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제로 라이프 - 나와 세상을 바꾸는 삶
실비 드룰랑 지음, 장 부르기뇽 그림, 이나래 옮김 / 북스힐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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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사진 한 장을 같이 올리려고 어플을 켰다. 아까 카메라도 꺼져 버리더니 어플도 안된다. 네이버 카페 어플만 업뎃되고 나서 안된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3년 넘게 쓴 손전화와 이별해야하는가 싶어 덜컥 겁이 난다. 사실 고민하다 바꾸려고 최신 기종은 아니어도 새 폰으로 바꿔볼까 잠깐 생각도 했고 모델을 골라 신랑에게 이야기도 했었다. 하지만 “제로 카라비스투유”란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 중이라는 벨기에의 그녀, 실비 드룰랑의 책 <<쓰레기 제로 라이프>>를 읽다가 마음을 바꿨다.

 

 

 

 

(GSM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으나) 휴대전화 한 대를 제작하는 데 무려 75kg의 쓰레기가 만들어진다니! 해장국 한 그릇을 포장해오는데 쓰이는 플라스틱 용기를 줄여보겠다고 장바구니에 덜그럭 덜그럭 냄비 넣고 어설프게 다닐 일이 아니었다. 지구를 위한 삶을 살고 싶다고 해놓고 75kg의 쓰레기를 또 투척하다니, 안될 일이다 싶었고... 버틸 때까지 버텨봐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벨기에의 작가인지라 우리 나라의 사정과는 맞지 않는 내용이 제법 많았지만 그럼에도 그녀가 먼저 실천하고 여전히 여러 사람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충분히, 잘 전달된 듯 싶다. 우리는 지구를 지켜야 하는 사람들이니 무분별하게 소비하며 쓰레기를 만들기 위해 살지 말고 소유가 아닌 존재에 집중하며 거절하고 줄이고 재사용하고 재활용하는, 바르게 썩히는... 똑똑이로 살자! 

 

실제로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책에 담긴 정보의 양이 어마어마하다. 한국 버전으로 나온 책이 있을지 찾아보고 좀 더 현명한 행동가로 바뀔 필요를 느꼈다. 아무쪼록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읽고 숲에 난 불을 끄려 작은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을 부지런히 했던 벌새처럼 한 걸음이라도 지구를 위한 걸음을 같이 걸었으면 좋겠다. 나는 더 많이, 바쁘게 걷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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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을 찾아서 - 프린스 에드워드 아일랜드 여행
양국희 지음 / 쿠키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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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이 지칠 대로 지친 날에 도착했다. 양국희 작가님의 메모와 더불어 <<빨강머리 앤을 찾아서>> 이 책이. 어느 카페에선 앤이라고 닉네임까지 정했는데 부끄럽게도, 캐나다 동쪽 끝 작은 섬에 어린 시절 내 소중한 빨강머리 그녀의 그린 게이블즈가 정말로 존재한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작가님을 따라 코로나로 언제 탈 수 있을지 모르게 된 비행기도 타고, 면허가 없으니 작가님이 운전하시는 차를 얻어 타고(?) 유령의 숲을 지나 내 친구의 초록 지붕 집을 방문했다. 작가님과 함께 매튜 아저씨의 작은 마차와 헛간을 구경하고 초록 지붕 집으로 입성! 꽃무늬 벽지의 응접실, 다이닝룸, 매튜 아저씨의 방까지 쭉~ 살핀 후 도착한 부엌에서 문제의 산딸기 시럽과 까막까치밥 와인도 비교해보고 ㅎ 드디어 내 친구의 방에 올라갔다!

 

 

 

 

아... 만화에서 보고 책을 읽을 땐 상상했던... 그 풍경이... 눈과 마음에 선하다. 빨강머리 앤을 모두에게 소개한 루시 모드 몽고메리와 관련된 여러 장소들도 양국희 가이드님(!)처럼 다 둘러보고 싶어졌다! 그래서 책을 읽다말고 신랑에게 국제면허증이 있냐고, 언젠가 코로나 백신이 나와 해외 여행이 가능해지면 같이 프린스 에드워드 섬에 가자고... 진심을 듬뿍 담아 말을 건네는데 눈물이 났다.

내 친구 앤은 역시 대단하다. 어린 시절의 그녀만 생각해도 어른이 된 내가 위로를 받는다. 그녀를 사랑하는 이들의 글과 그림이 주는 위안도 엄청나다. 아직은 갈 수 없으니 작가님의 여행 가방 안에 들어있었다는 마쓰모토 유코의 <<빨간 머리 앤이 빨간 머리 앤에게>>를 주문해야겠다. 그 책엔 사진이 가득하다니 양국희 작가님의 그림과 함께 보며 미래의 여정을 계획해봐야겠다. 그날이 어서 빨리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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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기괴괴 : 성형수 기기괴괴
오성대 글.그림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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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 읽으면 더위를 잊게 만들 만큼 싸늘하고 밤에는 못읽을 만큼 시원한 오성대 작가의 기기괴괴, 세번째 이야기 “성형수” 편을 만났다.

중국에서는 영화화하기로 결정된 기기괴괴 레전드 에피소드, 성형수! 물과 섞어 온몸에 사용가능한데 맘에 안드는 부분을 20분 정도만 담궈두면 근육과 살의 성질이 바껴 찰흙처럼 주무를 수 있게 된다.

 

평소 외모 콤플렉스가 심각했던 여주인공 예지는 광고를 보고 성형수를 주문한다. 얼굴을 시작으로 전신 성형에 성공한 예지는 남자도 만나고 제 2의 인생을 시작하는 듯 하지만... 본래의 식습관을 버리지는 못하여 쉽게 살이 찌고 그러면 다시 성형수에 몸을 담궈 불필요한 살을 뜯어내는 악순환의 삶을 반복한다. 그러다 온몸이 녹아내려... 부모님의 살을 성형수로 이식 받는데...

다음의 내용이 궁금하다면 직접 확인하시길. 500페이지가 가까운 책의 내용 중 189페이지가 성형수 에피소드인데 뻔한 멘트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고 참고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나의 예상은 하나도 맞지 않았다.

성형수 다음으로 Lex Talionis, 귀신 잡기, 제이스의 펜, 상자 키우기, 도난 등의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정말 기기괴괴(奇奇怪怪), 기이하고 괴상한 것이 이 여름에 딱 맞는 책이었다. 오성대 작가는 자신의 얼굴 그림과 더불어 책 앞날개에 ‘기괴한 만화를 그리지만 그렇게 기괴한 사람은 아니라고’ 자신에 대하여 썼지만 한국의 이토 준지라고 불리는 그가 나는 몹시 기괴하고 천재적이라 생각한다. 더하여 한국에 이런 작가가 있어 자랑스럽다. 이 더위가 지긋지긋하다면 같이 읽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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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좀 빌려줄래? - 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
그랜트 스나이더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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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수 없는 책 읽기의 즐거움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책을 만났다. 그랜트 스나이더의 <<책 좀 빌려줄래?>> .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이미 서재에 읽은 것, 안 읽은 것(!) 포함한 책이 차고 넘칠텐데 ㅎ 제목이 너무나 도전적이다. 하지만 나쁘지 않다. 되려 반가울 정도다. 나 역시 이사 후 꽂을 자리가 없어 눈물로 책들을 내보내놓고 호시탐탐 신간을 노리고, 분리수거된 버려진 책들을 탐욕스럽게 훑는 것이 취미인 사람이니까.

 

실제적인 이동 없이, 한 자리에 앉아서 세상을 벗어나게 해주는 또 어디로든 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책읽기를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굳이 어디 안가도 되겠는 마음인가? 복잡하고 심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책 속 세계로 도피하는 것도 격하게 추천한다. 호흡조차 힘들 때 생명을 연장해줬다는 책에 대한 간증(!)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푹신한 소파 위에서라면 더욱 편안하게 읽을 수 있겠지만 허접한 그물 침대, 비좁은 다락방, 흔들거리는 버스 안에서라도 괜찮다. 그저 오래... 책 속 구절들을 보고 음미할 수 있을 최소한의 공간과 빛만 허락된다면 어디든...

 

 

책에 관한 열렬한 사랑고백으로 가득한 <<책 좀 빌려줄래?>>를 읽으며 내내 좋았다. 점점 많은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비보를 접하게 되는 시대에, 홀로 외로운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에 기뻤고 마음이 든든해졌다. 책! 단 한 글자만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도 가슴이 뜨거워지는 사람들이 나 말고도 많구나 싶어, 또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의 즐거운 비명이 귓가에 들리는 듯하여 행복했다.

그래도 책 읽기가 영 씁쓸하고 쓸쓸한 당신이라면 이 책 장려 만화 <<책 좀 빌려줄래?>> 먼저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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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밥상
박중곤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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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달고, 고소하고, 기름진 것를 좋아하는 인간의 그 ‘입’이 문제다. 그리고 영특한 척하는 그들의 생각과 얕은꾀가 문제다. 그 바람에 현대인은 저마다 꿀통 속에 빠진 곤충 신세가 됐다. 인간 곤충은 달콤한 맛에 도취해 아직도 꿀통 속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러는 사이 발은 점점 더 꿀 속으로 질펀하게 빠져 들어간다. 꿀이 죽음의 뻘밭으로 돌변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 (245쪽)

 

 

 

 

세상에 무해한 사람이 되고 싶어 “제로 웨이스트”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한 작가의 책을 보고 플라스틱으로 된 반찬 그릇을 모조리 버렸다. 어린 것들이 쉬이 물어뜯는 칫솔을 비롯한 주변에 가득한 플라스틱 덕분에 어린아이도 제외 없이 일 년에 플라스틱을 카드 한 장 크기만큼 먹게 된다는 이야기가 너무나 크게 다가와서였다.

조금씩 노력하면 괜찮겠지...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바른건강연구소의 박중곤 소장이 쓴 <<종말의 밥상>>을 읽고나서는 조급증이 들기 시작했다.

박소장은 끊임없이... 공산품이나 다름없는 농산품이 수상하다고, 인간의 입맛에 맞춰 씨앗까지 사라지게 만드는 품종개량이 오만하다고, 구워 먹는 놈(브로일러) - 튀겨 먹는 놈(프라이어) - 알을 낳는 놈(레이어) 등 철저히 산업적 시각으로 다루어지는 닭, 소, 물고기들을 대하는 인간의 방식이 섬뜩하다고 말한다.

그런 것들로 채워진 우리의 밥상이 혼돈 그 자체라고, 코로나19도 결국 식욕을 주체하지 못해 터진 사태라고 소리친다. 멈추지 않으면 밥상에서부터 인류 종말이 찾아올 것이라고 종말의 밥상을 생명의 밥상으로 바꿔야 할 의무와 책임이 독자에게 있다고 말한다.

고맙게도 여러 대안들까지 책에는 제시되어 있었다. 동물복지와 식물복지, 제철에 거둔 농수산물 섭취, 오색오미 밥상 등... 조금 불편할 수 있지만 감수해야 겠다는 강박이 들 정도로 <<종말의 밥상>> 은 충격적인 정보들로 가득했다. 책의 내용을 온 국민과 나누고 싶다. 제발, 함께 읽자. 같이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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