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빅터 - 17년 동안 바보로 살았던 멘사 회장의 이야기
호아킴 데 포사다 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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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하나 있었다. 주변의 아이들과는 많이 다르게 엉뚱한 녀석이라 컴퓨터를 켜라는(on) 선생님의 말씀을 열라는(open) 걸로 듣고 분해에 도전하는, 시원시원하게 말도 잘 하지 못하여 더듬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아이큐테스트를 받게 된다. 173이라는 엄청난 결과(140정도면 천재소리를 듣는다)가 나왔지만 아이를 모자란 녀석으로 여기던 선생님은 선입견에 사로잡혀 보고싶은대로 73이라 보고 결과지에 옮겨적는 실수를 하고 만다. 그렇게 17년간을 자신을 돌고래와 동급이요, 저능아로 알고 허드렛일을 하며 보낸 아이가 있었다. 꾸며낸 이야기 같은가? 이 이야기는 멘사의 회장이었던 빅터 세리브리아코프가 실제로 겪은 일이다.

 

이 이야기를 가지고 <마시멜로 이야기>로 잘 알려져있는 호아킴 데 포사다가 글을 썼다. 자기 자신을 믿는 마음과 의지를 잃지 않으면 반드시 일어서게 된다는 메세지를 담아서 말이다. [포기, 세상에서 가장 쉬운 선택]이라는 12장의 소제목은 지금 내 손전화의 배경화면이다.

 

사람은 생각의 동물이다. 천재도 스스로를 바보라 생각하면 자동차 정비소에서 콜라 사오는 심부름이나 하게 되고 미인도 못난이 소리를 자꾸 듣게 되면 외모 컴플렉스에 사로잡혀 자신의 행복을 사치라 여기게 된다.

 

빅터가 제대로 평가받길 바라며 길지 않은 글을 허겁지겁 읽었다. 이야기와 작가의 의도는 너무나 쉬이 읽혔는데... 저절로 아들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져... 신랑과 통화를 하는데 목이 메었다.

 

아이를 염려해서라고 말하며 제한하는 일들, 울컥하는 마음으로 쏟아낸 가시 돋친 말들이 아이를 패배의식에 사로잡히게 한 것 같아 미안하고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좋은 책을 읽었으니 나 자신도 더 좋은 엄마가 될 수 있다 믿고, 아들에게도... 잘 하고 있다, 잘 할 수 있다, 스스로를 믿어라... 거듭 말해주고싶다. 바보였던 그 천재도 세상의 모든 이들이 그러길 바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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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마쓰를 만나러 갑니다 - 나를 위로하는 일본 소도시 일본에서 한 달 살기 시리즈 1
이예은 지음 / 세나북스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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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고 여행간 것이 언제인지... 세상의 모든 탈 것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나지만 배는 더더욱 못타겠다. 고로 여행은 비행기를 타고 가야한다. 여기저기 가보고 싶은 곳이 많은데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가도 (건강 상의 이유로!) 후회할 것 같고, 안가자니 또 다른 종류의 후회에 사로잡힐 것 같아 나를 몹시도 애타게 하는 나라다.

 

둘째도 이제 겨우 6개월, 어리디 어린 인생을 살아가는 중이라 이 녀석과 조금 더 큰 녀석도 떼어놓고 갈 수 있을만큼 때가 차면 당장이라도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은데... 아쉬운 맘을 달래려 오늘도 우선 책에 코를 박는다.

 

 

<다카마쓰를 만나러 갑니다>. 홍콩과 서울, 도쿄에서 청춘을 보냈다는 작가의 소개글 첫 줄부터 배가 아팠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프롤로그에서 '도시'라는 병에 걸린 것만 같다는 그녀의 자가진단에 이내 납득하게 됐다.

 

 

 

 

 

 

도시가 지긋지긋해서 생긴 병이라면 당연히 자연에 가서 낫기를 기다려야한다. 그래서 그녀는 몸과 마음이 시키는대로 일본의 43개 현 중 가장 작은 가가와현의 다카마쓰에서 한 달을 지냈다. 그리고 이 책을 펴냈다.

 

돌아서면 배가 고픈 수유부는 맛있는 이야기만을 기대하고 펼쳤는데 설탕과자와 치킨, 우동 얘기들이 잠깐 나오는가 싶더니 미술, 건축, 문학에 걸쳐 예술적인 치료를 권한다. 급기야 걸으라고 워킹테라피까지!!!

 

골고루 배우고 익히며 즐기게 된, 그야말로 안목을 갖춘 멋진 작가가 사진과 글을 맛깔나게 찍고 배열해두었다. 마련해둔대로 챙겨먹으면 몹시도 든든할 것 같은 여행 세트메뉴다. 이야기에 나온 장소들의 주소며, 가는 법, 전화번호, 비흡연자는 피해야할 자리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 세심함 또한 잊지 않았으니 훗날 일본의 도시 맛 좀 본 후 캐리어에 챙겨 가이드북 대신 들고 다녀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그때쯤이면 나도 먹을거리에 쏟는 애정만큼 예술에도 홀려있으려나? 과한 기대와 떠나고 싶은 욕망을 다독이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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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홍차 - 내 마음 곁의 홍차
김홍차 지음 / 시간의숲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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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홍차>. 이 작은 그림책과 더불어 다시 홍차앓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아가씨 때는 녹차를 살이 빠진다 하여 즐겨 마셨는데 어린 것이 제일 몸을 챙긴다는 야유를 들었고, 2호 입덧 때는 커피만 마시면 속이 울렁여 못마시던 것을 이제는 낳고 달달하게 마시는데 새벽 5시까지도 저를 깨어있게 하던 커피 속 카페인이 이제는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듯 합니다.

 

 

홍차! 첫 만남은 만화책에서였지요. 지금은 조금.. 쓰기도 부끄럽지만 홍차가 담긴 잔에 달빛을 담으면 왕자가 나타났든가요... 낯설기만 하던 아쌈, 다즐링 등의 왕자 이름이 홍차의 종류라는 것도 그 때 알았어요.

 

 

맛을 본 것은 신혼 때! 신랑이 가져온 딜마 세트 덕분이었지요. 익숙한 페퍼민트에서부터 카라멜 향이 나는 홍차까지 다양했어요. 색에 홀려 로즈힙과 히비스커스가 함께 담겼다는 홍차를 맛보았을 때의 충격이란!!!

 

 

커피전문점이 수두룩한 시대를 살아가느라 홍차가 주는 위안을 잊고 살았는데 작은 그림책 속 작가가 조용히 말을 건넵니다. 가끔 차를 마시며 사는 것이 삶 속 불행을 조금 걷어낸다고요. 좀 더 행복해질 수 있으니 어서 한 잔 끓여 마시라고 말입니다.

 

 

 

 

 

 

 

 

사실 어린 이 녀석 때문에 카페 가는 것도 힘들어요. 그러니 당분간은 이른바 홈카페에서 홍차를 즐겨볼 예정입니다. 소녀에게는 홍차가 너무 자극적일테니 공기를 담아 장난감 식기에 건네고 눈요기로 오빠의 플라스틱 케이크를 더불어 내고요.

 

 

저는 김홍차 작가의 <마음은 홍차> 그 어여쁜 그림을 다과 삼아 맛있게, 사진 속 어여쁜 찻잔은 가끔 꺼내 쓰고 커다란 머그에 뜨거운 물 보충해가며 열심히 홀짝이렵니다.

 

 

작가가 책에 상황마다 즐기면 좋을 여러 브랜드의 홍차들을 소개해 놓았는데 저도 좀 장만해야겠어요. 따뜻한 날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즐기면 더 좋겠지요. 생각만 해도 좋습니다. 어여쁜 그림책 <마음은 홍차>도 참 사랑스러우니 꼭 한 번 들여다보세요.

 

 

아, 제가 고른 오늘의 차는 복숭아향 홍차에요. 한 모금씩 마시며 딸래미 이유식 먹이는데 스스로가 좀 멋지게 느껴지더라고요. 함께 즐겨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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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보르와 너저분 벌레 세계숲 그림책 9
노에미 파바르 지음, 명혜권 옮김 / 소원나무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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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ㅎ 오랜만에 인사드리는 책읽맘 콰과과광입니다 ㅎ 아드리 방학을 당해(!) 정신 없이 살았어도 책은 손에서 놓지 않고 있었어요 ㅎ 그래서 저는 잇님들께 소개해드릴 좋은 책이 늘 준비되어 있다니께요 ㅋ 

오늘의 책 제목은... 소원나무에서 나온 <티보르와 너저분 벌레>고요 ㅎ 책의 첫 페이지를 보자마자 저도 장아빠도 ㅋ 아드리 방과의 싱크로율에 빵터졌어요 ㅋ

 

 

 

 

 

저희 아이 방만 이런 가요? 글을 쓰는 지금도... 티보르의 방처럼 어마어마한 크기는 아니라서 무수한 장난감들이 아드리의 도로 매트위에 깔려 있어요 ㅎ

아들의 방을 보고 티보르의 아빠가 한 말씀 하시지요 ㅎ "방이 이게 뭐야? 너저분해서 벌레 기어 나오겠다."

아빠의 말을 잘못 듣고 티보르는 방에 너저분 벌레가 있다고 생각해요 ㅎ

 

 

 

 

 

어디서나 "청소 다 했다!"라는 말만 들리면 그 방의 깨끗함을 망가뜨리러 출동!할 수 있게 고성능 안테나를 탑재한, 팔 많고 사납게 생긴 너저분 벌레를요.

"네 방에도 이 너저분 벌레가 사는 것 같지?" 라고 물었더니 너무나 정직한 이제 여섯 살 아드리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 하는 거냐고 벌레가 그런 거 아니고 자기가 어지럽힌 거라고 당당하게 이야기하네요. 아쉽게도 순진하고 귀여운 아드리는 사라졌어요 ㅋ 

심지어 너저분 벌레는 혼자 일하지 않는다고 상상의 나래를 펴는 티보르!!! 동업자로 지명된 갖고 놀고 싶어 안달나는 장난감을 숨겨주는 식충이 빨래더미는 제 맘을 울렸고요 ㅎ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을 즐겨 훔치는 퍼즐 도둑은 아빠의 맘을, 맨발만 기다렸다가 밟혀 비명을 뽑아내는 블록은 아드리를 낄낄거리게 만들었어요 ㅎ 블록 좋아하는 자녀들을 두신 잇님들은 그 아픔 다 아시죠?!! ㅋㅋ

너저분 벌레를 열심히 상상하느라 바쁜 티보르를 아빠가 방해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하는 청소라고 이를 갈며 방을 치우죠. 그리고... 부모님이 잠드시기를 기다렸다가... 침대 밑 비밀 통로로 악의 화신! 너저분 벌레를 잡으러 갑니다.

아가들이 참 흥미진진하게 느낄 부분들이니... 안보여드립니다 ㅎ 아드리는 제가 소개해드리는 책마다 늘 그렇지만 자기 전 늘 아빠랑 5-6권씩 읽고 자는 책 목록에 <티보르와 너저분 벌레>를 기쁘게 끼워 넣었어요 ㅋ 그런 책이 아니면 소개를 안한다니께요 ㅋ

 

 

 

 

 

그리고 마침내 만나게 된 너저분 벌레의 정체도... 안알려드릴 거에요 ㅋ 직접 살펴보세요 ㅋ

엉뚱함에 있어 강적인 티보르와 티보르의 강력한 적, 너저분 벌레가 궁금하신 분들은 온라인 서점으로 고고하세요!!!

저는 또 올게요!!! 기대해주세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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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단계로 쉽게 동물 그리기 - 초보자도 그릴 수 있는 75가지 동물 드로잉 10단계로 쉽게 그리기
헤더 킬고어 지음, 이유민 옮김 / EJONG(이종문화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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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는 그림을 제법 그린다고 생각했다. 학교 다닐 때부터 미술 실기 점수는 늘 좋았고 아드리가 태어난 뒤 뽀로로나 이런저런 단순한 캐릭터들을 따라 그려주면 어리고 뭘 잘 모르는 녀석인지라 좋아해줘서 이대로도(?) 괜찮을 거라 안심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드리가 변했다.건방지게 자꾸 지적질이다. 한글을 가르쳐놨더니 애미의 글씨가 정자가 아니라 야단을 쳤고 뒤이어 그림 지적을 했다. 오기가 생겼다. 그림 공부를 해야겠다고 결심, 헤더 킬고어의 <10단계로 쉽게 동물 그리기>를 장만했다.

 

 

 

 

 

 

 

무려 75가지의 (작가의 말을 빌리면) 아름다운 동물 그림이 소개되어 있는데 연필을 사용해 작가를 따라 그리고 지우개질을 열심히 한 뒤, 색칠까지 권하고 있다.

땅 위에 사는 동물들, 물 속에 사는 동물들, 숲과 농장, 가정에 사는 동물들의 순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내게는 가장 먼저 펭귄이 만만해 보였 귀여웠다.

이전에는 지우개를 전혀 쓰지 않고 단번에 그리는 조금은 시건방진 그림이었다면 <10단계로 쉽게 동물 그리기>에서 배우는 그림은 공을 많이 들인 그림이라는 느낌이다.

 

 

 

 

 

 

왜 때문인지 색칠하고 나니 여자 펭귄이 되어버렸지만 노력을 들여 그림을 그리고 색칠을 하니 애착이 생겨 몹시 맘에 든다.

 

 

 

 

 

 

10단계만 거치면 동물이 완성된다고 생각하니 특유의 자만심이 고개를 쳐들어 금수의 왕에 바로 도전하였으나 결과는 기이한 생명체의 탄생! 그래도 여섯 살 인생이 사자인 줄 (다행히) 알아채줬으니 망작은 아닌 걸로 ㅎ 좀 더 동글거리고 쉬운 아이들로 연습해가며 기술을 연마해야겠다. 동물 좀 그리는 엄마 소리 듣고 싶은 이들에게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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