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로마를 찾는 방문자들은 가장 먼저 테르미니역에 내리게 된다.
하늘길의 통로인 피우미치노공항(레오나르도다빈치 공항이라고도 불린다)으로 들어온 방문자들이나, 기차나 버스를 타고 북쪽에서 온 사람들이나 모두 테르미니에 모이게 되니 이 기차역은 로마의 현관이라 할 수 있다.  - P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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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걸어서 강을 건너다니!
하지만 그다지 이상할 것 없다. 그리스의 강은 우리나라 강처럼 그렇게 깊지도 넓지도 않다. 대부분의 그리스 강은 걸어서 건널 수 있을 만큼 좁고 얕다. 물도 별로 맑지 않다. 그리스 산들은 대부분 대리석 산이나 석회석 산인데, 그중 석회석 산의 석회 성분이 좁고 얕은 강으로 녹아들기 때문이다. - P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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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규는 가슴이 컥 막히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뒤집히는 혼란에 빠졌다. 그까짓 사탕을 얻어먹기 위해서 말 노릇을 하는 아이들의 비굴을 미워했고, 얻어맞고도 아무런 대항을 하지 못하는 비겁을 쥐어박고 싶었었다.
그러나 그런 행위가 모두 소작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라면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은 너무나 단순했던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끼어든 것이 아이들을 도운 게 아니라 오히려 나쁘게 만든 것이었다. - P108

정도규는 뜻밖에도 동회가 있으나마나가 되고, 향약이 아무 쓸모가 없게 된 것을 깨닫고 있었다. 그 깨달음과 함께 정도규는 새로운사실을 알아차렸다. 그건 다름 아니라 총독부의 무력지배가 우리의생활까지 얼마나 속속들이 파괴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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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태복의 가슴에서도 스콜이 내리고 있었다. 남들에게 보일 수없는 후회의 눈물이 가슴 가득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돈을 잃고나면 꼭 뒤따르는 후회였다. 그때 기분으로는 앞으로는 절대로 화투를 만지지 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스스로의 힘으로는 어찌할수 없도록 다시 도지는 그 이상야릇한 증상이 이제 두려웠다. - P78

그들은 방탄조끼에 철모를 쓰고 주차장으로 나갔다. 학교 운동장보다 서너 배는 넓은 터에 짐을 가득가득 실은 트럭들이 정연하게 줄 서 있었다. 그들은 헌병이 지키고 있는 무기고 앞에서 M16을지급받아 자기네 차에 오르기 시작했다. 운전수들이 방탄조끼 입는것보다 더 귀찮아하는 것이 총이었다. 총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일일이 지급받고 일을 끝내면서 반납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이었다. - P83

을가로질러 언제나 반쯤 열려 있는 판자대문을 빠져나갔다. 드나드는 여공들이 너무 많아 주인집에서는 문단속을 아예 포기해버렸다. 그런데도 도둑맞는 일은 한 번도 없었다. 도둑들도 가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는 여공들의 자취집이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는모양이었다. - P100

"아무리 딸라가 좋지만 그래도 우리 체면이란 게 있잖아. 술집에서 그 짓들 하는 그 기생관광인지 뭔지로 세상이 시끌시끌하잖아."
"참 웃기고 앉았어. 피 흘리고 죽어가면서 월남에서 딸라 벌어오는 건 괜찮고 여자들 기생관광으로 딸라 버는 건 왜 말썽이니? 알다가도 모르겠어." - P103

없는 목숨에 불을 붙여 분신자살을 했는지 알어? 그 사람은 자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들 노동자 전부를 위해서 죽은 거야. 너,
이 말 무슨 말인지 아니? 자기만 위하는 사람은 그렇게 죽지 못해.
여기 앉아 있는 우리들처럼 제 목숨이 아까워서. 그런데 그 사람은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이 사람다운 대접을 받으며 잘살게 하기 위해서 하나뿐인 자기 목숨을 내던져 불타 죽은 거야, 주 예수가 모든 인간들의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못박혀 죽은 것처럼. 그러니까그 사람은 우리 노동자들의 예수라구, 노동자들의 예수!" - P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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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즈음 정하섭은 심한 정신적 갈등을 겪고 있었다. 앞뒤를 분간하지 않는 아버지의 지나친치부욕 때문이었다. 해방이 되면서 어느 곳이나 다 그랬듯 벌교읍내도 일본인 재산을 서로 차지하려고일대 소란이 벌어졌다. 아버지가 바로 그 선봉장이 된 것이다. - P153

비난하고 욕했다. 그런데 아버지는 뻔뻔스러울 만큼 당당한 태도로 양조장 사장 행세를 했다. 정하섭은 부끄러움으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학교를 가는 것마저 싫어졌다. 아버지의 더러운 치부욕에 환멸을 느꼈고, 그 뻔뻔스러운 태도가 증오스러웠다. 아버지는아무런 노력 없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전답 재산만으로도 읍내에서 꼽히는 부자 축에 들었다.  - P154

적의 반격은 의외로 신속했다. 23일 아침부터 중심가를 향해 무차별 비행기 폭격을 감행하는것으로 반격을 개시했다. 지상군에 앞서 비행기 폭격이 감행되고있는 것은 미군의 본격적인 출동을 의미했다. 무고한 읍민들의 희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읍내전투를 피해 병력을 외곽으로 분산시키자는 결정이 내려졌다.  - P156

길을 걸어 선암사를 찾아다녔던 것이다. 조계산 자락에서 화전을일구어먹은 것도, 벌교땅에서 그나마뿌리내리고살게 된 것도 모두 선암사 부처님의 가피 덕이라는 것을 하대치에게 일깨웠다. 니기미, 부처님 가피를 받아서 그리 알량하게 사는구만. 씨펄눔의것, 고런 가피라면 떡 해놓고 빌어도 싫다. 점심도 쫄쫄 굶고 먼 길을 걷는 것만 싫어서 하대치는 속으로 상소리를 내질렀던 것이다. - P158

황홀한 빛의 기막힌 조화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저 빛의찬란함으로, 저 빛의 황홀함으로 공산혁명의 아침이 열리는 줄 알았었다. 햇덩이 같은 뜨거운 열기로 혁명의 힘이 폭발해서 반동의세력을 일거에 재로 태워 없애고 혁명의 새 천지가 이룩되리라고 믿었었다. 남조선의 지하조직이 깃발을 올린 그 절호의 기회에 북조선의 주력은 정작 무엇을 하고 있었단 말인가. 어둠을 이용한 후퇴,
그건 후퇴가 아니다. 야음을 틈탄 패주다. 굴욕스러운 패주다………. -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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