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복서
추종남 지음 / 북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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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복서 (추종남 著, 북다)”를 읽었습니다. 제 2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최우수상 수상작이자8월부터 방영예정인 드라마 ‘순정복서’의 원작인 “순정복서 이권숙”의 개정판입니다.


에스토마타, 복싱 세계 챔피언이자 월드 스타. 이권숙의 한 방에 쓰러지기 전까지는 단 한 번의 패배 없이 무려 8체급을 석권한 살아 있는 전설이었습니다.

이권숙, 그녀가 천재복서로 세상을 놀라게 하는 데 필요한 펀치는 단 한 방이었습니다. 에스토마타를 쓰러뜨린 그 한 방. 전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그녀가 갑자기 은퇴하였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언제나 이권숙이 다시 링 위에 오르기를 바랍니다. 

김태영, 스포츠 에이전시입니다. 그는 자신의 선수를 지키기 위해 승부조작의 덫에 스스로 걸어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그는 이권숙을 복귀시키고, 은퇴시켜야 합니다.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 복서. 하지만 자신이 원하지 않는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천재, 세상의 관심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평범하게 남들처럼 연애하면서 그렇게 살고 싶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복싱을 싫어하는 그녀는 복싱을 그만두고 세상에 나왔습니다.


 하지만 복싱 외에 잘하는 것이 없습니다.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잘하는 것이라니. 은퇴하면 잊혀지리라 생각했지만 세상은 언제나 기억할 뿐입니다. 이제 제대로 잊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천재라는 수식어는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그냥 잊혀져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다시 링 위에서 서고, 져야 합니다. 

다시는 복싱을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다시 복싱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자신을 향한 세상의 관심을 끊어 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습니다. 


그걸 김태영이 해주겠다고 합니다. 이제 김태영을 믿고 은퇴 플랜을 그대로 따를 수 밖에요.



설정이 매우 흥미롭습니다. 그리고 그 설정을 이끌고 가는 이야기의 힘 역시 대단합니다. 장면의 묘사가 마치 영상물을 보는 것처럼 디테일하면서도 분명합니다. 

400페이지 가까운, 상당히 많은 분량의 소설이지만 워낙 이야기가 흥미롭다 보니 다음 장면이 궁금해서 페이지 넘어가는 속도가 빠릅니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소설이라 생각됩니다.  



'내 인생을 불행하게 만들었잖아요, 빌어먹을 재능이.'



#순정복서 #추종남 #북다 #교보문고스토리공모전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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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 안의 세계사 - 세상을 뒤흔든 15가지 약의 결정적 순간
키스 베로니즈 지음, 김숲 옮김, 정재훈 감수 / 동녘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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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적 페니실린의 개발에 얽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바로 영국의 생물학자 플레밍 ( Alexander Fleming, 1881~1955)의 이야기입니다. 푸른곰팡이가 플레밍이 배양하던 포도상구균을 다 죽여버림으로써 발견하게 된 페니실린은 이후 인류사에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바로 항생제로 그 동안 인류를 괴롭힌 많은 질병들로부터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전기를 만들어준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류사에서 위대한 발견이나 발명을 언급할 때 거대한 시스템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눈에도 보이지 않는 작은 물질들도 인류사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약국 안의 세계사 (키스 베로니즈 著, 김숲 譯, 정재훈 監, 동녘, 원제 : Making Medicine: Surprising Stories from the History of Drug Discovery )”은 약물 (medicine)이 인류사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데 있어 좋은 책입니다. 






콜타르 (coal tar). 점성의 검은 액체로 고약한 냄새를 동반합니다. 도로를 포장할 때도 쓰이는 이 물질은 수 만가지의 유기화합물이 혼합되어 있는 물질입니다. 사실 어떤 물질들이 혼합되어 있는 지조차 아직 밝혀지지 않은 이 콜타르가 약재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은 잘 모릅니다. 


사실 콜타르는 석탄의 부산물입니다. 18세기 석탄 가스를 사용하게 되면서 많은 양의 석탄을 정제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많은 콜타르가 너무나 많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콜타르를 증류한 페놀이라는 물질로 배설물의 악취를 제거하는데 쓰기도 했고, 콜타르를 함유한 비누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이 비누는 여전히 판매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콜타르는 함유되어 있지 않고 브랜드만 남아 있다고 하네요.)


또한 콜타르를 증류한 퀴놀린은 장티푸스나 류머티즘 치료제로 사용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콜타르가 가장 광범위하게 쓰이는 약재로서의 효능은 바로 건선이나 비듬 치료제입니다. 콜타르는 죽은 세포를 빠르게 떨어뜨리고 피부세포가 성장하는 속도를 늦춰 비듬을 억제하는 한 편, 피부 장벽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늘리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아직까지 콜타르의 어떤 성분이 어떤 메커니즘을 통해 그런 작용을 하는지 아직 모릅니다. 하지만 많은 인류가 고통을 받는 피부 질환으로부터의 해결책을, 콜타르가 제시해주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겠지요. 




책에는 앞서 언급한 페니실린과 콜타르를 비롯해, 퀴닌, 리튬, 보톡스, 미녹시딜, 아살화질소 같은 다양한 물질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이 물질들을 발견하게 된 배경과 더불어 인류사에 미친 영향까지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약물의 발견과 인류사에의 영향까지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약국안의세계사 #키스베로니즈 #김숲 #정재훈 #동녘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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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안전가옥 오리지널 27
조예은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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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조예은 작가의 장편을 읽었습니다.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조예은 著, 안전가옥)”입니다.




이번에 읽은 이 장편소설은 심령물이라는 기본 구조에 재개발에 소외되어 도시에서 밀려나는 빈민들의 이야기를 담아내 풍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주인공 황화영은 가출팸에 속해있지만 복수를 위해 2000만원을 모아야 하는 소녀입니다. 2000만원을 모으기 위해 알바를 하지만 그 알바에서도 짤리고, 가출팸의 중심 인물 우영진은 월세를 올리려 합니다. 그리고 우영진은 월세를 올리지 않는 조건으로 불법적인 일의 미끼를 제안합니다. 하지만 미끼 역할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화영은 미끼가 아니라 불법적인 일의 거래물이 되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인공 한도하. 항상 사촌형 한도현과 비교당하면서 가정 폭력에 노출되지만 최소한의 인간성을 잃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건에 휘말리면서 인간이 아닌 작은 곰인형이 되어버립니다. 이제 황화영을 도와 자신의 몸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알게 된 진실…


이 책에는 두 명의 주인공 외에 재, 한정혁 등 다양한 반동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은 단순한 악이 아닙니다. 그들에게는 악을 추구하는 스스로의 대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강력한 악을 행할 수 있지요. 그리고 그 악을 행할 수 있는 힘도 가지고 있습니다. 

엄마의 죽음에 의문을 가진 황화영, 자신의 몸을 빼앗긴 한도하. 두 주인공은 결국…


처음 조예은 작가를 알게 된 게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안전가옥)”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독특한 설정의 작품인데다 현실의 고민을 충분히 우려낸 이야기로 훌륭한 역량을 보여준 작가입니다. 이후 출간하는 작품마다 이야기의 즐거움에다 의미까지 충분히 담아내어 독자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줄 줄 아는 작가임을 항상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역시 단선적이지 않은 이야기 구조에 의미를 겹겹히 담아내었습니다. 

조예은 작가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소설로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예은 작가를 몰랐던 작가라 하더라도 입문에 손색 없는 소설이라 생각합니다.



#테디베어는죽지않아 #조예은 #안전가옥 #몽실북클럽 #몽실서평단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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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 반대한다 - 무능한 민주주의를 향한 도전적 비판
제이슨 브레넌 지음, 홍권희 옮김 / 아라크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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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나버리고 말았습니다.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 (Donald John Trump)가 당선된 것입니다. 이후 트럼프는 온갖 기행을 통해 이야기거리를 만들어냈지만, 중요한 것은 대통령에 재임 중인 기간부터 대통령을 퇴임한 지 꽤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민주주의라는 제도에 대한 회의감을 들게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민주적 절차를 통해 민주주의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이 당선되는 경우를 자주 보아오곤 했습니다. 트럼프 이후에도 마찬가지이지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Benjamin Netanyahu), 브라질의 보우소나르 (Jair Messias Bolsonaro) 이탈리아의 멜로니 (Giorgia Meloni) 같은 지도자들도 등장했습니다.


사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민주주의는 지금까지 출현한 많은 정치 제도 중 가장 훌륭한 것은 맞지만 완벽하지는 않습니다. 

“민주주의에 반대한다 (제이슨 브레넌 著, 홍권희 譯, 아라크네, 원제 : Against Democracy)”은 이러한 민주주의 제도에 대한 문제의식을 던져주는 책입니다.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민주주의가 가장 바람직한 통치 형태라는 믿음에 대한 반론을 설득력 있는 주장을 통해 제시합니다. 민주주의의 결함을 정교하게 분석하며, 유권자의 능력, 무지, 비합리성과 같은 문제에 초점을 맞춥니다. 각 개인의 인지적 편견과 제한된 정보가 최적의 정책 선택을 저해한다는 것을 증거와 함께 뒷받침하여 유권자가 합리적이라는 신화에 대해 저자는 논박합니다. 

대안적 통치 체제, 특히 지식인 지배를 우선시하는 에피스토크라시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여 제도적 정치 모델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합니다. 저자는 에피스토크라시를 지지하는 입장을 옹호하며, 이는 다수의 전제적 통치를 방지하고 더 잘 근거를 갖춘 의사 결정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많습니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결함을 경시해서는 안 되며, 대안적 정치 모델이 필요하다는 것을 저자는 역설합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주장하는 바에 모두 동조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한 민주주의 이념에 동의하는 사람은 이 책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지만 민주주의가 가진 결함은 너무나 분명하고 이를 고쳐야 하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입니다. 그것이 소수 지식인에 의한 지배를 정당화하는 에피스토크라시가 아닐지라도 말이지요.

하지만 책을 통해 현재 민주주의 체제의 결함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보다 나은 그리고 바람직한 정치 제도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데 이 책은 훌륭한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민주주의에반대한다 #제이슨브레넌 #홍권희 #아라크네 #책과콩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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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여전히 공룡시대에 산다 - 가장 거대하고 매혹적인 진화와 멸종의 역사 서가명강 시리즈 31
이융남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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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룡은 정말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수억 년에 걸친 진화의 과정을 거쳐 전성기를 누렸지만 어 느 한 순간 사라져버린 존재. 거대한 덩치, 매력적인 생김새. 그래서 아이들이 그렇게 좋아하는지 모릅니다. 


공룡에 대해 일반인이 느끼는 감상이라 할 수 있는 저 문장은 사실 오류가 많습니다. 공룡은 멸종하지 않았고, 여전히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요. 진화라는 무기를 통해 바로 ‘새’가 되어서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여전히 공룡시대를 살아가는 지 모르겠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공룡시대에 산다 (이융남 著, 21세기북스)”는 서가명강 시리즈 중 31번째 책입니다. 


생명은 어느 한 순간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생명 진화는 38억년이라는 장구함을 지니고 있지요. 천문학적 시간을 통해 우리는 이렇게 태어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흔히 그 시간을 잊곤합니다.


책에 따르면 아주 가까운 곳, 우리가 살아가는 한반도라는 공간에도 그 흔적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공룡 발자국 화석 같은 경우도 있지만 아시아 최초로 발견된 집단 산란지 화석 같은 경우도 전 세계적으로 드문 화석 같은 경우도 한반도에서 발견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신생대에는 코끼리 (현대의 코끼리가 아닌 조상격이 되는 원시 코끼리)도 한반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어느 곳에나 생명 진화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번에 읽은 이 책은 진화라는 개념을 통해 고생물학이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 주는가를 살펴보는 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과거에 어떤 생물이 지구상에 살았다는 내용만으로 이루어진 책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어디로부터 왔고, 어디로 가는지,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는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 진화의 과거와 현재, 그로 인해 유추해볼 수 있는 미래까지. 고생물학은 바로 그런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순수한 지적 호기심만으로 이루어진 학문이라 할 지라도 그런 호기심들이 쌓이다 보면 현재를 비춰주는 거울이 될 수 있는 것이지요. 


#우리는여전히공룡시대에산다 #이융남 #21세기북스 #서가명강 #책과콩나무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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