 못하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만들어 내는 것처럼 우리는 사소한 것 하나를 무시하고 타협하면서 더 많은 희생을 필요로 하는 악마를 키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나의 마음속에서도 나의 집단에서도 우리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눈감는 일이 조금씩 줄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