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란 참 이상하다. 목적도 마음도 그대로 드러난다] p 61[짧아진 연필은....쓸일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 p63
15년전 그때는 몰랐다 여전히 모르는 게 많지만....
고통은 늘 나와 함께 있었네. 사막한복판에서 물을 구하는 사람처럼.ㆍㆍㆍ"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거기 있던 게 결코 사람이 봐서는 안 되는 세계의 광경이었다는 걸세. 그러나 한편으로는 누구나 자기 안에 품고 있는 세계이기도 하지. 내 안에도 있고 자네 안에도 있어. 그럼에도 역시, 사람이 봐서는 안 되는 광경이라네. 그렇기에 우리는 태반이 눈을 감은 채로 인생을 보내는 셈이고." - P102
이 도시 사람들에게는 그림자가 없다. 그림자를 버릴 때 처음으로 그것에 뚜렷한 무게가 있었음을 실감한다. 평소 생활에서 지구의 중력을 느낄 때가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ㆍㆍㆍ뭐가 됐건 오랜세월 함께하며 친밀해진 상대와 갈라서는 건 아무래도 심란한일이다. ㆍㆍㆍ"그림자를 달고선 벽 안쪽에 발을 들일 수 없어." 문지기는그렇게 고했다. "여기 맡기든지, 도시에 들어가는 걸 포기하든지, 둘 중 하나다."나는 그림자를 버렸다 - P67
몸에서 분리된 그림자는 생각보다 훨씬 볼품없었다. 아무렇게나 벗어던진 낡은 장화처럼. -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