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작화법 - 게임 캐릭터, 웹 소설·전자책 표지를 위한 AI 활용의 모든 것
하묘 지음 / 성안당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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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이 체감되는 요즘입니다. 특히 이미지나 동영상 생성 AI의 경우 기술의 발전이 눈부신데요, 최근 일명 나노바나나 (구글 이미지 생성 모델 Gemini 2.5 Flash Image의 프로젝트명)가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생성형 AI 이미지에 입문하려는 사람 입장에서는 너무나 많은 도구로 인해 무엇부터,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모르는 것이 현실입니다.

유튜브나 블로그, 커뮤니티를 보더라도 너무나 많은 정보들이 쏟아지다 보니 엄두조차 안나는 경우도 있구요.

이런 경우에는 실무서를 통해 접근 방법을 체계적으로 익힌 다음, 여러 툴을 다뤄보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AI 작화법 (하묘 著, 성안당)”은 노벨, 니지저니 (미드저니 기반 애니메이션 스타일 특화 서비스), 스테이블 디퓨전 등 다양한 모델에 대한 접근 방법을 다루고 있는 실무서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강점은 체계적인 구성입니다. 5개 파트로 나뉜 구조는 초보자가 단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실무자가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참고할 수 있도록 배려되었습니다. Part 1에서 다루는 포토샵과 파이어플라이는 AI 생성 이미지의 후처리와 완성도 향상에 필수적인 도구들로, 이를 처음에 배치한 것은 매우 현명한 선택입니다.

노벨AI, 니지저니, 스테이블 디퓨전을 각각 별도 파트로 구성한 점도 돋보입니다. 각 도구의 특성과 장단점을 명확히 구분하여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자신의 목적에 맞는 최적의 도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특히 스테이블 디퓨전 파트에서 ControlNet LoRA 같은 고급 기능까지 다룬 점은 중급 이상의 사용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AI 작화법"에서 소개한 프롬프트를 응용하여 필자가 직접 미드저니에서 생성한 이미지 )

저자의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담긴 점이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입니다. 단순히 각 도구의 기능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접근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실무적 조언들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들은 교과서적인 설명으로는 얻을 수 없는 귀중한 인사이트를 제공합니다. 특히 프롬프트 작성에 관한 노하우는 이 책의 핵심 가치 중 하나입니다. 단순히 키워드를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결과물을 얻기 위해 어떤 순서로, 어떤 강도로 프롬프트를 구성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Part 5의 프롬프트 모음은 실무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자료로, 시행착오를 크게 줄여줄 것입니다.

물론 이 책에도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AI 기술의 빠른 발전 속도를 고려할 때, 일부 내용은 출간 후 시간이 지나면서 업데이트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각 플랫폼의 UI나 기능 변경은 불가피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이는 특정 책의 한계라기보다는 AI 분야 전반의 특성이며, 저자가 제시하는 기본 원칙과 사고 방식은 도구가 바뀌어도 유효할 것입니다.

 

#AI작화법 #하묘 #성안당 #이북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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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포토샵 & 미드저니 - AI 이미지 제작을 위한 실무 디자인 테크닉 AI 팀워크를 위한 내 옆에 AI
유은진.이미정.앤미디어 지음 / 성안당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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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포토샵 & 미드저니 (유은진, 이미정, 앤미디어 共著, 성안당)”AI 이미지 제작 실무서로 포토샵의 생성형 AI 기능과 미드저니의 이미지 생성 능력을 결합하여 누구나 전문가 수준의 이미지를 제작할 수 있는 실무 기법을 담고 있습니다.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이미지 생성과 합성이 가능한 포토샵 AI의 혁신적 변화부터 미드저니를 활용한 창의적 이미지 제작, 그리고 두 도구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워크플로우까지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디자인 프로세스를 AI로 혁신하고자 하는 모든 창작자를 위한 필수 가이드북입니다.

이 책은 총 4개의 파트로 구성된 디자인 실무서입니다. 포토샵의 AI 기능 마스터부터 미드저니를 활용한 창의적 이미지 제작까지 단계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Part 1에서는 프롬프트 입력으로 이미지 생성과 합성이 가능한 포토샵 AI의 기본 개념과 설치 과정을 다룹니다. Part 2는 포토샷 AI의 핵심 기능들을 실무 중심으로 마스터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Part 3에서는 리플릿, 캘린더, 책 표지, 패키지 디자인 등 실제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프로젝트 예제를 제시합니다. Part 4는 미드저니와 포토샵을 연계한 고급 실무 디자인 기법을 소개합니다.

주요 내용을 살펴 보면, 생성 채우기(Generative Fill)와 생성 확장(Generative Extend) 기능을 통해 배경 변경, 인물 제거, 이미지 확장 등의 복잡한 작업을 텍스트 입력만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합니다. 특히 리무브 도구, 배경 합성, 피부 보정, 표정 변경 등 실무에서 자주 사용되는 기능들을 단계별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단순히 설명 뿐 아니라 명령어 활용, 효과적인 프롬프트 작성법까지 상세히 다루고, 예제를 통해 사용자가 직접 실습해볼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합니다.

이 책의 가장 중요한 메시지 중 하나는 "AI는 창작자의 역량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확장하는 도구"라는 점입니다. AI 기술을 통해 아이디어 구현의 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창의적 사고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또한 "두 도구의 시너지가 창조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미드저니의 무한한 창의성과 포토샵의 정교한 편집 능력을 결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구체적인 예제를 통해 입증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시대"의 도래를 선언합니다. 복잡한 기술적 지식 없이도 프롬프트 입력만으로 전문가 수준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새로운 창작 패러다임을 제시합니다.

이 책을 읽고, 또 실습하면서 느낀 점 중 가장 큰 것은 이론적 설명보다는 실무 활용에 집중한 구성에 있습니다. 각 장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서 시작하여 "어떻게 만들 것인가"로 이어지는 명확한 목표 지향적 구조를 갖추고 있어, 학습자가 혼란 없이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는 AI 시대의 디자인 워크플로우 혁신을 사용자가 직접 느낄 수 있게 구성한 것이라 생각됩니다.

조금 아쉬웠던 부분은 포토샵 중심의 구성이었다는 점입니다. 결국 이미지 소스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도구는 미드저니인데, 이 미드저니에 대한 비중이 좀더 높았다면 어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특히 최근에 포토샵에 일명 나노바나나가 포함되었다고 하니 더욱 강력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I포토샵미드저니 #유은진 #이미정 #앤미디어 #문화충전 #문화충전200 #성안당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솔직하게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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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2
R. F. 쿠앙 지음, 이재경 옮김 / 문학사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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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2 (R. F. 쿠앙 作, 이재경 譯, 문학사상, 원제 : Babel, or The Necessity of Violence: An Arcane History of the Oxford Translators' Revolution)을 읽었습니다.

앞서 1권 서평에서 작가인 R. F. 쿠앙에 대한 소개를 드렸고, 이 작품으로 네뷸러상과 로커스상을 석권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휴고상에 대한 이야기가 없어서 의아해 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여기에는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2023년 휴고상 시상에 있어 논란이 있었는데 바로 이 작품이 그 중심에 있었거든요. 당시 휴고상은 중국에서 개최가 되었는데, 이 작품이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다는 이유로 후보 명단에서 삭제된 것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벨』은 서구 제국주의를 비판하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검열을 받았습니다.

바벨 2권은 로빈과 친구들이 본격적인 저항에 나서는 이야기를 다룹니다. 광둥으로의 실습 파견을 통해 아편전쟁의 실상을 목도한 로빈은 바벨이 영국의 식민지 침탈에 어떻게 기여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하게 됩니다. 영국 정부가 중국의 은을 독차지하기 위해 전쟁을 획책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로빈은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음을 깨닫습니다.

헤르메스 협회라는 비밀 저항 조직과의 접촉을 통해 로빈과 친구들은 제국에 맞선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폭력의 정당성과 혁명의 대가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결국 번역 마법을 이용해 바벨 자체를 파괴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비극적 절정에 도달합니다.

원제에도 드러나듯이 이 작품의 핵심 메시지는 폭력적 혁명의 필요성에 대한 고찰입니다. 구조적 폭력 앞에서 평화적 저항의 한계를 인정하고, 때로는 폭력적 수단도 불가피할 수 있음을 탐구합니다. 하지만 작가는 폭력을 미화하지 않고, 그 무거운 대가와 도덕적 딜레마를 정면으로 다룹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제국주의를 거대한 거미줄에 비유한 장면입니다. "인도에서 영국으로 가는 목화, 인도에서 중국으로 가는 아편, 중국에서 차와 도자기로 바뀌는 은, 그리고 모든 것이 다시 흘러 들어가는 영국"이라는 표현을 통해 전 지구적 착취 구조를 선명하게 드러냅니다.

번역과 언어에 대한 철학적 성찰도 2권에서 더욱 깊어집니다. "번역은 단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원문을 다시 쓰는 일"이라는 플레이페어 교수의 말처럼, 번역 행위 자체가 가진 창조적이면서도 파괴적인 속성을 탐구합니다.


이 작품은 같은 옥스퍼드를 연상시키는 영국의 명문 학교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해리포터와 유사점을 보입니다. 네 명의 친구가 중심이 되는 구조, 마법을 배우는 학원 설정, 고딕 양식의 건축물들도 공통점입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점들이 존재합니다. ‘해리포터가 선악이 비교적 명확한 모험 판타지라면, 이 작품은 도덕적 회색 지대를 탐구하는 정치적 우화입니다. 해리가 마법 세계에 속해 있다면, 로빈은 두 세계 사이에서 영원히 방황하는 존재입니다. ‘해리포터의 마법이 개인적 능력이라면, ‘바벨의 실버워크는 집단적 지식과 문화적 배경을 기반으로 합니다.

무엇보다 바벨은 학문 기관 자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며, 지식이 권력과 어떻게 결탁하는지를 치밀하게 분석합니다. 이는 단순한 모험담을 넘어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사회비평으로 기능합니다.

특히 이 작품은 언어학적 판타지라는 독창적 장르를 개척하며, 제국주의와 식민주의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제공하는 수작입니다. 다크 아카데미아 장르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며, 현대 독자들에게 여전히 유효한 정치적, 윤리적 질문들을 던지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

#바벨2 #RF쿠앙 #문학사상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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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1
R. F. 쿠앙 지음, 이재경 옮김 / 문학사상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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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벨 1 (R. F. 쿠앙 作, 이재경 譯, 문학사상, 원제 : Babel, or The Necessity of Violence: An Arcane History of the Oxford Translators' Revolution)을 읽었습니다.

학원물이자 판타지 장르의 소설인데 흥미로운 지점이 많습니다. 판타지 학원 장르로는 아마도 많은 분들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해리 포터시리즈를 떠올리실 텐데요, 그 결이 달라서 더욱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작가인 R. F. 쿠앙(Rebecca F. Kuang)은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중국계 미국인 작가입니다. 조지타운 대학교에서 외교학을 전공하고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중국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현대 중국학 박사 과정을 수료하였는데,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네뷸러상과 로커스상을 석권하며 현대 영문학의 주요 작가로 자리매김한 작가이지요.

『바벨』은 19세기 초반 옥스퍼드 대학교 왕립번역원을 배경으로 한 역사 판타지 소설입니다. 중국 광둥에서 홀로 살던 고아 로빈 스위프트가 러벌 교수에 의해 영국으로 데려와져 바벨에 입학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세계에서는 번역의 의미 손실을 이용한 '실버워크' 마법이 대영제국의 힘의 근원이며, 로빈은 같은 식민지 출신 친구들과 함께 번역 마법을 배우며 제국의 언어적 식민주의와 자신의 정체성 사이에서 갈등합니다. 학문의 상아탑처럼 보이는 바벨이 실제로는 제국주의 침탈의 앞잡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벌어지는 지적 성장과 도덕적 각성을 그린 다크 아카데미아 걸작입니다.

바벨은 원래 1권의 소설인데 워낙 양이 방대해서, 국내에 출간될 때는 2권으로 분권해서 출간하였는데, 1권에서는 주인공 로빈 스위프트가 바벨에 입학하기까지의 준비 과정과 옥스퍼드에서의 학창 생활, 그리고 실버워크의 본질을 깨달아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주인공인 로빈 스위프트는 병으로 어머니를 잃고 혼자 남겨진 상황에서 러벌 교수를 만나 영국으로 떠납니다. 수년간의 집중적인 언어 교육을 받은 후 옥스퍼드 대학교 왕립번역원에 입학하게 됩니다. 이곳에서 식민지 출신들과 친구가 되어 함께 실버워크를 배웁니다.

실버워크는 번역 과정에서 발생하는 의미의 손실을 은막대에 담아 마법적 효과를 만들어내는 기술입니다. 이 기술은 대영제국의 산업혁명과 군사력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이지만, 동시에 식민지의 언어와 문화를 착취하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로빈은 바벨에서 학문적 성취와 소속감을 느끼지만, 점차 이곳이 제국주의적 침탈의 도구라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특히 이복형과의 만남을 통해 바벨이 어떻게 외국 언어들을 이용해 식민지 침탈에 앞장서고 있는지 알게 되면서 내적 갈등이 시작됩니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언어적 식민주의와 지식인의 사회적 책임에 관한 것입니다. 작가는 번역이 단순한 의사소통 도구가 아니라 권력과 지배의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번역은 반역"이라는 명제를 통해 번역 행위 자체가 가진 정치적 속성을 드러내며, 학문의 중립성이라는 허상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또한 식민지 출신 엘리트들이 직면하는 정체성의 딜레마를 깊이 있게 탐구합니다. 제국의 혜택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출신 공동체에 대한 배신감을 느끼는 복잡한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언어학에 대한 작가의 해박한 지식과 이를 판타지적 설정으로 승화시킨 창의력입니다. 실버워크라는 마법 시스템은 단순한 판타지적 장치를 넘어서 언어의 본질과 번역의 정치학을 탐구하는 철학적 도구로 기능합니다.

특히 로빈이 중국계로서의 정체성과 영국 사회에서의 위치 사이에서 느끼는 갈등은 현대의 다문화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문제입니다. 작가는 이러한 갈등을 피상적으로 다루지 않고, 언어적 정체성과 문화적 소속감의 복잡한 층위들을 세밀하게 분석합니다.

옥스퍼드의 고색창연한 분위기와 19세기 영국 사회의 계급적 특성도 생생하게 재현되어 몰입감을 높입니다. 작가 자신의 옥스퍼드 유학 경험이 바탕이 된 덕분에 학문적 엄밀성과 현실감이 뛰어납니다.

#바벨1 #RF쿠앙 #이재경 #문학사상 #컬처블룸 #컬처블룸리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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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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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 (앨러스테어 레이놀즈 作, 이동윤 譯, 푸른숲, 원제 : Eversion)”을 읽었습니다. 독특한 전개를 보이는 이 소설은 SF 장르에 속하는 소설로 천문학 박사 학위를 가진 현업 과학자인 작가, 앨러스테어 레이놀즈의 작품입니다.

단편 소설은 SFnal 시리즈를 통해 소개된 바 있는 작가인데 장편소설은 이번 작품인 대전환이 국내에 소개된 첫 작품입니다.

앞서 이 작품, “대전환은 독특한 전개를 보인다고 말씀드렸는데, 마치 같은 꿈을 반복해서 꾸는 듯한 경험을 안겨주는 작품이지요. 매번 조금씩 다르지만 결국 같은 결말로 끝나는, 그런 꿈을 말입니다. 이 작품을 읽다보면 마치 그런 꿈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듯한 기묘한 감각을 느끼게 됩니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은 당혹감입니다. 분명 SF 작품임을 알고 읽기 시작했는데 19세기 범선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인한 당혹감부터 점차 드러나는 섬뜩한 반복의 패턴까지 연속해서 당혹감을 안겨줍니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혼란스러움이야말로 작가가 의도한 문학적 장치이자 함정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이 소설이 던지는 핵심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철학적입니다. 우리가 현실이라고 믿는 것이 과연 진짜일까라는 질문이지요.

주인공은 영국 웨스트컨트리 출신의 아무 연줄도 없는 자, 플리머스에서 태어난 가난한 의사로 탐험에 참여하기 위해 범선의 선의(船醫)로 탑승합니다. 하지만 목표에 가까워질 때 그는 죽음을 맞이하고, 다음 세기에 다시 깨어납니다. 19세기의 범선에서 20세기의 비행선으로, 그리고 미래의 우주선으로. 시대와 기술, 배경은 변하지만 인물들과 미션은 동일합니다.

작가는 이런 반복 구조를 통해 독자를 점진적으로 불안감의 소용돌이로 끌어들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모험 소설처럼 보이던 이야기가, 점차 뭔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심어주며 인식 체계를 흔들어 놓습니다.

그리고 현실과 환상의 경계 위에서 묘하게 줄타기를 하는 작품의 밸런스는 정말 흥미롭습니다. 구면이 안팎으로 뒤바뀌는 '에버전(전환)'이라는 수학적 개념이 단순한 배경 설정을 넘어 존재론적 질문으로 확장되는 순간이 바로 주인공이 자신이 썼다고 추정된는 한 단어를 발견하는 장면입니다.

이 작품에서 반복되는 서사 구조가 단순한 기법적 실험 (혹은 작가의 게으름이 아닐까 하는 의심도 조금은 들었습니다만)에 그치지 않고, 의식과 현실, 정체성에 대한 철학적 탐구의 도구로 활용된다는 점이 또한 흥미롭습니다. 개인의 내면에 집중하면서도, 그 철학적 깊이나 복잡성 측면에서 훌륭한 작품을 독자에게 선보였다는 점이 말이지요.

SF라는 장르의 경계를 허물며, 현실과 환상, 기억과 망각, 자아와 타자의 경계에서 벌어지는 철학적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SF 독자 뿐 아니라 미스터리를 좋아하는 독자까지 사로잡을 수 있는 소설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대전환 #존재론적질문 #앨러스테어레이놀즈 #이북카페 #이동윤 #푸른숲 #서평단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주관에 따라 서평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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