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시체들의 연애
어맨더 필리파치 지음, 이주연 옮김 / 작가정신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소설은 작가가 만든 가상의 세계에서 놀다가 그 세계가 현실의 자신의 한 단면임을 느끼곤 깜짝 놀라 책을 다시 들여다보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자신의 생활은 언제나 만족할 만한 것이 아니기에 그러하기에 더욱더 자신에게 없는 그 무언가를 찾기 위해 집착하고 달려드는 모습을 보인다. 언제고 타인에 대한 호기심은 책을 잡아든 독자의 호기심 못지않게 흥분되고  떨리는 일이 될 것 같다.




소설은 억지스럽지 않고 무거운 소재를 다루지만 웃음을 자아내는 장면을 연상하게 만든다. 자신을 따라다니는 사람에게 자신이 얼마나 혐오스러운지를 이해하는 장면은 사람들에게 반대의 입장에선 사람을 이해하는 진중한 장면이지만 오히려 소설은 우스운 장면을 연상시키면서 무거움을 오히려 가벼움으로 대체 하려한다. 그렇다고 소설은 그저 황당한 사건의 연속이고 허무맹랑한 이야기만으로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가볍게 터치되는 상황이지만 내 스스로 느끼기에는 무거운 인생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욕망을 잃어버린 린, 무언가를 계속해서 떨구면서,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롤랑, 그리고 스토킹, 살인, 그리고 배반, 등을 다루고 있으면서 현대인들이 접하는 자신의 모습에 대한 그리고 자신을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고뇌와 정신적 나약함을 그려주고 있다. 자신에게 헌신적인 사람을 보면 호감을 가지지 못하는 인간의 본성에서부터, 멀리 하고 싶지만 멀어지지 않는 사람들, 창피한 장면을 노출하면서 쾌감을 얻는 사람은 일상에서의 일탈을 통한 순간적 흥분에 도취된 현대인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이러한 사람들을 지켜보는 전직 정신과 의사 래이는 제 삼자이면서 우리에게 자신의 삶을 관찰하는 관찰자 입장에서의 이야기를 던져준다. 모든 것을 알고 있지만 모르는 것처럼, 혹은 모르고 있지만 다 알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난 모든 사물에 열쇠가 있다는 사실이 좋아요. 그리고 그 열쇠들을 열어보는 것도 좋아하죠. 만약 내가 푸른 수염 백작의 아내였다면 난 바로 죽었을 거요. 분명히 그 아내들처럼 열지 말라는 방을 모두 열어서 그 안에 뭐가 있는지 봤을 테니까요

중략

하지만 막상 방을 열어보면 나오는 것들은 대부분 실망스럽다.  -Page 303




모든 방문을 열어서 그 집의 실체를 확인하듯 자신의 연인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것은 위험한 것 일 수도 있다. 소위 내숭이 필요하다는 말일지도 모르겠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예절은 그 마지막 숨겨놓은 방을 감추기 위한 행위일지 모르겠다. 서로의 마지막 방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는 죽음을 맞이할 지도 모르니 말이다. 지금 이 순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면, 그의 최고의 비밀을 알려고 하지 마라, 그 보다는 자신이 더 불행해 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




재미있게 가볍게 터치된 글 속에 많은 현대인의 고민과 번민을 같이 담고 있다. 더욱이 결말은 나의 상상을 더욱 깨트리고 있다. 분면 현대는 자신의 가면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며 사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의 가면을 나는 보지 못하고 마주 보며 미소 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의 가면만을 기억하고 싶다. 가면 뒤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우리의 삶이 그렇게 행복이라는 단어를 멀리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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