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 미술가들의 발칙한 저항
김영숙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현대 미술을 보고 있노라면 참 어렵기도 하지만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해가 되지 않으면 나만 시대에 뒤 떨어진 사람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분명 많은 사람들이 찬사를 보내는 작품임에도 나는 저 그림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왜 찬사를 보내는지 알 수 없기에 소속되지 못한 좌절감 같은 것을 느끼게 된다. 과연 나만 그럴까? 아마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현대미술은 자신의 의도를 찾아가게 만드는 작업과 사회성이 연결되어 있다는 저자의 말을 듣고 조금은 안심이 되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려고 애쓰는 화가의 감정은, 수 만 가지의 단어 속에서 함축적 의미를 가진 단어를 배열하는 시인의 고통과 다르지 않다. 그 시인이 표현하려는 단어를 알아가는 작업이 쉽지 않기에 그림 역시 화가가 만들어내고 표현하려는 의도를 알아가는 작업역시 쉽지 않은 것이 당연한 것처럼 느껴진다.
현대의 예술가들은 그들을 피해, 더 수수께끼 같은 심연을 향해 도망간다. 대중과 평론가들은 다시 그를 붙잡기 위해 달려간다. - Page 208
나만 그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의 안심과 개인의 가치를 그리고 아름다움을 표현하려는 현대 예술가들의 공감이 없다면 힘든 일이기 때문이리라. 변기를 올려놓고 예술작품이라 전시하는 미술관, 대변 통조림을 만들어 예술 작품이라 말하는 예술가, 이를 어떻게 이해 할 수 있단 말인가? 어떤 작품이 상상을 초월하는 가격에 경매가 되고 그 것이 왜 그런 가격을 받아야 하는지는 아무도 이해하기 힘든 상황에서 꼭 이해하려 했던 나의 욕심도 큰 좌절을 맛보게 한 고정 관념이었을 것 같다.
아마도 아이를 키우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아이가 처음 연필이나 크래용을 잡고 부모의 얼굴을 그려서 보여 주었을 때 느낌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는 무엇인지 이해 할 수 없는 그림이었다 하더라도 부모는 아이의 첫 그림을 보고 즐거워하며 공감하고 같이 느끼고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부모에게는 천만금을 준다고 해도 구할 수 없는 그림이지만 다른 이에게는 한낱 휴지에 불과한 그림 그럼에도 우리는 그 그림을 소중하게 보관하고 볼 때마다 미소 지으며 행복해 하는 이유가 아마도 현대 미술의 가치를 조장하는 이유와 비슷하지 않을까?
모든 것이 보편적으로 타당해야 인정받을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이해 할 수 있는 그 테두리 안에서만 편하게 살 수 있다. 이 사회는 집단적인 큰 이유를 위해 개인의 목소리는 죽일 줄 아는 인간이 찬양 받는다. - Page 204
저자의 말이 조금은 격해 보이기는 하나 예술가들 역시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세상에 내 보내면서 자신의 삶을 만들어가고 있다. 앤디워홀의 작품이 한국에서 전시가 된다고 한다. 나는 그의 그림의 가치를 잘 모르지만 그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 그를 만나면 된다는 편한 생각으로 그림을 접하고 싶다. 현대 미술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지는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