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와기의 거친 일련의 동작은, 사실은 아까 꽃꽂이를 하며 잎사귀와 줄기를 가위로 자르고 있었을 때의 조용한 잔인함과 조금도 다름없는, 그대로의 연장(延長)인 듯이 여겨졌다. - P215
"어디론가 훌쩍 여행을 떠나려고.""무엇에서 벗어나려는 거야?""내 주위의 모든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내 주위의 것들이 뿜어내는 무력한 냄새로부터..... - P257
출발해야 한다.이 말은 거의 날개 치고 있다고 해도 좋았다. 내 주변으로부터, 나를 속박하고 있는 미의 관념으로부터, 내 감가불우로부터, 나의 말더듬 증세로부터, 나의 존재 조건으로부터, 하여간에 출발해야 한다. - P262
역의 어떠한 보잘것없는 단편이라도 이별과 출발의 통일적인 감정을 향해 최대한으로 집결되어 있었다. 내 눈 아래에서 뒤로 물러나는 플랫폼은 아주 의젓하고 예의 바르게 멀어져 갔다. - P2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