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04
김시습 지음, 이지하 옮김 / 민음사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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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를 모르는 사람도, 김시습을 모르는 사람도 드물 듯 하다. 입시전쟁을 치른 대부분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무언지도 모르는 내용을 달달 외웠을 터이니..  나도 그중에 한사람이다.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금오신화를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다는 것 자체가 그 당시의 부담감은 엄청 났었던 것 같다.




금오신화라는 책을 만나게 되었다. 시험문제의 정답으로가 아니라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로 우리 선조의 풍류와 낭만이 가득 담긴 정말 이야기로의 금오신화를 만났다. 김시습이란 분의 약력을 책 첫 장에서 간략하게 접한다. 특이한 경력을 가진 신동이라 칭할 만한 분이었으나,  자기 주관이 확실 하신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금오신화는 한편의 소설이 아니네? 다섯 편의 소설이 모여져서 만들어진 한 권의 책이네, 이제야 알았다. 좀 부끄럽긴 하다. 책은 단편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과 우리 선조들의 사후세계나 귀신에 관한 이야기, 용궁까지 등장하는 우리 옛날이야기를 듣는 듯한 느낌이다. 아니 전설의 고향 이라고 할까? 구미호는 등장하지 않지만.




글을 읽으면서 글은 설명 반, 시가 반이다. 이와 어우러진 풍자와, 속에 담긴 뜻을 상대에게 전하여 주는 시, 그리고 그 시를 받아서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답이 되는 시, 이런 구성을 지니다 보니, 이야기 인 듯 시집인 듯 책장을 넘기는 속도는 매우 더디다. 시에 빠져 의미를 그려 보다간 한참을 생각하게 만든다.




조상들이 살아온 모습, 풍류와 낭만을 즐기는 모습이, 이 글에도 무던히 묻어난다. 여유와 절개를 지키는 모습 또한 예상 했던 대로 유교 사회의 단면을 보여 주는 듯 하고, 사후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도, 용궁도 믿었으리라 짐작한다.




김시습은 모든 주인공의 이름을 ‘생’ 으로 지었다. 이유가 있었을까? 왜 하필이면 ‘생’일까 궁금하지만 어디에도 그 이유는 알 수 없었다. 누가 좀 알려 주면 고마울 것 같다.




시와 이야기가 함께 어우러진 담백하고 우리정서에 맞는 글을 읽었다. 15세기에 지어진 것이겠지만 지금 책으로 펴낸 이유도 지금의 정서에 크게 다르지 않다. 귀신만 빼고...

다방면의 책 읽기를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약간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온 금오신화 아이가 입시 공부할 때 꼭 한번 읽어 보라고 권해야겠다. 제목만 외우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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