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손수건, 포포피포 철학하는 아이 8
디디에 레비 지음, 장 바티스트 부르주아 그림, 김주경 옮김, 이보연 해설 / 이마주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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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친정엄마 되시는 임여사님께서 내가 가장 기막히게 했다는 거짓말은 두 살 차이 나는 남동생과 떨어져 있기 싫어서? 혹은 어린 녀석을 유치원이라는 사회에 차마 홀로 내보낼 수 없어서? 쌍으로 등원과 등교를 하지 않았던 8살 때 일이다.

결석하고 갔던 곳은 큰아버지께서 운영하시던 고물상!!! 그곳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ㅎ 산처럼 쌓인 고철과 고물들을 고사리 손 두 개로 야무지게 파헤치다 보면 제법 쓸만한 장난감들이 나왔다. 지금도 가서 놀면 보물을 발견할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오전 10시도 안된 시간에 고물상에 온 남매를 보고 큰아버지께서는 "학교 다녀왔니?"라고 물어보셨음이 당연할 것이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엄마에게 알려졌을 것이 또 불보 듯 뻔하다. 임여사님께서 말씀하시길, 학교를 다녀온 척 저녁마다 엎드려서 숙제를 하고 있으니... 가장이나 다름 없이 열일하시느라 바쁘셨던 엄마는 깜빡 속아넘어가실 수 밖에 없으셨다고!!!

 

 

 

 

 

<<거짓말 손수건, 포포피포>> 에는 신기한 마술 도구 같은 손수건 한 장을 손에 넣어 행복했던 소년 클로비가 나온다. 손수건의 능력을 알아차리게 된 건 엄마가 아끼시는 하마 도자기를 공놀이하다 깨트리면서부터다. 부서진 조각들을 손수건에 싸두었을 뿐인데 몇 시간이 지난 뒤 그 조각들은 손수건의 무늬로 바뀌어버린다.

단점이 하나 있다면 먹기 싫어 싸두었던 껍질콩만큼, 보기 싫은 시험점수를 지워버린 것만큼 손수건이 점점 더 커진다는 것?!?

목도리만큼만 커졌어도 좋았을텐데 손수건이 너~무 커져버려서 클로비는 침대도 뺏기고, 학교-도서관-수영장 할 것 없이 포포피포와 동행하게 된다. 생각만해도 숨막히는 기이한 동거랄까?

이마주에서 나온 철학하는 아이 시리즈 중 하나인 포포피포는 잘못을 인정하는 용기, 스스로에게 솔직하고 떳떳한 태도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39개월 우리 꼬꼬마는 아직 악의적인 목적을 가진 거짓말은 할 수 없는 미숙한 어린애지만, 조금 더 자라 포포피포가 갖고 싶어질 때쯤 책을 읽고 손수건 한 장보다 용기를 선택하는 씩씩한 어린이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아이가 어떻게 포포피포의 구속으로부터 벗어날지는 책을 들어 확인해보시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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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렀거라! 왕딱지 나가신다 - 전통 놀이 이야기 노란우산 전통문화 그림책 2
김홍신.임영주 글, 권영묵 그림 / 노란우산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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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눈두덩이가 포동포동한 아드리와 딱지 놀이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눠본 콰과과광입니다 :) 저도 사실 딱지는 접을 줄 몰라서 동네 오빠들이 하는 걸 구경이나 해봤지... 저는 왜 뜯어내는 동그란 딱지 있죠? 그 세대거든요 ㅋㅋ 책에 나오는 딱지보다는 좀 더 진화된 세대, 신세대랄까요 ㅋ 엑스 세대니 오렌지족이니 ㅋ 그런 말 나올 때 살았네요 제가;;; 예, 카페 프로필에 삼십대 중반이라고 나오는 거 보고 충격먹었을만큼 이제 나이를 제법 먹은 저입니다 ㅎ

 

 

 

 

 

 

아까 말씀드린 눈두덩이가 뽀송뽀송한 아이입니다 ㅋ 요새 좀 형식적으로 사진을 찍혀서 맘에 안들... ㅋ

 

 

 

 

 

지금까지 노란우산 출판사에서 나온 전통문화 그림책은 총 다섯 권! 김홍신 선생님과 임영주 박사님의 공동 작품인 거 아시나요?!? 얼마 전에 라디오 프로그램인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김홍신 선생님 인터뷰하면서 신간 <<맷돌, 어이가 없네>>부터 <<우리 아이가 없어졌어요>>, <<물렀거라! 왕딱지 나가신다>>, <<우리 옷, 고운 옷 한복이 좋아요>>, <<추석에도 세배할래요>>까지 다 김현정 앵커가 주르륵 읊어주자마자 ㅎ 전국의 지각 있는 어른들이 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를 마구 검색, 구입하셨다는 것 노란우산 출판사 대표님 통해 전해들었네요 ㅎ

 

http://blog.naver.com/sonokwang/220994466494

 

 

1권 <<우리 아이가 없어졌어요>>에 대한 저의 후기는 여기 있구요~

 

http://blog.naver.com/sonokwang/220995216954

 

 

가장 최근에 나온 <<맷돌, 어이가 없네>>를 가장 빠르게 읽고 쓴 후기는 여기 있으니께요 ㅎ 안 읽어보신 분들이나 ㅎ 오늘 후기를 보고 관심이 생기신 분들은 꼭 읽어보시고 인터넷서점 가서 세트로다가 장만하시길 바랍니다 ㅎ 이제 리뷰 시작할게요!!!! 팔로, 팔로미에요 ㅋ

 

 

 

 

 

때는 맴맴~ 매미가 우는 무더운 여름!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밭일 하러 나가시고 혼자 마루에 누워 게임기를 그리는 아이는 한울이라고 합니다 ㅎ 딱 요새 아이들 같죠? 게임기나 장난감, 특히 핸드폰!!! 있어야 시간을 소비할 수 있는 아이들요... 39개월 꼬꼬마도 예외는 아닌지라 좀 씁쓸해지는 첫 장이었어요;;

 

 

 

 

제가 씁쓸한 입맛을 다시고 있던 그 때! 저희집 꼬꼬마 눈에는 익숙한 무언가가 확 들어왔대요 ㅋ 다름 아닌 옥!수!수! 저도 예전에 해남 할머니댁 가면 옥수수가 저렇게 싸잡아서(!) 묶여있었는데 말이죠 ㅋ 그래도 초가집까지는 아니었는데 ㅋ 전통문화 그림책 속 할머니댁 답게 정말 전형적인 옛날 집의 모습이에요

 

 

 

 

 

아쉬운대로 그림책 속 할아버지, 할머니, 한울이와 더불어 애미가 만들어준 종이 옥수수를 뜯어 봅니다 ㅋ 어쩔 수 없어요 ㅋ 저희 동네는 월요일, 목요일에만 장이 서니께요 ㅋ 금요일에는 죽었다 깨어나도 실물 옥수수는 먹을 수 없답니다;;;

 

 

 

 

암튼 우리 서울아이(!) 한울이는 간식을 배불리 먹고요 ㅎ 효자손으로 등을 긁으시던 할아버지께서 달력을 뜯어  정성껏 접어주신 딱지들을 가지고, 동네아이들이 잔뜩 모여있는 공터로 향합니다 ㅎ 남자아이들이 딱지를 하는 옆에서 여학생들이 공기놀이와 고무줄 놀이를 신명나게 하고 있네요 ㅎ

저는 흙바닥에서는 공기놀이를 해본 적이 없지만 초등학교... 저 다닐 때는 국민학교였죠 ㅎ 초와 걸레로 광을 내던 나뭇바닥이라 손에 가시가 자꾸 박혔던 기억이 납니다 ㅎ 저희 때는 남자아이들도 제법 공깃돌 좀 까부르고 그랬는데 요새 아이들은 어떤지 모르겠어요 ㅎ

 

 

 

 

 가위, 바위, 보로 누가 먼저 공격할지를 정해요 요새 가위, 바위, 보를 즐겨하는 아드리랑 저도 한 번 해봐요 ㅎ 제가 아가씨 때 30여명 가까이 모인 사람 중에 계속 진 최후의 1인이 된 적이 있어서 가위바위보를 즐겨하진 않지만 아드리를 위해서라면 져도 뭐...

 

 

 

 

하지만 초보 딱지꾼에게는 시련이었을 겁니다 ㅎ 골목대장 준이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거든요 ㅎ 게다가 딱지 규칙에도 정통한 녀석이니 일반 딱지(?)는 물론 왕딱지까지 안녕~안녕~ 떠나버렸어요 OTL

 

 

 

 

김홍신 선생님의 북트레일러 영상 속 말씀이 떠올라요 예전에는 한울이와 시골 친구들처럼 장난감을 만들어 갖고 놀면서 "창의력"이 길러졌다구요...  한울이는 속상함을 비롯한 상실감도 느꼈겠지만 준이의 "배려"를 통해 베푸는 너그러움도 배웠을 거에요..

이런 전통놀이(두 싸나이들의 우정이 생겨나는 장면에서도 뒷편의 아이들이 어찌 노는지 놓치지 말고 보세요!!! 굴렁쇠 보니 88올림픽 청년이 또 떠오르는 저는 어쩔 수 없는 삼십대 중반 아줌마에요 ㅋ)가 할아버지 세대나 아버지 세대에서 아들 세대로 이렇게 그림책으로나마 전해지면 다시금 아이들은 놓치지 말아야할 가치들을 배울 수 있지 않을까요?!?

놀이가 창의성을 개발하는 통로이 듯, 노란우산의 전통문화 그림책들이 세대를 아울러 소통하게 하는 귀한 통로일 수 있다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아요!!!

 

 

 

 

 

아, 이 친구들 여름을 끝내주게 즐기네요 ㅎ 저도 물놀이 좀 하고 싶고, 한 번도 못 써 본 토란잎 우산 좀 쓰고 비 좀 맞아보고 싶네요 ㅎ 할머니 표 찐 옥수수와 감자, 옥수수도 냠냠 와사삭 소리 내며 뜯고 싶구요 ㅎㅎ

이번에 소개해드린 책 어떠셨어요?!? 저는 재밌었어요 ㅎ 추억 돋는 시간, 이대로 헤어지기는 아쉬우니까 임영주 박사님의 동시 옮겨드리며 글을 맺습니다 ㅎ

딱지치기 재밌어

임영주

딱지 든 손 번쩍 올려
딱지를 내리치면
바닥에 있던 딱지
딱 한 번에 들어맞고
홀라당 뒤집히네
내가 이겼다
내 딱지야

다시 한 번 번쩍 올려
딱지를 내리치면
바닥에 버티던 왕딱지
홀라당 뒤집히겠지
딱~
어라 꿈쩍도 않는
왕딱지

딱, 뒤집히고
딱, 꼼짝 않고
딱, 딱지치기
정말 재밌어

 

 

노란우산 책들이 다 훌륭하지만 특히 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는 아름다우니까요 ㅎ 사다 쟁이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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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모리스 컬러링북
빅토리아 앤드 앨버트 미술관 지음, 조경실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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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모리스... 그저 벽지나 직물의 디자인을 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네이버 백과사전 속 곱슬머리 털보 아저씨는 공예가이자, 시인, 사상가이기도 하단다. 좀 더 곱상하게 생긴 미남자든가 꼬장꼬장하게 생긴 어르신일 줄 알았는데 ㅎ 좀 의외다.

표지를 장식한 참 고운 패턴에, 저렇게 우아하면서 힘 있는 도안을 색칠하면 나의 내면도 조금쯤은 잔잔해지고 고요해지겠구나.. 하는 기대가 있었다.

 

 

 

 

 

 

"한때 가장 가까이에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던 이런 자연의 형태야말로 아름다움으로 보나 친밀함으로 보나 우리의 목적에 가장 적합한 소재들이다"


윌리엄 모리스의 말이 딱 들어맞게 한 장, 한 장 참 고맙고 예쁘다 ㅎ 부디 나의 뇌리에도 그에게 끝 없는 영감을 허락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박히길 ㅎ

 

 

 

 

 

 

 

내 인생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던 두 남자가 쌍으로 내 맘을 시끌시끌하고도 어지럽게 만들던 날에, 아드리를 재워놓고 홀로 책상 앞에 앉았다.

디자인의 색과 완성품의 색을 정확히 일치시키려고 몹시도 집요하게 벽지 인쇄 담당자들을 괴롭혔던 윌리엄 모리스 씨가 봤다면 기함할만한 색 선정과 도구들이지만 내 맘 속의 타는 듯한 울화를 달래려면 사인펜이 제 격이지 싶었다. 다이소에서 2천원 주고 산 어린이 전용 사인펜이면 어떠랴 내 맘 하나만 제대로 다스려도 천하가 나의 것일텐데 말이다...

 

 

 

 

 

털복숭이 윌리엄 모리스 아저씨의 위대함을 새삼 느꼈던, 동시에 나는 평범한 사람임이 틀림 없구나 하는 생각도 절실했던 시간! 하지만 미술관에 걸려있던 예술작품이 이런 컬러링북으로 일반인(!)에게도 다가오니 삶이 좀 특별하게 윤택해지는 느낌!

예술은 멀리 있지 않다! 그저 책 한 권만 사도 내 방으로 예술이 이사오나니! 그대들이여 서점으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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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아틀라스 HELLO ATLAS - 126개의 언어로 만나는 전 세계 인사말
벤 핸디코트 지음, 케나드 박 그림, 윤제원 옮김 / 봄나무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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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드리에게 133개국을 선물한 엄마, 콰과과광입니다 ㅎ 무슨 소리냐구요 ㅋ

 

 

 

 

 

 

 이 책 얘기랍니다ㅎ

아드리와 제가 살고 있는 아시아는 물론, 유럽, 남아메리카, 북•중앙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남극까지 7개의 대륙을 여행하며 126개 언어와 특징, 역사를 살필 수 있는 좋은 책이에요 ㅎ

 

 

 

 

책이 아들만큼 커요 ㅋ 세계를 담았는데 더 커도 뭐ㅋ 운반은 어렵겠지만 괜찮다는 생각은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까막눈 꼬꼬마도 열심히 그리고 자꾸 들여다볼만큼 매력적이에요 같이 좀 살펴보실래요?

 

 

 

 

 

 

참... 제가 봐도 참 다양한 인종과 나라들, 언어들이 있네요 ㅎ 너무 늦게 나온 이 책이 야속한 느낌적인 느낌이에요 ㅋㅋ 게다가 이 책의 강점이 또 있으니... 바로.... 

 

 

 

 

 

 

 

어플이 있어요!!! 큐알코드 인식시켜서 다운 받아 봅니다 ㅎ 한글로 "헬로 아틀라스"라고 치면 안나와요 ㅋ hello atlas나, the hello atlas 이렇게 영어로 치셔야 나온답니다 ㅎ

 

 

 

 

 

 

 

 

-_-;;; 아이폰 7+에 깔면 자꾸 중국어버전으로 깔려요;; 아이폰 5에 깔면 영문 버전으로 나오길래 중국어는 당최 모르겠어서 ㅎ 그걸로 쥐어줬네요 ㅎ 게다가 이 어플 한 번 다운받으면 비행기 모드에서도 구동이 되니까요 ㅎ 데이터도 안들고 아가들 어학 공부(너무 거창한가요 ㅋ) 시키기에도 좋을 것 같아요 ㅎ

 

 

 

 

 

 

 

대륙 선택하고 나라 선택해서 아드리가 신나게 누른 화살표 누르면 상황이 바뀌구요 ㅎ 제가 누른 하단의 붉은색을 누르면 네이티브 스피커 발음이 흘러나옵니다 ㅎ 신기하죠? 좋은 세상이에요 ㅋ


 

 

 

 

 

한국 대표는 옥균이에요 ㅎ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아이들이 많이 나오니 한복이었음 더 좋았을텐데 ㅎ (목 부분이 묘한?) 태권도복이네요 ㅎ

옥균이 위로 중국 아이인 펑 보이시죠 ㅎ 안녕하세는 [니 하오] 만나서 반가워요는 [헨 가오싱 런시 니] 내 이름은 펑이에요는 [워 쟈오 펑]이래요 ㅎ


 

 

 

 

한국 아이부터 만나게 해주면 아드리가 더 관심가질 것 같아 들려줬더니 ㅋ 애미 동영상 찍는 건 전혀 개의치않고 머리를 들 생각도 없이 코를 박고 있어요 ㅋ

 

 

 

 

 

"절대 놓치지 않을 거에요" 라고 하는 것 같은 아드리의 모습! 아들 없을 때는 세계 지도에 약한 애미도 열심히 들여다보고 여행계획을 세우게 만들어주는 멋진 책! 세계가 한층 더 가까워지고 있는 요즘, 우리 꼬꼬마들에게 (책에 나오지 않은) 무수한 나라들이 있고, 언어가 또 다양하다는 점을 단번에 깨닫게 해줄 책이 바로 헬로 아틀라스에요 ㅎ

좀 더 넓은 세상을 품을 수 있게 같이 도와줘요, 우리 ㅎ 책 한 권이면 가능하다니까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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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보이는 이발소 - 제155회 나오키상 수상작
오기와라 히로시 지음, 김난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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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에 대한 아련한 기억을 어루만지는 기적"


일본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두 개 중 하나인 나오키상을 수상한 (다른 하나는 순수문학에 수여되는 아쿠타가와상, 나오키상은 대중 작가의 통속소설에 수여돼요!) 오기와라 히로시의 소설을 만났다.

혹자는 잔잔하다 말했고, 혹자는 너무 뻔한 이야기라 하더라. 내게 일본소설은 가장 읽기 편한 이야기, 가장 즐겨 읽는 이야기 (특히 연애소설!), 오기와라 히로시의 단편소설 역시 그런 일본 소설답게 내게 단순한 즐거움과 감동을 주었다.

가족이란 관계가 소설과 몹시 닮아있다. 소설이 가족의 이야기를 담았으니 글이 가족을 닮은 것인가? (웃음)

 첫 번째 이야기 "성인식"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열다섯 살에 교통사고로 죽은 딸 스즈네를 그리는 중년의 부부가 딸 대신 성인식에 참여하며 제대로 된 작별을 도모하는 이야기

"언젠가 왔던 길"은 딸 교코가 결코 친밀했다 말할 수 없는 사이였던 엄마의 늙음을 바라보며 자라지 못한 어린시절의 자기 자신을 어루만지는 이야기

"바다가 보이는 이발소"는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아들을 아들이라 부르지 못하는 두 사람이 거울을 통해 같은 곳 - 바다 - 을 바라보며 아버지인 남자의 한 평생을 독자가 같이 듣게 되는 이야기

"멀리서 온 편지"는 쇼코가 첫 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인 남편과의 불화로 친정에 가 있는 동안 시간을 초월한 문자를 받으면서 자신의 사랑을 돌아보는 이야기

"하늘은 오늘도 스카이"는 영어단어를 몹시 사랑하는초등학교 3학년인 아카네가 쉬, 시, 시(she, see, sea) - 그녀는 바다를 본다는 문장에 꽂혀 가출한 이야기

마지막 이야기인 "때가 없는 시계"도 아버지의 유품인 고가의 시계를 수리하러 갔다가 수집하고 있는 시계 하나하나에 가족의 역사를 담고 있는 영보당 노인의 가족 이야기와 자기의 가족 이야기를 교차하며 들려주는 이야기

각각의 이야기가 결국,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 같다. 다르면 다른대로, 비슷하다면 또 비슷한대로 괜시리 울컥하게 되는 "가족"이란 이름의 울림...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는 그런 관계가 또 어디있을까... 사건, 사고가 많은 요즘 치고 박기 쉬운 지척의 그네들을 좀 더 사랑으로 보듬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좋은 소설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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