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물감>
꽃이 흐드러지게 핀 벚나무 아래서 고전적으로 입맞췄다. 오랫동안 유지해온 ‘적절함‘의 거리를 둘이 힘을 합쳐 구겨버렸다. - P152
나이드니 마음이 넓어지는 대신 얇아져서 쉽게 찢어지더라 - P163
과한 장식 없이 소탈한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다. 세련을 절제하는 세련이랄까. 유행을 아주 무시하는 것도 의식하는 것도 아닌 태도가 묘한 자신감을 풍겼다. - P178
오랜 시간 질 좋은 음식을 섭취한 이들이 뿜는 특유의 기운이 있었다. 단순히 재료뿐 아니라 그 사람이 먹는 방식, 먹는 속도 등이 만들어낸 순수한 선과 빛, 분위기가 있었다. 편안한 음식을 취한 편안한 내장들이 자아내는 표정이랄까. 음식이 혀에 닿는 순간 미간이 살짝 찌푸려지는 찰나가 쌓인, 작은 쾌락이 축적된 얼굴이랄까. 아무튼 그런 인상을 가진 이들이 있었다. 기태는 그걸 자기 혼자 ‘내장의 관상‘이라 불렀다. - P1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