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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 푸앵카레상을 향한 100년의 도전과 기이한 천재 수학자 이야기
조지 G. 슈피로 지음, 전대호 옮김, 김인강 감수 / 도솔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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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단일연결인 3차원 다양체는 구면과 같은 것인가?’ 몇 글자 되지 않는 이 문장이 푸앵카레추측이다. 1904년 푸앵카레는 논문에서 자신도 증명하지 못한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100년 동안 많은 수학자들은 이 질문이 참인지 거짓인지를 판단하기위한 증명을 시작하였고 그 증명은 정확히 100년 뒤 2003년 러시아 태생의 페렐만에 의해서 거짓이 아님이 증명되었다.
이 외에도 수학에서는 여러 수학자들의 증명이 뒷받침 되지 않은 가설들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증명을 해내고 사실임이 입증된 추측과 가설들이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페르마의 추측은 300년, 케플러 추측은 400년 만에 해결이 되었다고 한다. 이런 수학의 난제들을 증명하는 일에 많은 시간이 들고 그 것에 대한 검증 또한 몇 년에 걸쳐서 이루어지지만 이 시점에서 푸앵카레의 추측은 왜 세간의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일까? 단지 100년 넘게 풀지 못한 것에 대한 관심만은 아니었다. 이 문제를 풀어낸 페렐만은 수학의 노벨상이라 할 수 있는 필즈상을 수상하기를 거부하고 인터넷에 자신의 논문을 올리는 것에 만족하고 은둔 생활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에 대한 관심도 관심이지만 푸앵카레는 어떤 상상으로 후대의 수학자를 괴롭혔을까?
[푸앵카레가 묻고 페렐만이 답하다] 이 책은 페렐만이 증명해 내기까지 100년간 푸앵카레의 추측을 증명하고 노력해온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푸앵카레열은 20세기에 수많은 훌륭한 수학자들이 앓았던 병이다. 병자의 증상은 푸앵카레 추측을 증명하려는 노력에 심하게 몰두하여 수십 년 동안 유용한 연구를 거의 못하게 되는 것이다.” (177쪽) 저자의 말처럼 푸앵카레는 많은 수학자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으며 한편 많은 수학자들은 자신의 명성을 위해 혹은 호기심을 위하여 이 추측을 증명하는 일에 몰두하게 된다. “과학에서 최초 발견에 관한 논쟁은 악명이 높으며, 수학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하지만 과학계의 ‘승자독식’분위기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그 분위기는 사람들이 열심히 신속하게 연구하도록 만든다. ‘최초’가 되려는 압력이 없다면, 과학은 느긋하게 진보할 것이다.”(183쪽) 이런 이유인 것 같다. 과학이든 수학이든 최초로 푸앵카레의 추측을 증명해 보이고 논쟁을 버텨내고 그 명성을 얻으려는 많은 수학자들의 노력이 결국 페렐만에 의해서 마지막 꽃을 피우게 된 것이다.
수학을 그리 싫어하는 학문으로 여기며 살아온 것은 아니지만, 위상수학과 리치의 흐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없이는 이 책의 학문적 증명내용을 이해 하기는 조금 어렵다. 다만 그들이 조금씩 조금씩 자신들의 증명을 발전시켜 나가왔으며 자신의 이론에 대한 반론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혹은 반론에 반론을 제기하면서 이론적인 기초를 다지며 하나 하나 증명해 나갔다는 것은 글의 명백한 흐름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다. 수학적인 측면에서 특히 기하학이나 위상수학에 기본 지식이 없으면 한 장의 그림 설명도 없는 이 책으로 모든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이 된다.
푸앵카레의 추측을 증명하기 위하여 자신의 일생을 바쳤던 많은 사람들이 있다. 화이트 헤드에서 파파키리아 코풀로스, 슈트라서 다파포트 , RH빙, 모이즈 , 발렌틴 포에나두, 스메일 .... 그리고 페렐만 까지 저자는 그들의 삶과 그들의 업적을 하나 하나 나열하면서 그 인생과 수학적 업적을 이야기 하고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수학은 우리가 모르고 있을 뿐이지 인류의 역사를 만들어 가는 많은 위인들을 만들었고 그 위인들의 업적은 후세를 통해서 또 다른 가설과 가설을 증명하기 위한 또 다른 영웅들에 의해서 만들어 질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한줄 질문에 대한 100년의 역사는 사람들에게 절망과 좌절 혹은 환희와 희열을 안겨 주었다. 희열이 오기까지의 고통은 사람들의 발자취 속에서 누군가의 실행, 수학적으로는 증명을 통해서 만들어지며 잦은 오류와 번복 그리고 수정을 통하여 완전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으로 이루어진다. 수많은 수학자들의 열정과 치열한 논리 전개의 집요함은 우리 세상을 만들어 가는 밑거름으로 세상을 밝히는 힘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