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첫 만남과 같다면 - 중국 고전 시와 사의 아름다움과 애수
안이루 지음, 심규호 옮김 / 에버리치홀딩스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제목도 특이하고 책의 두께도 상당하다. 무슨 내용일까? 중국 최고의 천재 작가라는 수식어와 함께 몇 명의 사인과 작품 수 몇 개라는 글자가 들어온다. 책 겉장의 작가 소개는 현재 25세라고 한다. 호기심이 발동한다. 읽기를 결심하여 본다.




이 책은 몇 편의 시와 저자가 생각하는 시를 지었을 때 역사적 상황과 작가의 생각을 현재 자신의 위치에서 생각하고 정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많은 중국의 시가 있겠지만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은 주로 사랑을 주제로 한 시들을 다루고 있다. 젊은 여성작가 이어서 그런지 한편의 시를 읽고 자신의 감정을 거침없이 드러내고, 시대적 배경에서 나타나는 불합리성에 대한 지적도 만만치 않게 표현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안이루라는 저자는 3000년 전 지어진 시부터 최근 청나라시대의 모든 시중, 사랑에 관련된 부분과 그 상황에서의 역사적 사실을 기록 한다는 점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젊은 작가의 역사적 해석은 많은 기존에 영역을 가지고 있는 학계에서 많은 지적과 비판이 있을 지도 모르겠다 라는 생각도 해본다.




글을 읽어나가면서 약간 아쉬운 점은 중국의 역사에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해서인지 역사적 시대적 배경설명에는 많은 부분 읽어 내려가는데 조금 생각을 하면서 읽어야 했고 시의 해설은 그의 언어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을 모르기 때문에 해석된 글을 읽어 내려  가면서 처음 지었던 작가의 의도와 느낌을 한번 걸쳐서 받아야 하기에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중국의 문자나  한자가 가지고 있는 많은 의미가 있어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할 것 같다 라는 생각도 들기도 한다.




아무래도 여성적 감성에서 써내려간 글이라 그런지 문장의 흐름과 시의 선택은 구절 마다 가슴에 남는 문장들이다. 34개의 단락으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 단락의 제목조차도 한번 읽어 보고 여러 번 생각 할 수 있는 그런 제목이다.




특히 기억에 남는 구절이 하나 있다면 “머리카락 함께 매듭져 부부가 되니, 두 사람의 사랑 의심치 않는다”  이는 소무의 시의 일부분인데 흉노족 사신으로 가게 되면서 그를 기다리는 부인을 위해 지었던 시의 일부입니다. 시의 전체는 부인과의 사랑을 의심치 않고 애절한 장부의 사랑을 노래하고 있으며, 자신이 떠난 후 쓸쓸해 할 부인을 위해 언제 돌아올지 모르지만 당신과 맺은 인연을 깊이 간직하고 그리워 한다는 내용이었다. 결국 19년 만에 돌아온 그에게 그의 부인은 기다리지 못하고 개가를 하였다는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시가 됩니다. 여기서 저자는 요즘 남자들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말합니다. 출장이나 여행갈 때 이런 편지나 시를 지어 주고 가는 남자들이 있냐고? 우리의 사랑과 애정은 점점 짧아지는 겨울 햇살처럼 날이 갈수록 점점 빨리 사라지는 것은 아닌지를 물어 보고 있네요.




젊은 작가는 옛 선인들의 시와 시대적 배경을 보면서 현재의 사랑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방법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가볍고 진중하지 못한 요즘 세상을 옛 시인의 글을 통해 그들의 애절하고 깊이 있는 사랑을 젊은 사람들에게 요구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 해 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3000년 동안 문자의 변화가 없었던 중국이 부럽습니다. 우리는 우리 선조의 글을 후손들이 쉽게 접하지 못하고 따로 공부를 해야 하는 그런 상황이 되었습니다. 선조의 시를 가지고 자신의 생각과 시대적 배경을 설명할 수 있는 20대가 나오기 힘든 상황이라는 것이죠. 우리 선조들의 시에도 절절한 사랑과 그 시대의 역사가 같이 숨어 있었을 것인데, 저희는 그 것을 접하기가 쉽지 않은 것 같네요.




중국 역사 속에서 사랑과 사람의 관계를 표현한 수려한 시와 그에 대한 젊은 작가의 생각이 잘 어우러진 글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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