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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통화 전쟁의 서막 - 중국과 미국의 힘겨루기
장팅빈 지음, 차혜정 옮김, 김철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1월
평점 :
절판
내가 살고 있는 동네는 먹고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었다. 하지만 조금 더 풍족한 생활을 해 보겠다고 보리를 팔러 장에 나갔더니 쌀은 안주고 종이로 된 화폐를 주면서 이것으로 쌀을 사먹으란다. 그런데 이게 뭐예요 그랬더니 달러라고 하는 세계 공용 화폐인데 어디를 가든지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는 종이라고 알려준다. 그런가 보다 하고 쌀을 사러 갔다. 쌀을 파는 사람은 달러는 종이 쪼가리라 쌀을 줄 수없단다. 아니예요 조금 전에 제가 보리를 팔았을 때 이걸 주고 쌀을 사라고 했어요. 아무리 우겨 봐도 소용이 없다. 쌀 파는 가게 아저씨말이 그 보리를 사간사람이 돈을 만드는데 예전에는 그걸 좀 사용하기는 했는데 그 사람이 배고프다고 달러를 너무 많이 만들어서 몇 가마니를 가져와야 쌀 한말 정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다.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보리만 빼앗기고 조금 잘 먹어 보려던 꿈을 날려 버렸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이다. 중국은 아무래도 미국을 건드리고도 아무 문제가 없을 만큼 아니 미국과 맞설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있는 듯하다. ‘세계의 공장’이라는 멋진 타이틀로 돈을 거머쥐고 달려드는 세력에 맞설 수 있는 전쟁준비를 완벽하게 갖추고 있는 듯하다. 아니 완벽하지는 않지만 최소한 우리나라가 그랬던 것처럼 IMF의 칼날에 우리의 재산을 헐값에 넘기는 그런 일은 하지 않을 것 같아 보인다.
철저하게 중국을 위한 그리고 중화의 사상이 아직도 물신 남아있는 그런 경제서적이지만 부러움을 감출 수 없는 것은 저자만의 자신감일지는 모르지만 실물 경제를 쥐고 있는 중국의 생산물품과 풍부한 노동력이다. 힘없이 이리 휘둘리고 헤지 펀드(여기서는 핫머니로 표현됨)에 출렁거리는 우리나라의 경제지표가 한 없이 처량스러워 보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연이야 어떠하든 힘 있는 정책의 제안과 현실의 날카로운 분석 그리고 적절한 비유가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쉴 틈을 주지 않는 특이한 인문서이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일까?
저자가 말하는 서구 금융폭격에 자신의 재산을 보호하는 법은 개인부터 국가까지 올바로 알고 그 들과 대항하는 일이다. 금융구조가 취약한 나라일수록 환율의 절상을 피해야 하며 주식, 부동산의 국가 개입이 필요하고, 절대 국가의 재산이 외국으로 유출 되지 않도록 전 국가차원에서 막아보자는 이야기이다.
자주 이야기가 되는 것이 미국의 경제는 분명히 파탄의 길을 걸을 것이며(실물 경제를 바탕으로 하지 않고, 과한 소비가 불러오는 수급 불균형 때문에) 이로 인하여 무리수를 두게 될 지도 모른다는 가설과, 달러는 휴지조각에 불과하다는 가설이 존재한다. 개인이든 국가든 금본위 즉 변하지 않는 금의 가치를 중요시여기고 실물 화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것이 미국의 달러 변동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저자는 늑대와 양 그리고 코끼리라는 동물을 등장시켜 금융전쟁의 상황을 설명하고 있으며, 각 나라의 금 보유고를 예를 들어 환율의 변동에 대한 설명을 조리 있게 이어져 간다. 이 것이 중국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엘리트가 이런 글을 쓰고 읽는 독자와 함께 세계 금융강국으로 가기위한 방안으로 이야기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이 아닐 듯싶다.
서구의 경제학자들에게 사사 받은 경제 입안자가 아닌 자국의 이익과 자국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제학자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인민의 자산을 지키기 위한 금융정책이 우리에게도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인 것만은 틀림없기에 나는 이 책의 모은 중국을 한국으로 위안화를 원화로 읽어 내려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