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개미들의 즐거운 처세술

일개미의 반란 - 우리가 몰랐던 직장인을 위한 이솝우화
이솝.정진호 지음, 오금택 그림 / 21세기북스 / 2009년 11월

직장인들에게 상사란 성인군자를 앉혀 놓아도 맘에 드는 사람이 없을 것 같다. 누군들 자기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자유의지를 가지고 태어난 인간으로써 불의와 부당함을 보고 참아야 하는 것이 또한 직장인의 비애가 아닐까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직장에서 상사와의 갈등을 호소하며 이직을 전전하고 이직의 경험이 잦을수록 상사에 대한 원망과 불만은 더 쌓여가는 듯하다.

[일개미의 반란]은 제목만큼 직장인에게 힘을 전달하여 주지는 않는다. 명확하고 공명정대한 직장은 없으며 설사 있다 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변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일종의 생존 전략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인가?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인가?’하는 의문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강하기를 바라고 노력하고 준비하지만 강한 사람은 결국 자신의 상사라는 것을 깨닫는 순간 우리는 또 절망의 맛을 보게 될 지도 모른다.

직장인이 명심해야 하는 말들로 그리고 상황에 맞게 이솝우화를 예를 들어 설명하는 내용은 어느 처세술을 설명하는 책보다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일본 사람이 쓴 처세술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어 보았지만 이만큼 명쾌하게 우리 직장의 풍습을 명확하게 설명한 이야기는 없었던 듯싶다.

직장은 적응하는 곳이지 바꿔야 할 곳이 아니다 라는 말이 가슴속에 와 닿는다. 왜 이렇게 해야 하지 내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데 왜 다른 사람들은 가만히 있는 거야? 모두 바보들 아냐 하는 생각에 혼자 흥분되어 잠못 이루고 씩씩대던 날들의 기억과 겹쳐지면서 더욱 그 때의 상황이 젊은 혈기에 젖은 모습이 아니었나 생각해 본다.

회사를 그만 두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런 말을 꼭 기억해 두어야 할 것 같다. 옮긴 회사에서 10년 다니기가 지금 다니는 회사에서 정년퇴직하기보다 어렵단다. 지금 조금 참고 웃어넘기지 못하면 더 힘든 길로 접어들지 모를 것 같다. 하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이렇게 부당함이나 옳지 않은 일에 이용당한다는 생각이 들어도 참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판단은 자신이 하는 것이다. 뜬소문이나 다른 사람의 말만 믿고 행동에 옮기는 어리석음 보다는 Fact에 근거하여 자신의 판단을 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지도 모르겠다. 항상 직장인은 자존심과 생계를 걸고 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에 부딪히는 비일 비재한 일이 생기므로 개인의 생각과 현실을 분명하게 해야 할 것 같다. 많은 직장 내에서 행동방식 즉 처세술을 알려주지만 저자는 이와 같은 말로 책의 마무리를  한다.

스스로의 선택과 판단에 의해 행동하고 관계를 맺고 결정을 해야 바른 결정을 할 수 있으며, 결과에 대해 후회하지 않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다.  - Page 285

스스로의 행복의 가치기준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자신이 허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움직이고 행동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가족과의 시간을 중요하게 할 것 인가? 풍족한 급여에 만족하며 가족을 조금 멀리할 것인가와 같은 문제로 많은 고민을 하는 직장인들에게 자신의 판단과 행동에 스스로 짊어지고 가야할 셀러리맨들의 평생 숙제가 아닐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