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 못할 사연이라도 있었던 걸까???

동아일보 사회면 A12
[‘29억 체납‘ 소설가 김진명(67세)
종합 소득세를 비롯해 총15건 28억9100만 원의 세금을 체납해 인적사항이 공개됐다.] 는 신문 기사를 읽었다.
소설가로서 사고의 폭이 넓고 깊고 픽션인지 논픽션인지 헷갈릴 만큼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소설을 읽으면서 참 대단하신 분으로 존경했는데,
심성과 인성이 이런 類였는가?
15건이라면 실수로 누락은 아닌 것 같고 상습체납자로 분류, 그의 작품들을 읽을 때마다 작가의 애국충정까지 느껴졌는데 왜 그랬을까?

없는 놈보다 있는 놈이 더 하다더니 ¿
모르는 놈 보다 좀 안다는 놈이 더 악질 ¿

정의나 윤리 도덕보다는 내 주머니만 두둑하면.

소설은 참 잘 쓰는데 ¡
소설은 소설일뿐, 이런 뉴스를 접할 때마다 내가 바보인가 싶다...

독일 속담에 ‘말을 같이 훔치는 사이‘라는 말이 있다. 과거 독일에서는 말을 훔치다 붙들리면 바로 사형을 당했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일을 같이 해봤거나 같이 할 수 있는 사이의 의리와 우정을 강조하는 것이다. 정의나 윤리·도덕보다는 나쁜 일을 같이 해본 동질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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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터와 꽃 파는 여자와 구두닦이가 손님을 똑바로 마주 보며 ‘동지‘라고 불렀다. 나는 이것이 희망과 위장이 혼합된 모습임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 



부르주아지는 겁에 질려 잠시 노동자로 위장했다. 혁명 초기 몇 달 동안은 아마 살기 위한 방편으로 일부러 작업복을 입고 혁명적 구호를 외치며 다녔던 사람들이 수도없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평상시로 돌아가고 있었다. 고급 식당과 호텔은 값비싼 음식을 게걸스럽게 먹어 치우는 부자들로 가득했다. 식료품비는 급등한 반면 노동계급의 임금 상승은 그에 훨씬 못 미쳤다. 물가가 올랐을 뿐아니라, 특정 물품이 동나는 일도 되풀이되었다. 물론 이런 일은 늘 부자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큰 타격을 주었다.  - P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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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몸에 기생하는 다양한 종류의 벌레들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만큼 지독한 벌레는 없었다. 가령 모기 같은 다른 곤충들도 사람을 괴롭히긴하지만 적어도 몸에 상주하진 않는다. 이는 작은 가재를 연상시키는데, 주로 바지 안에 산다. 옷가지를 모두 태우는 것 외에는 이를 없앨 방법이 없다. 이는 바지의 솔기에 반짝거리는하얀 알을 낳는다. 마치 작은 쌀알갱이 같다. 이 알들이 부화하여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자기 식구들을 불려 나간다. 평화주의자들은 이의 사진을 큼지막하게 확대하여 팸플릿에 실으면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이것이야말로 전쟁의 영광이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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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평한 수류탄 ㅋㅋㅋ

안개가 액체처럼 뼛속까지 파고드는 전장이라니...
내 뼈마디가 시리다.

1936년에도 2023년에도 앞으로도 끝나지 않고 또 발발할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전쟁인가
그럴싸한 포장을 발라당 까라!
위선자들아!!





어떤 외국인이든 반드시 배우게 되는 스페인 단어가 마냐나 즉, ‘내일‘(문자 그대로는 ‘아침‘)이다. 그들은 가능하다고만 생각되면, 오늘 할 일을 마냐나로 미룬다. 이것은 워낙 악명 높은 악습이라서 심지어 스페인 사람들끼리도 그것을 놓고 농담을 한다.  - P23

때때로 사나운 바람이 불어와 모자가 벗겨지고 머리카락이 사방으로 흩날렸다. 때때로 안개가 참호속으로 액체처럼 쏟아져 들어와 뼛속까지 파고드는 것 같았다. - P47

이 시기에사용되던 폭탄은 ‘F.A.I. 수류탄‘으로 알려진 무시무시한 것이었다. 전쟁 초기에 무정부주의자들이 생산하던 폭탄이었다.
이것은 원리상으로는 달걀 모양의 밀스 수류탄과 같았으나,
레버가 핀이 아닌 테이프 조각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테이프를 떼는 즉시 최대한 빠른 속도로 수류탄을 던져야 했다. 이 수류탄을 ‘공평하다‘고들 했다. 맞은 사람과 던진 사람을 다죽였기 때문이다.  - P54

나는 산을 싫어한다. 좋은 위치에서 바라다보이는 아름다운 산들조차 싫다. 그러나 이따금 우리 뒤편 봉우리들 뒤로 동이 트면서 가느다란 황금색 빛줄기들이 검처럼 어둠을 가르고, 이어 빛이 밝아지면서 가없이 펼쳐진 구름 바다가 붉게 물들 때, 그 광경은 설사 밤을 꼬박 새고 난 뒤 무릎 아래로는 아무런 감각이 없고 앞으로 세 시간은 아무것도 못 먹는다는 생각에 마음이 우울해질 때라도, 한번 지켜볼 만한 가치가 있다. 나는 이 짧은 전쟁 기간 동안에 인생의 나머지 기간을 다 합친 것보다 더 많이 일출을 보았다. 바라건대는, 앞으로 살아야 할 세월 동안 보아야 할 것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이 본 것이면 좋겠다. - P62

바지 속에 기생하는 이는 아무리 죽여도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었다. 지난 한 달 동안 양말도 없이 지냈다. 군화 바닥은 거의 닳았다. 맨발로 걷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뜨거운 목욕을 하고 싶었다. 깨끗한 옷을 입고 싶었다. 하룻밤이라도 이불을 덮고 자고 싶었다. 이러한 욕구는 정상적인 문명 생활을 할 때 생겨나는 그 어떤 욕구보다 훨씬 더 강렬한 것이었다.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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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게 말하면
읽는 내내 청소년교육용 소설이란 느낌과 영국 Oxford大學 필독선정 된 이유가 보였다고 할까
기초한국어 공부하기에 딱 좋은 작품.

차인표씨로부터 차분하고 조근조근 옛이야기 한 편 잘 들었습니다.

[코를 내어 놓으면 코를 베어 가고, 귀를 내어 놓으면 귀를 베어 간다는 백두산의 칼바람은 무척이나 매섭고 날카로웠습니다.] p233
30여년 전 여름날 백두산 천지에 올랐던 때가 기억났습니다.
삼대가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백두산천지, 끝내 보지못했습니다. 한치앞도 볼 수 없는 안개속에서 옆의 친구도 이름을 불러 더듬어야 찾을 정도였으니 덕이 많이 부족했나봅니다.

신비하고 장엄한 천지를 지금까지 재도전 하지 않는 이유는 장백산이아닌 평양에서 출발하여 우리나라 백두산천지를 볼 수 있다면 그날에 ....


나의 감성을 터치한 한방!
[나무조각 뒷면에 새겨진
따뜻하다, 엄마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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