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태양은 혼자이다. 안개가 자욱한 날에는 태양이 두 개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하나는 가짜 태양인 것이다.]

대체로 내가 사는 곳은 대초원만큼이나 적적하다. 여기는 뉴잉글랜드이면서도 아시아나 아프리카 같은 기분이 든다. 말하자면 나는 혼자만의 해와 달과 별들을 가지고 있으며 혼자만의 작은 세상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밤에는 길손이 내 집 옆을 지나거나 문을 두드리는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마치 내가 이 세상 최초의 인간이거나 마지막 인간이기라도 한 것 같았다. - P200
나는 외로움을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고독감 때문에 조금이라도 위축된 적이 없었다. 그러나 꼭 한 번, 내가 숲에 온 지 몇 주일 되지 않아서였는데, 그때 나는 주변에 사람들이 있는 것이 명랑하고 건전한 생활의 필수 조건이 아닌가 하는 생각 속에 약 한 시간쯤 빠져 있었다. 혼자 있는 것이 언짢게 느껴졌다. (...) 조용히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런 생각에 잠겨 있는 동안 나는 갑자기 대자연 속에, 후드득후드득 떨어지는 빗속에, 또 집 주위의 모든 소리와 모든 경치 속에 진실로 감미롭고 자애로운 우정이 존재하고 있음을 느꼈다. 그것은 나를 지탱해주는 공기 그 자체처럼 무한하고도 설명할 수없는 우호友好의 감정이었다. 이웃에 사람이 있음으로써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되던 여러 가지 이점이 대단치 않은 것임을 느꼈고 그 후로는 두번 다시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 P202
나의 경험이 아무리 강렬하더라도 나는 나의 일부분이면서 나의 일부분이 아닌 것처럼 나의 경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단지 방관자로서 메모를 하고 있는 어떤 부분이 존재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 - P207
나는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지내는 것이 심신에 좋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사람들이라도 같이 있으면 곧 싫증이 나고 주의가 산만해진다. 나는 혼자 있는 것이 좋다. 나는 고독만큼 친해지기 쉬운 벗을 아직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대체로 우리는 방 안에 홀로 있을 때보다 밖에 나가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닐 때 더 고독하다.
고독은 한 사람과 그의 동료들 사이에 놓인 거리로 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P207
내가 진정 아끼는 만병통치약은 희석하지 않은 순수한 아침 공기 한 모금이다. - P212
|