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
우주플리즈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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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브 신간, 우주플리즈 지음 <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는 누적 조회수 7000만 회를 기록한 유명 우주과학 유튜버가 펴낸 우주 교양서다. 저자는 별의 탄생과 죽음, 은하의 역사 등 다소 차갑고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는 천문학적 지식들을 인간의 감정과 삶에 잇닿은, 친근하고 감각적인 언어로 전한다. 압도적인 침묵 속에서 현대인에게 진중한 위로를 건네는 '우주'라는 거대한 공간을 한 편의 아름다운 에세이처럼 다정하게 풀어냈다.


유튜버 '우주플리즈'는 단순한 과학 지식 전달을 넘어 철학적 사유와 예술적 감수성을 결합한 독보적인 영상 스타일을 자랑한다. 방대한 우주 다큐멘터리나 천문학적 사실들을 감성적인 배경음악, 한 편의 시를 읽어 내려가는 듯한 차분하고 호소력 있는 내레이션으로 엮어내는 것이 매력 포인트다. 팔로워들은 딱딱한 과학 강의가 아닌 마음을 다독이는 힐링 콘텐츠로 영상을 소비하며 광활한 우주 속에서 개개인의 삶과 감정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특유의 영상미에 열광한다. 지식의 단순 나열에 그치지 않고 인간 존재의 의미를 묻는 인문학적 접근이 수많은 구독자를 사로잡은 비결이다.


"살면서 한 번쯤은 문득 발걸음을 멈추고 밤하늘을 올려다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저 까마득한 위에는 무엇이 있을까?" 저자 우주플리즈가 던지는 서두의 질문은 바쁘게 흘러가는 일상에 갇힌 우리의 시선을 138억 년이라는 아득한 시간과 끝없이 팽창하는 공간으로 단숨에 이끈다.


<이토록 시적인 과학, 당신을 위한 최소한의 우주>는 밤하늘의 낭만을 넘어 실제 우주가 품고 있는 뜨거운 진실과 압도적인 크기를 체감하게 만드는 치밀하고 매력적인 과학 서적이다. 거대한 우주의 침묵 속에서 초미세한 티끌에 불과한 인간 존재의 이유를 묻는 철학적 사유를 담아냈다.


목차를 바탕으로.. 1장과 2장은 축구공 크기로 축소한 태양을 기준으로 우주의 막대한 스케일을 가늠해 보며 우리가 서 있는 지구 주변의 이웃들을 깊이 있게 조명한다. 저자는 지구의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이웃 행성 금성을 묘사하며 "아름다운 이름은 치명적인 거짓말이다. 지구의 밤하늘에서는 가장 우아하고 밝게 빛나는 보석 같지만, 그 구름 아래는 태양계 최악의 불지옥이 펼쳐져 있다"라며 맹렬한 표면 온도를 지닌 금성의 이면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그저 아름다운 별빛으로만 소비되던 천체들이 저마다의 혹독한 역사를 지닌 입체적인 존재로 다가오는 순간이다.


3장과 4장은 태양계 이웃들의 진짜 모습과 은하 속으로 아득하게 뻗어나가는 여정을 본격적으로 다룬다. 인류가 그토록 붉은 행성에 매달리는 이유에 대해 저자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화성이 살기 좋아서가 아니라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라고 단언하며 척박한 현실을 짚어낸다. 탐사 로버 큐리오시티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십억 년 전 화성은 지금의 지구와 무척 닮아 있었다. 따뜻했고 두꺼운 대기가 있었으며, 표면에는 액체 상태의 물이 흘렀다"라며 과거의 모습을 묘사한다. 생명이 피어날 수 있었던 이 행성은 덩치가 작아 중심핵이 빨리 식어버렸고, 생명체를 보호하는 자기장마저 잃어 치명적인 태양풍에 대기를 빼앗기고 말았다.


책은 화성을 다시 지구처럼 바꾸는 테라포밍의 험난한 도전을 바라보며 우리가 발 딛고 선 지구가 얼마나 놀라운 확률로 다종다양한 생명을 품고 있는지 역설한다. 태양계를 유지하는 에너지원인 태양에 대해서도 4000도의 태양 흑점과 6000도에 달하는 주변 온도의 극명한 대비를 구체적으로 서술하며 막강한 중력을 지닌 목성이 '태양계의 방패'라 불리는 이유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마지막 5장 우주의 처음과 끝에서는 공간 자체가 팽창하는 빅뱅의 어려운 개념을 부풀어 오르는 '풍선 위의 점'들에 빗대어 명쾌하게 시각화한다. 상대성이론, 사건의 지평선, 암흑물질 등 낯선 천문학 용어의 향연 속에서도 독자가 길을 잃지 않는 이유는 저자가 광활한 우주의 질서를 빌려 우리 삶의 무게를 다정하게 덜어주기 때문이다. 중심이 없는 팽창하는 우주에서는 역설적으로 우주를 올려다보는 관측자 모두가 각자 자기 우주의 중심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


"오늘 밤, 당신의 슬픔을 저 밤하늘의 침묵 속에 놓아주세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책을 읽고 나면 영원할 것 같던 미움도 세상이 무너질 듯한 절망과 불안도.. 결국 우주라는 무한한 시공간 속에서는 찰나에 부유하는 먼지 한 톨임을 깨닫는다. 아득한 우주의 경이로움이 나라는 작은 존재를 온전히 보듬어 안는 매력적인 독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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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들 그림자의 환영 6 : 성난 폭풍 전사들 6부 그림자의 환영 6
에린 헌터 외 지음, 서현정 옮김 / 가람어린이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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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어린이 신간, 에린 헌터 <전사들 6부: 그림자의 환영> 제6권 <성난 폭풍>은 다크테일과의 치열한 전투 이후, 호숫가에 모인 천둥족, 바람족, 강족, 그림자족, 하늘족 다섯 종족의 갈등과 화합을 밀도 있게 다룬 흥미진진한 판타지 동화랍니다. 다채로운 고양이 전사 캐릭터들의 심리 변화와 도덕적 딜레마를 세밀히 그려낸 점이 돋보인다는 호평을 받고 있어요.


그림자족이 새로운 지도자 타이거스타의 강경한 지휘 아래 힘을 되찾으면서 하늘족에게 영토를 내어주었던 종족들 사이의 배타적인 불만이 극에 달하게 된답니다. 브램블스타, 스쿼럴플라이트, 타이거스타, 리프스타 등 각 종족의 리더들이 한정된 영토 문제로 팽팽하게 대립하며 연일 서로를 탓하는 일촉즉발의 긴장 상황 속에서 호숫가에는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한 매서운 폭풍우가 불어닥쳐요. 끔찍한 자연재해 앞에서 고양이들은 과거의 원한을 잠시 내려놓고 서로를 구출하기 위해 기꺼이 헌신한답니다. 별족의 위대한 선조 고양이들이"종족들은 땅속 깊이 박힌 다섯 개의 발톱과 같아. 그중 하나라도 힘을 잃으면 모두가 쓰러지고 말 거야."라고 강조한 것처럼 다섯 종족은 숲의 평화를 위해 서로를 지탱해야 한다는 값진 진리를 스스로 깨달아 가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난 두 자매 바이올렛샤인과 트위그브랜치의 내면적 성장 또한 놓칠 수 없는 감상 포인트랍니다. 책 후반부, 트리를 향한 애틋한 그리움을 마주하는 바이올렛샤인의 모습이나, 비 내리는 동굴 안에서 핀리프와 함께 하며 진정한 소속감을 고민하는 트위그브랜치의 묘사는 올바르고 건강한 관계의 의미를 일깨워 줍니다. 폭우는 갈수록 강해지고.. 삽시에 불어난 강물에 빠진 새끼 고양이 섀도킷을 구한 그림자족 주니퍼클로는 결국 자신은 물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해요. 과거 하늘족의 먹이에 독을 넣은 자신의 과오를 희생과 죽음으로 참회한 그는 다섯 종족을 하나로 규합하는 동력을 제공합니다. 이기적인 경계를 허물고 타 종족을 구하기 위해 사슬을 만들고, 생명을 바친 전사들의 숭고한 희생정신은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증명해요. 별족은 먼 길을 떠난 위대한 전사들을 반가이 맞이할 겁니다. 방대한 6부의 대장정을 갈무리하며 분열과 반목을 뛰어넘어 아름다운 공존으로 나아가는 결말은 짙은 여운을 선사한답니다.


<전사들 6부>의 험난한 여정이 이렇게 6권으로 마무리되었어요! 이후 새롭게 이어질 7부 <무너진 전사의 규약>에서는 숲의 평화를 위협하는 또 다른 거대한 시련이 기다리고 있답니다. 마침내 다섯 종족이 온전한 형태를 갖추었지만 호숫가에는 유례없이 혹독한 겨울이 찾아오게 되어요. 매서운 추위 속에서 조상들의 영혼과 소통하는 신성한 장소인 달의 연못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별족과의 연결고리가 완전히 끊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답니다.


별족의 선지자를 사칭하며 전사의 규약을 어긴 고양이들을 가혹하게 처벌하려는 미지의 존재로 인해 다섯 종족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과 극심한 공포에 빠져들어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그림자족의 섀도우사이트, 하늘족의 루트스프링, 천둥족의 브리스틀프로스트 등 새로운 세대의 어린 고양이 전사들이 이야기의 중심축으로 나선다고 해요. 맹목적인 규칙 준수보다 진실한 정의와 신뢰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며 짙은 어둠에 맞서 싸우는 어린 전사들의 위대한 모험이 새롭게 펼쳐진답니다. 기존의 낡은 규약이 무너진 자리에서 종족의 경계를 뛰어넘어 연대하는 이들의 모습은 전작을 뛰어넘는 강렬한 긴장감과 벅찬 감동을 선사할 거예요.


<전사들> 6부의 감동을 잇는 7부 <무너진 전사의 규약>도 가람어린이에서 출간된다고 하니 우리 모두 기대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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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사랑은 오해다 세계척학전집 4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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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다른 사람을 만났다고 착각하지만 상처받는 방식은 늘 같다. 낭만으로 포장된 감정의 베일을 걷어내고 사랑의 은밀한 메커니즘을 해부하는 책이 출간되었다. 지식 크리에이터 이클립스가 펴낸 모티브 출판사 신간 <세계척학전집: 사랑은 오해다>다.



유튜브 채널 <이클립스>는 채널 개설 1년여 만에 15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매료시킨 지식 콘텐츠의 돌풍이다. 철학 심리 경제를 넘나드는 심도 있는 통찰을 일상의 언어로 번역해 낸다. 영상 하나에 인생을 관통하는 한 학기 수업이 담겨 있다는 찬사를 받는 그의 저력은 현학적인 이론을 삶의 실전 도구로 치환하는 예리한 감각에 있다. 최근 인터뷰나 서평 등에서 독자들은 기성 지식의 단순한 나열을 넘어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주는 그의 구조적 사고방식에 열광하고 있다.



이 책은 철학 심리 부를 다룬 전작들에 이은 <세계척학전집> 시리즈의 네 번째 책이다. 학문적 엄근진?을 탈피해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을 모았다는 파격적인 기획 의도를 지닌다. 이번 신간은 인류가 2500년 동안 축적해 온 진화생물학, 고전, 철학, 현대 심리학의 정수를 빌려 사랑이라는 거대한 환상을 낱낱이 파헤친다. 개인의 감정 문제로 치부되던 연애의 실패를 인간이라는 종 자체에 설계된 보편적 패턴으로 재해석한다.


책은 크게 네 가지 공식으로 사랑의 궤적을 해부한다. 파트 1 사랑의 정체에서는 테노브 리머런스 개념부터 스턴버그, 플라톤 등의 시선을 빌려 우리가 사랑이라 믿었던 감정의 실체를 폭로한다. 사랑은 낭만이 아니라 두뇌의 화학적 작용이자 착각임을 분명히 한다. 파트 2 끌림의 구조는 피셔 헨드릭스 라캉의 이론을 통해 왜 하필 그 사람에게 강렬하게 이끌리는지 진화론적 심리적 당위성을 증명한다. 무의식에 각인된 결핍이 어떻게 상대를 선택하게 만드는지 파고든다.

파트 3 파국의 공식에서는 가트맨 페렐 사르트르 키르케고르를 소환해 관계가 무너지는 필연적인 패턴을 분석한다. 서로의 다름을 인지하지 못한 채 파국으로 치닫는 권태와 갈등의 원인을 구조적으로 짚어낸다. 파트 4 사랑의 기술에 이르면 채프먼 드 보통 에리히 프롬의 지혜를 빌려 낭만적 신화를 넘어 잘 사랑하는 법을 후천적으로 학습할 수 있음을 역설한다. 사랑은 자연 발생적인 감정이 아니라 훈련과 이해를 통해 가꿔야 하는 기술임을 강조한다.


책장을 넘기며 마주하는 문장들은 아프지만 명징하다. 본문 19페이지 파트 1의 첫 장은 "당신은 그 사람을 사랑한 적이 없다"라는 도발적 선언으로 시작된다. 내가 사랑한 것은 상대방 자체가 아니라 내 결핍이 투영된 환상이었음을 서늘하게 일깨운다. 파트 3 존 가트맨 부부 연구를 다룬 161페이지 "15분이면 안다"라는 구절은 비난, 경멸, 방어, 담쌓기라는 관계 붕괴의 징후를 날카롭게 꼬집는다. 책 전반을 관통하는 저자의 철학은 서두를 장식하는 단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된다.


"사랑은, 완벽하지 않다는 걸 아는 순간 완성된다."



실패와 상처마저 시스템의 일부임을 인지하고 상대방의 흠결을 있는 그대로 직시할 때 비로소 진정한 관계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세계척학전집: 사랑은 오해다>는 흔한 연애 지침서나 얄팍한 위로를 건네는 에세이가 아니다. 왜 끊임없이 엇갈리고 무너지는지 그 근원적 원리를 이해함으로써 관계의 주도권을 되찾게 돕는 심층적인 해설서 & 가이드다. 맹목적인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길을 잃은 이들에게 차분하고 이성적인 나침반이 되어줄 의미 있는 지적 탐험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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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아이 청소년숲 6
곽유진 외 지음 / 봄마중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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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와 미래 과학 기술이 조우하는 기발한 세계관을 담은 청소년 소설 <목요일의 아이>를 끝까지 흥미롭게 읽었어요. 봄마중 출판사의 청소년 문학 브랜드에서 출간된 이 책은 어울리지 않을 듯한 과거의 배경과 최첨단 SF적 상상력을 교직하여 놀라운 서사를 만들어 낸답니다.


책 속에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네 편의 단편이 담겨 있어요. 표제작인 곽유진 작가 <목요일의 아이>는 500년이라는 긴 시간을 훌쩍 뛰어넘는 애틋한 만남을 그립니다. 매주 목요일마다 특정 약초를 캐러 조선 시대 산 속에 나타나는 미래의 아이와 그를 마주하는 은이 아가씨의 에피소드가 따뜻하게 다가와요. 열병에 시달리는 어린 핏덩이를 구하기 위해 동괴 오미자를 구하는 단 한 번의 소원을 비는 은이의 소원이 긴 여운을 남긴답니다.


남유하 작가 <옹고집을 찾아서>는 우리에게 몹시 친숙한 옛이야기 옹고집전을 스릴러 형식으로 재해석했어요. 쥐가 주인의 손톱을 먹고 똑같은 사람으로 변신한다는 전통 설화에 미지의 변이 모티프를 절묘하게 덧입혔습니다. 멀리 세상을 떠난 애인, 서방님을 닮은 꼴이나마 다시 만나고자 하는 아씨의 사연이 가슴을 저릿하게 해요. 인간과 비인간을 구분 짓는 잣대가 과연 무엇인지, 진짜와 가짜의 경계는 존재하는지 예리한 질문을 던지는 전개가 일품이에요.


범유진 작가 <범의 머리를 던지면>은 신비로운 산군 호랑이와 하늘에서 내려온 항아리 뚜껑 모양의 미확인 비행 물체를 엮어냅니다. 주인공 개똥이가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풀기 위해 그토록 원하던.. 상처 입은 호랑이를 지키기 위해 사냥꾼 슰 앞을 막아서는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에요. 사나운 짐승의 울음소리 이면에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어린아이의 절박한 목소리를 듣는 개똥이와 하늘에서 내려온 동앗줄처럼.. 비를 내리는 해결사 역할을 하는 왕눈이의 이야기가 생생히 다가온답니다.


정명섭 작가 <조선 우주 전쟁>은 평화로운 조선의 하늘에 별안간 쏟아지는 녹색 광선과 외계 생명체 사괴, 날틀의 무자비한 침공을 속도감 있게,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우주적 재난 상황에 직면한 아동대 상동과 조선 시대 내로라 하는 포수들.. 평범한 백성들을 혼란 속에서 구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고군분투가 숨 막히는 긴장감을 선사해요. 마지막 순국하신 줄 알았던 전설의 인물?이 월령도에 등장하면서 깜짝 놀랄 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작가의 말을 보면 독자들의 호응이 있다면 이후 이야기를 선보이겠다 하니 기대해도 좋을 거 같아요!


각자의 독창적인 세계를 창조한 네 명의 저자 이력도 무척 다채롭습니다. <꽝 없는 뽑기 기계>로 비룡소 문학상 대상을 받은 곽유진 작가는 특유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능숙하게 자아내요. 한낙원과학소설상을 수상한 남유하 작가는 소설집 <다이웰 주식회사> 등에서 보여주었던 존재에 대한 탐구를 이번 작품에도 깊숙이 담아냈답니다. 창비 아동 청소년 신인문학상을 받은 범유진 작가는 다수의 청소년 문학을 집필한 경험을 살려 입체적이고 역동적인 캐릭터를 훌륭하게 구축했어요.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받은 이력이 있는 베테랑 정명섭 작가는 역사적 배경 위에 스릴 넘치는 서스펜스를 더하는 독보적인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합니다.


봄마중 신간 <목요일의 아이>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면 우리의 고전 설화와 역사적 기록들이 작가들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만나 얼마나 무한하게 확장될 수 있는지 깨닫게 돼요. 책 내용을 그린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들이 눈을 즐겁게 해요. 청소년 독자는 물론 다채로운 이야기를 사랑하는 어른 독자들까지 흠뻑 빠져들 만한 매력적인 조선 SF 앤솔러지랍니다.

작품 속에서 유독 오랫동안 시선을 머물게 했던 구절을 소개할게요.


"마음속 상처는 맑은 물에 퍼진 먹물처럼 속을 까맣게 태우지만 퍼내고 퍼낸 다음 새 물을 붓고 또 부으면 다시 맑아지는 법이라 했다. 하지만 어떤 상처는 조약돌 사이에 몰래 자란 이끼처럼 잊었다 싶으면 또 눈에 띄는 법이기도 하다. 이끼 같은 날이 이어졌다."

41p


낯설지만 기이하고 눈부신 조선 시대의 기묘한 세계 속으로 지금 바로 떠나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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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북 청소년 홀릭 1
김하연 지음 / 슈크림북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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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북 신간, 김하연 작가 소설 <블랙북>은 슈크림북에서 출간된 청소년 문학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내일 일어날 일을 하루에 하나씩 예지해 주는 신비로운 책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사건들을 밀도 있게 흥미롭게 담아냈다. 미래를 엿보고 싶은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을 흥미로운 판타지 설정과 결합하여 청소년 독자는 물론 성인 독자들에게도 깊은 여운을 전한다.


학교 도서관 창고를 청소하던 중학생 재승은 우연히 정체불명의 새까만 책을 줍는다. 오직 오늘 날짜가 적힌 페이지만 하얗게 빛나는 이 책은 하루에 단 하나의 질문에만 진실을 대답한다. 단 내일에 관한 질문이어야만 한다. 처음에는 자신의 안위나 호기심을 위해 책을 사용하던 재승은 점차 주변 친구들의 아픔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수행 평가 만점 모범생 회장과 가정 폭력에 시달리며 어른이 될 때까지 집에서 견뎌야만 한다고 체념하는 소진, 아이돌 오디션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유주 등 각자의 사연, 상처를 지닌 아이들이 등장한다. 재승, 회장, 소진, 유주는 수행평가로 단편 영화 <블랙북>을 함께 제작하며 연대감을 쌓아간다. 출품한 영화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서 블랙북의 진짜 존재를 아는 위협적인 인물이 나타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린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고립되어 있던 소년이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며 나침반의 방향을 나에서 우리로 돌려 스스로 내일을 개척해 나가는 눈부신 성장 과정에 있다.


저자 김하연은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리옹3대학에서 현대 문학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어린이 잡지 개똥이네 놀이터에 장편동화를 연재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후 <시간을 건너는 집>, <너만 모르는 진실>, <지명여중 추리소설 창작반>, <소능력자들> 시리즈 등 다수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했다. 작가는 환상적인 소재를 현실의 날 선 문제들과 교직하는 서사 방식에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매체 인터뷰와 작품 후기를 살펴보면 소외된 십 대들의 상처를 보듬고 다정함의 힘을 강조하는 일관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폭력과 방관에 노출된 아이들이 마법 같은 도구에 기대기보다 서로의 온기에 의지해 스스로 구원자가 되어가는 모습은 작가가 지향하는 단단한 희망의 증명이다.


<블랙북>은 내일을 미리 안다고 해서 오늘이 반드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님을 보여준다. 불안을 잠재우는 진정한 마법은 예정된 미래를 읽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곁에 있는 누군가와 손을 맞잡는 현재의 용기임을 담담히 이야기한다. 블랙북이라는 판타지적 장치는 결국 등장인물들이 내면의 두려움을 직시하게 만드는 서사적 거울로 기능한다. 섣부른 위로를 건네는 대신 아이들 스스로 질문의 본질을 바꾸어가며 성장의 동력을 얻게 하는 작가의 서늘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매력적이다. 예측 불가능한 내일의 파도 앞에서도 두려움을 무릅쓰고 서로를 지지하는 연대의 서사는 치열한 오늘을 살아가는 모든 독자들에게 든든한 위로를 선사한다.


"도망칠 수 없다. 어른이 돼서 부모를 떠날 수 있을 때까지 이 집에서 견딜 수밖에 없다."

205p

"사람은 혼자서도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과 고민을 나누고, 함께 큰 소리로 웃는 것도 꽤 괜찮은 일이다. 재승은 두려움을 무릅쓰고 교수에게 외치고 싶었다. 당신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고. 당신은 결국 아무것도 모른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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