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스토리 - 뇌는 어떻게 감정과 의식을 만들어낼까?
수전 그린필드 지음, 정병선 옮김, 김종성 감수 / 지호 / 2004년 8월
평점 :
품절


품절된 책을 이제야 읽어서. 우리나라에 15년 전 번역된 책이지만 풍부한 통찰과 구체적인 과학적 지식이 좋았네요. 다만 번역자가 이 방면 전문지식이 부족한 것 같아요. 노르아드레날린을 노라들레날린이라고 번역하거나, 무슨 맥락인지 아무리 읽어도 모르겠는 부분 여러 군데 거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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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움직이는 근본적인 힘은 무엇일까요? 나의 스토리, 특히 부모로서 내 스토리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가 자녀를 키울 때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것, 아이를 통해서 반드시 복구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경우, 이런 복구 프로그램을 돌리는 대상이 바로 첫째아이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와 첫째아이와의 관계가 복잡합니다. 첫째아이는 자녀가 아니라 '확장된 나'이기도 하죠. 이 아이는 내가 좌절한 데서 좌절하면 안 되고 내가 무시당한 데서 무시당하면 안 됩니다. 내가 결핍된 것을 이 아이는 채워줘야 합니다. - 32p, 엄마가 늘 여기 있을게, by 권경인

 

 

 

 

 

 

 

 

첫 장부터 한 문단 한 문단 읽어나갈 때마다 자신을 돌아보고 나는 어땠지 라고 묻게 하는 책은 참으로 심란하지만 값지다. 코알라에게 무엇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을까, 무엇을 강요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다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가장 못 참는 감정은 억울함이지 라는 생각으로 옮겨간다. 그리고 그 억울함 뒤에는 늘 잘 하고 있어 라는 말을 듣고 싶어하는 깊숙한 소망을 느끼게 된다. 어릴 때 엄마가 늘 했던 "잘 했지만 더 해야 해."가 아닌 "이 작업을 참 잘 했네, 충분해." 라는 말을, "넌 더 잘할 능력이 있어, 최선을 다해야지." 가 아닌 "정말 많이 했구나, 그런 네가 자랑스럽네." 라는 말을. 그리고 엄마의 말들은 내 마음 속에 깊숙히 내면화 되어

 

나 역시 내 자신 뿐 아니라 딸인 코알라에게 비슷한 잣대를 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코알라는 종종 방어적이 된다, 이만하면 잘 했잖아! 라고 소리도 친다. 

 

최선이라, 꼭 그렇게 살 필요가 있을까.

이만하면 열심히 사는데 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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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인류라는 종은 생각보다 빨리 멸종하리라고 내심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아마 지구를 지배했던 곤충이나 공룡, 다른 종들이 세대를 이어온 기간보다 훨씬 빨리 멸종할 것 같다.

 

특히

금요일 저녁에서 토요일 아침,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가면서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내가 버리는 플라스틱, 비닐류를 보면 너무 죄스럽고 한숨이 나온다.

바쁜 일이 있다가 한가해질 무렵 집안을 발칵 뒤집어서 정리할 때도 유사한 생각을 한다.

 

인간은 어느 누구 때문도 아닌 본인들 때문에 멸종할 것이다. 아니면

그 전에 엄청나게 발전할 과학 기술을 가지고 다른 별에 확장하여 괴롭히러 가든지.

 

 

  뉴 필로소퍼 2018년 3호의 주제는 "인생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 이다.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그런 의미를 찾기 위해서 몸부림 치는, 그 의미 부여가 없을 때의 공허감과 허무감을 매우 힘들어 하는 호모 사피엔스 종은 참으로 특이하다.

 

2호의 주제는 "상품화된 세계 속의 인간" 이다. 스스로 멸망의 길로 가면서 신나하는 우리 모습은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창간호의 주제는 "너무 많은 접속의 시대" 였다.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는 직업을 가진 나는, 좀 소진된 듯하다. 알라딘 서재의 소통도 크게 흥미가 없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내가 저 책들을 읽은 것 같지만, 창간호를 구매하고서 아직도 읽어야지 싶은 마음에 거실 한쪽에 있다.

그런데 2호와 3호를 또 구매해야 할 것 같다. 참 이상하다. 진짜 궁금하고 읽고 싶은데, 요즘은 왜이리 책에 손이 안 갈까. 엄청나게 몰입하고 에너지를 다 쓰면 갑자기 확 질려하고 이후 다시 엄청나게 몰입하는 패턴인.... 나는 성실하고 꾸준한 사람을 보면 늘 부러웠다. 이제는 그냥 내 기질이 그래, 하고 받아들인다, 크게 열등감 없이. 이제 슬슬 책을 읽을 시간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보라, 오랜만에 알라딘 서재질을 하고 있잖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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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집에 현재 화원 수준으로 식물이 그득하다. 사실대로 말하면 식물과 책으로 그득하다.

 

1. 옆지기가 화초를 더 사면 이번에 나오는 보너스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새로 구매한 책은 잘 발견하지 못한다.)

 

2. 옆지기는 최근 부산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고, 주말마다 집에 오기 힘들어서 금주는 안 온다고 한다.

 

3. 집에 있는 떡깔 고무나무가 죽어버렸는데, 다시 한 번 키우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하다.

 

4. 이번 주말이 옆지기 모르게 화초를 구매할 수 있는 적기다.

 

5. 온라인으로 식물을 구매하다 보니 함께 배송 가능한 선인장이 정말 예뻐서 몇 개 추가해 버렸다.

 

6. 금요일 정오, 옆지기에게 문자를 넣었다, 오늘 오지 못하는 거지?

 

7. 옆지기 왈, 아니 가려고 하는데, 문자.

 

8. 멘붕.

 

9. 금요일 밤 12시에 도착한 옆지기에게 식물 주문과 내일 도착한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혼났다. 그러나

떡깔나무와 선인장을 결국 득템했고, 다시는 화초를 사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보너스도 이번에는 준다고 한다. 아하하.

 

추신.

내가 운동하러 간 사이에 택배가 도착하여 옆지기가 받았다. 그리고 옆지기가 산악자전거로 운동 간 사이에 나는 택배를 개봉하여 현재 있는 화분들 사이에 교묘하게 배치했다. 현재 옆지기는 떡깔나무 하나만 산 줄 알고 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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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요정 2018-08-11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묘하십니다. ㅎㅎㅎ저도 옆지기가 책을 더 살거면 책을 꽂아 둘 공간을 확보하라고 합니다ㅜㅜ 더 큰 집은 비싸...ㅂ니다ㅠㅠ

마녀고양이 2018-08-11 15:39   좋아요 0 | URL
책 꽂을 공간이 저도 부족하여, 딸아이의 베란다를 학구적인 분위기로 꾸미는 척 하면서 제 책의 일부를 옮겼답니다. ㅠㅠ. 자우림의 김윤아는 만화책이 4000권이라서 집을 늘렸다는데, 그럴 돈은 없으니....
 

방금 뙤약볕 아래 높이 자란 풀들 사이에 화분 하나가 보인다.

원주인은 여기에 놓아두면 살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내에서 자라던 난에게는 무리한 요구다.

화단 안쪽에 있으니 잘 눈에 띄지도 않는다.

얼마나 여기 있었던 걸까.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모양을 잡아주기 위한 끈을 보니 돌봄도 받던 녀석 같은데. 살아남은 두 촉을 남겨두고 깨끗하게 잘라낸 후 완전히 말라버린 뿌리를 버리고 마석을 채웠다. 영양제를 뿌리고 물에 담근다. 살아나기를.

 

 

이 산세베리아는 지난 토요일에 재활용 쓰레기장에 버려진 아이다. 좋은 화분에 제법 싱싱하고 크게 자란 녀석들인지라 누군가 데려가겠지 생각했다. 우리집에는 더이상 자리도 없고.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도 새주인이 나타나지 않는다. 결국 수요일인 그제 밤에 데려와서 다듬고 분갈이 흙을 채우고 영양 알갱이도 올려주었다. 온통 먼지투성이라서 열심히 닦아내고. 친정에 사진을 찍어 보내어 가져가겠냐고 물으니, 이미 있는 하나로 충분하고 하신다. 결국 우리집의 산세베리아 화분은 세 개로 늘어났다. ㅎㅎ, 예쁘긴 하다.

 

 

이 주 전에는 다른 화단에서 정말 멋진 녹보수가 화분에 심긴 채 버려져서 시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한참 망설이다가 데려오기로 결정하고 바구니 모양의 카트를 끌고 가는 도중에 우연히 왼쪽 다른 화단에서 뿌리채 뽑혀 나뒹굴고 있는 사진 속의 고무나무를 보았다. 에공. 결국 이 녀석도 카트에 담고 녹보수 화분도 카트에 담고 돌아왔다. 부랴부랴 집의 빈 화분에 있는 흙은 다 모아서 녀석을 심는데, 원주인 집에서 햇볕이 드는 한쪽 방향만 따라서 한참을 성장한데다 가지치기를 한 번도 안 했는지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운데다 너무 잎들이 무성하여 균형을 잡을 수 없다. 중간 이파리들을 솎아 주고 겨우겨우 지지대 세 개를 세우고 지탱하는데, 제법 매력이 있다. 이 주가 지난 지금 제일 윗 부분은 우리 집의 햇볕을 찾아서 반대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새 이파리를 펼칠 준비를 한다.

 

 

 

이 아이들도 하나하나 주어와서 주어 온 화분과 새 흙에 심어주었더니 너무 잘 자란다.

참으로 이상한 일은 내가 직접 화원에서 구매한 녀석들보다 이렇게 주어 온 녀석들, 시들고 죽어가고 가지가 말라가던 녀석들이 우리 집에서 더 열심히 살아간다. 새로운 이파리가 나오고 쑥쑥 자라거나 꽃이 피면 마음이 행복하다. 정이 간다.

 

며칠 전에 참 기쁜 일이 있었다.

15년을 넘게 키우던 킹 벤자민이 지난 겨울 베란다의 한파에 얼었다. 어느 날 잎이 우수수 떨어지는데 손 쓸 틈이 없었다. 그리고 봄이 되어도 이파리가 나지 않았고, 볼 때마다 슬프고 우울했다. 인터넷 정보를 찾아 보니 일 년 있다가 기적적으로 다시 살아난 녀석도 있다 하길래 버리지 않고 볼 때마다 쓰다듬어 주었다. 옆 화분에 심었던 시계초와 나팔꽃 덩굴이 메마른 벤자민 가지를 타고 올라가며 꽃을 피운다. 그래서 몰랐다. 월요일에 보니, 벤자민 큰 줄기의 옆구리에 새 이파리들이 터져 나와 있는 것을. 그동안 녀석은 살아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고, 얼어버린 가지 윗부분 대신 아직은 푸르른 빛이 남아있는 아랫 줄기 어딘가를 통해 나에게 오는 길을 열심히 찾고 있었다는 것을. 사랑스럽다. 정녕 사랑스럽다.

 

고맙다, 얘들아.

 

 

추신.

사람들도 그렇다고 믿는다. 모든 이들이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성장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며 살고 있다고,

때로는 방향을 잘못 잡아서, 방법을 몰라서, 환경이 억울하여 방황하고 잘못도 저지르지만

그 연약해서 악한 면 안에는 강인하고 선한 면도 함께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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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8-08-10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세베리아를 결국엔 데려오셨군요. 저렇게 멀쩡한 것을 버리는 사람에게도 이유가 있기를.. 어쨌든 우리 마고님은 진정 green thumb이시군요!! 언제 그 사랑의 비결을 알려주세요~~^^

마녀고양이 2018-08-11 15:21   좋아요 0 | URL
그렇죠, 버리는 분들은 또 나름의 사정이 있으리라고 생각해요. 오늘 도착한 선인장 때문에 작은 화분을 주으려고 재활용 쓰레기장을 몽땅 돌았는데, 이번에는 버린 게 하나도 없더라구요. 제 투덜거림을 들었을까요? ^^

cyrus 2018-08-10 17: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식물들이 마고님의 애정을 듬뿍 받아서 잘 자랐네요. ^^

마녀고양이 2018-08-11 15:21   좋아요 0 | URL
오오......... 맞아요. 제 애정이 듬뿍 들어가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