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대치 그 사람이 어르신네 소작을 부친 것도 아니고, 무신 은헤럴 입었다고 그리 발벗고 나섰는지, 참말로 몰를일이랑께요."
문 서방은 영문을 몰라 하고 있었다. 그건 염상진이 꾸민 완벽한연극이었다. 그러나 대사로 사용된 아버지의 행적까지 연극은 아니었다. 그건 있는 그대로였다. 남들과 똑같이 체포를 해가고, 인민재판에 회부하고, 부하를 시켜 발언하게 하고, 그리고 석방시키는과정을 거친 염상진의 의도는 결코 단순하지가 않았다. 공적인 목적과 사적인 정리(情理)가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이었다. - P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