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경찰서에서 한 말이, 제놈 애비하고 과장님하고 의형제를 맺은 사이고, 그러니까 제놈은 과장님 양아들이라고 했다는 겁니다."
"저런 사기꾼을 봤나. 그래서 경찰서에서는 어떻게 했나?"
"어, 경찰서에서도 과장님과백 면장이 가까운 사이라는 건 다아는 처지고, 그 외눈깔도 헌병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고 해서 쌀을 약속대로 상인에게 넘겨주기로 하고 풀어주었다고 합니다."
"저런 멍청한 작자들이 있나. 어쨌거나 백종두 그놈부터 제명대로 못살고 죽으려고 환장을 했구만" - P4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대치 그 사람이 어르신네 소작을 부친 것도 아니고, 무신 은헤럴 입었다고 그리 발벗고 나섰는지, 참말로 몰를일이랑께요."
문 서방은 영문을 몰라 하고 있었다. 그건 염상진이 꾸민 완벽한연극이었다. 그러나 대사로 사용된 아버지의 행적까지 연극은 아니었다. 그건 있는 그대로였다. 남들과 똑같이 체포를 해가고, 인민재판에 회부하고, 부하를 시켜 발언하게 하고, 그리고 석방시키는과정을 거친 염상진의 의도는 결코 단순하지가 않았다. 공적인 목적과 사적인 정리(情理)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었다.  - P8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례로 지상에 둥지를 트는 새 대부분은 여우와 같은 포식자가 접근할 때 이른바 ‘주의 전환 과시 행동distraction display‘을 한다. 어미새는 한쪽 날개가 꺾인 양 몸짓을 하며여우를 둥지로부터 먼 곳으로 유인한다. 포식자는 쉽게 잡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 먹이를 따라 새끼가 있는 둥지에서 멀어진다. 마침내 어미새는 이 몸짓을 멈추고 공중으로 날아올라 여우의 습격을 피한다. 이 어미새는 자기 새끼의 생명은 구했으나 자기 자신을 위험한상태에 노출시킨다. - P53

진화는 자연선택을 거쳐 진행되고 자연선택은 ‘최적자the fittest‘의 차등적 생존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최적자‘란 최적인 개체일까, - P5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도미티아누스는 냉철하고 세심한 통치자일 뿐 아니라 전략적인 통찰력도 갖추고 있었지만, 그의 ‘아킬레스힘줄‘은 군단에서의 실전 경험이 없었다는 점이다. 군단에서 견습을 시작할 무렵에는 네로 황제가죽은 뒤에 일어난 내전으로 기회를 놓쳤다.  - P49

하지만 도미티아누스는 군무를 경험하지 않은 탓인지, 군단생활에 대한 동경이 남보다 훨씬 강했다. 게다가 자기한테는 군사적재능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다.
하지만 ‘게르마니아 방벽‘ 건설을 착상하고 실행한 공적은 인정할수 있어도, 다키아 전쟁을 보면 그에게 군사적 재능이 없는 것은 한눈에 알 수 있다. - P50

전쟁 재개를 염두에 두고 만반의 준비를 지휘했다. 네로 황제 시대의명장 코르불로는 "로마군은 곡괭이로 이긴다"고 말했다. 로마군에는공병대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군단병 전원이 토목기사이자 인부이기도 했다. - P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친구들이 제 글을 제법 퍼나르는데, 처음에는 ‘내가 그들의 마음을 읽는구나‘라고 생각할 뻔했어요. 가만히 보니 길지 않기 때문이라는 생각을요즘 많이 합니다. - P223

‘요즘 젊은이들의 문해력이 떨어졌어‘라고 이야기하는 대다수는 기성세대인데요. 과거의 눈으로 내린 평가라고 봅니다. 요즘은 정보의 파편을 모아서 하나의 상으로 완성할수 있는데, 예전에는 책처럼 잘 짜인 완성본을 읽어야 제대로 봤다고 여겼잖아요. 선생님 말씀을 듣고 떠오른 생각인데요. 젊은 세대의 접근이 백과사전식이라고 했을 때, 정보를 조각조각 취합하는 중간중간에 생각을 여는 스파가 튀면서,자기 생각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 P223

"모든 게 편집이다"라고 말합니다. 상당히 의미 있는말이에요. 지금 인터넷을 뒤지는 젊은 세대는 스스로 편집합니다. 기성세대는 명저 한 권을 붙들고 흡수했죠. ‘이 대가가이렇게 이야기하시는구나‘라면서 쭉 읽고, ‘다 이해했어‘ 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이해했다는 건 그분의 말씀을 받아들였다는 거죠. 젊은 세대는 스스로 여러 정보를 검색해 나름대로 취사선택하고, ‘뭐 이래? 말도 안 되는 소리 아니야?‘라고판단도 하면서 그 화면은 닫고 다음 걸 읽죠. 자기가 편집을합니다. 저는 그 방식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 P2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